2002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새해 초 국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이라 지목했다. 비록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라 할지라도 극단적인 표현으로 ‘적들과 우리’ 사이의 선을 그은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악의 축’을 비판한 숱한 패러디가 쏟아져나왔다. 그 후 12년이 지난 지금, 북한을 제외하면 미국에게 더이상 ‘적대국가’는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17일(현지시간) 국교 정상화 합의와 함께 50여년에 걸친 미국과 쿠바 사이의 적대마저 끝을 맺게 됐다. 21세기 초반만 해도 오사마 빈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무아마르 카다피의 리비아, 시아파 종교지도자들이 이끄는 이란, 세습독재정권에 신음하는 시리아, 우고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