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44

[현실지구] 수단의 콜롬비아 용병, 그 뒤엔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의 봉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기근이 더해졌다. 수단에서 내전 때문에 기아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수단 북부 다르푸르의 중심도시 알파시르. 과거엔 카라반 교역상들의 길목, 곡물과 과일이 사고팔리는 장터였다. 인구 25만 명의 이 도시는 내전 이후 2년 만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단에서는 2023년 봄부터 수도 하르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수단군’과 군벌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가 이끄는 신속지원군(RSF) 사이에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무력 충돌이 시작된 뒤 하르툼에서 도망친 난민들도 많지만, 피해가 유독 집중된 곳은 과거부터 인종청소에 가까운 학살과 분쟁이 이어졌던 다르푸르다. 다갈로 세력의 근거지가 그 지역이기 때문이다. 신속지원..

[구정은의 '수상한 GPS'] 세계 바다 망치는 머스크와 스페이스X

바하마. 미국 부자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나라다. 면적은 1만4000㎢인데 약 700개의 섬과 2,000개가 넘는 암초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이 사는 섬은 30여 개뿐이다. 수도는 뉴프로비던스 섬에 있는 낫소(Nassau)인데 전체 41만 인구 중 대다수가 여기 몰려 산다. 원래는 루카얀이라는 원주민들이 살던 지역이었다.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처음 상륙한 장소가 바하마의 산살바도르 섬이었고, 이후 이 지역은 스페인과 영국의 식민지 쟁탈전에 휘말렸다.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까지는 해적들의 거점으로 악명이 높았고, 1718년 공식적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1973년에 독립했지만 여전히 영국 왕을 국가원수로 삼는 영연방 국가로 남아 있다.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경제도 카리브해 ..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 굶어 죽는 가자지구 사람들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는 식량 안보와 굶주림 실태를 조사하는 다자간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유엔 기구, 정부 간 기구, 국제 구호단체 등 21개 기관이 협력해 운영한다.이 프로그램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4년 만든 기준에 따라 식량위기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정상(Minimal), 2단계 경고(Stressed), 3단계 위기(Crisis), 4단계 비상(Emergency), 5단계 기근(Famine).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세계의 식량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올라와 있다. 3단계 이상인 지역을 보면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일부가 해당되고,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뼈만 앙상한 아프리카 아..

[구정은의 '현실지구'] ‘AI 교육’ 나선 마이크로소프트

“사람이 먼저다(Putting people first).” 이 말을 들으면 전직 대통령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한국 정치는 잠깐 잊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앞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더 스마트한 기계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계가 사람들의 번영을 돕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는 8일 ‘마이크로소프트 엘리베이트(Microsoft Elevate)’라는 이니셔티브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더 안전하고 더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 5년 동안 학교와 비영리단체에 40억 달러 이상의 현금과 인공지능 기술, 클라우드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우선 2년 동안 2000만 명이 기초적인 수준에서 고급 기술까지 다양한 인공지능 기..

[구정은의 '수상한 GPS'] '미국 뺀 자유무역 연대' 성공할 수 있을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 찰스3세 영국 국왕의 초청을 받아 영국에 갔다. 브렉시트 이후 첫 영국 방문이다. 유럽연합 지도자의 첫 국빈방문이기도 하다. (요즘 찰스3세의 ‘왕실 외교’가 화려하다. 3월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해 만나더니, 5월에는 캐나다를 찾아가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이번에도 케이트 왕세자비의 옷차림을 비롯해 왕실의 화려한 국빈 맞이 행사가 언론에 줄줄이 보도됐다. 반면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존재감이 적었다.) 세계의 관심은 마크롱의 입에 집중됐다. 유럽은 사면초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럽이 전운에 덮여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을 압박하고 권위주의 중국과의 무역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을 끌어안고 홀로서기를 해보려는 유..

[구정은의 ‘수상한 GPS’] B2, 미군 기지, 디에고가르시아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너무나 슬펐다. 차고스에 네 형제와 여동생을 남겨두고 왔다. 어머니는 울면서 우리가 이제 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 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2023년 2월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담긴 루이스 마셀 험버트의 말이다. 그가 살았던 곳은 인도양의 차고스 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디에고가르시아였다. 적도 남쪽에 있는 이 섬은 서쪽으로는 아프리카 대륙과 약 3000km, 동쪽으로는 인도와 약 1800km 떨어진 곳에 있다. 가장 가까운 나라인 몰디브와도 730km 거리다. 면적은 30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하다. 무인도였던 섬을 포르투갈 선원들이 16세기 초에 발견했다. 섬의 이름은 당시 항해를 이끈 스페인인 디에고 가르시아 데 모게르(Diego Garcia de M..

