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30

[구정은의 ‘수상한 GPS’] 세계의 골칫거리 ’기독교 우파‘

4월 26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2005년 요한바오로2세 교황이나 2013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장례식 때처럼 대규모 ‘조문 외교’가 펼쳐지는 자리였다. 세계 130개국에서 온 고위 인사와 대표단이 참석했으나 속내는 제각각이었다. 교황은 생전에 전쟁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비판했으며, 선종 직전까지 미국 부통령을 만나 이민자들의 권리를 옹호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의 사회적 메시지들이 워낙 강력했고 더군다나 세계가 전쟁과 갈등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라 ‘조문의 정치학’이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교황 선종 직후 몇몇 이스라엘 관리들과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애도 글을 올렸지만 이스라엘 외교부는 외교관들에게 애도 메시지를 삭제하고 바티칸의 조문 관련 ..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이베리아 반도 정전과 ‘블랙 스타트’

2025년 4월 28일 낮에 이베리아 반도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대부분 지역에 약 10시간 이상 전력 공급이 끊어졌고 통신, 교통 시스템, 병원 및 응급 서비스 등 대란이 벌어졌다. 특히 포르투갈의 피해가 컸던 듯하다. 정전으로 결제서비스는 거의 막혔고, 병원은 비상용 발전기를 돌려야 했고, 신호등과 교통시스템이 중단돼서 사고도 났다. 통근 열차와 고속철도 전부 운행을 중단했고전기 버스, 공유자전거, 트램도 몽땅 멈췄다. 리스본 공항도 8시간 이상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다. 정부는 비상 각료회의를 열고 에너지 위기를 선언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총리는 전기시스템 감사를 유럽연합(EU)에 요청했다. 스페인에서도 열차가 모두 멈췄다. 3만5000명이 철도 안, 지하도 안에 고..

[구정은의 ‘현실지구’] 중국의 천인계획, 미국의 유학생 내쫓기

미국 대학들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무려 13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끊겠다는 압박에도 하버드 대학