[구정은의 '현실지구'] 부탄에서, 미국에서 쫓겨난 이들에게 '행복'이란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 오래 살았던 비노드 샤라는 남성은 얼마전 미국에서 쫓겨나 부탄으로 추방됐다. 정작 그의 국적은 부탄이 아니다. 부탄에서 쫓겨났지만 부탄은 비노드와 같은 네팔계 주민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는 ‘무국적자’인 것이다. 인도령 카슈미르에 사는 일부 파키스탄계 주민들, 쿠웨이트 사막의 유목민 베둔들, 도미니카에 사는 아이티인들, 한자녀 정책 시절 태어나 호적에 오르지 못한 중국의 ‘검은 아이들’, 그리스에 사는 몇몇 튀르키예계 주민들처럼 세계에는 국적이 없는(stateless) 사람들이 있다. ‘합법적’으로 존재할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 비노드는 스무 살 때 미국의 난민 정착 프로그램에 따라 인도의 난민촌에서 미국 아이다호주 트윈폴스로 이주해 영주권자가 됐고 20년 동안 일하고 결..

[구정은의 '수상한 GPS'] 남중국해 이어 동중국해까지...중국 항모에 아시아가 끓는다

중국 배가 지나가면 아시아가 들끓는다. 이번엔 동중국해다. 중국 항공모함 두 척이 동시에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9일 밤 항공모함 ‘산둥’이 오키나와 미야코 섬 남동쪽 550km 지점, 일본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에서 목격됐다. 산둥호 함대에는 군함 4척이 동반했고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비행 작전을 수행했다. 또 다른 항모 랴오닝호는 그 직전 주말 일본 최동단 섬인 미나미토리시마 근처에서 작전을 했다. 중국 항모가 일본에서 괌과 미크로네시아 제도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제2 도련선'을 통과한 첫 사례라고 일본 방위성은 밝혔다. 랴오닝 함대에는 유도 미사일 구축함 2척과 고속 전투 지원함이 포함되어 있었고, 항모에서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이착륙하는 모습이 NHK에 방영됐다. Meet S..

[구정은의 ‘수상한 GPS’] 트럼프 불똥 튄 ‘아프리카 뿔‘

아프리카 동부, 그 복잡한 곳에까지 트럼프 불똥이 튀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엔 남수단으로 이민자들을 보낸다고 한다. 8명을 미국 땅에서 일단 내보냈는데,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브라이언 머피라는 연방판사가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의 명령을 위반하고 이민자들에게 충분한 통지 없이 급하게 추방했다”고 판결한 것이다. 쫓겨난 이들은 불과 15시간 전에야, 그것도 대부분 한밤중에 추방 사실을 통보받았고, 가족들과 의논하거나 법률적 도움을 받을 겨를도 없었다. 추방되는 이들이 그 나라에 가게 될 경우 고문이나 박해의 위험이 있는지, 어떤 두려움이 있는지 설명하고 호소할 기회를 줘야 되는데 충분히 주지 않았다고 법원은 봤다. 그러자 트럼프 정부는 “법원이 외교적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 “본국으로 돌..

[구정은의 ‘수상한 GPS’] 캐나다 간 찰스3세 ’왕좌의 연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를 공식 방문했다. 즉위 이후 첫 번째 캐나다 방문이다. 27일에는 캐나다 의회 개원식에 참석해 '왕좌의 연설'을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찰스 3세에게 직접 연설을 요청하면서 이뤄진 것이었다. 캐나다에서는 늘 왕좌의 연설을 총독이 대신했으나 1957년과 1977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가 방문해 직접 연설했다. 영국 왕의 직접 연설은 그후 48년 만이다. 왕좌의 연설(The Speech from the Throne)은 캐나다 의회의 새 회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이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의회를 공식적으로 소집하는 것이다. 이 연설을 기점으로 상원과 하원이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정부의 방향과 목표를 소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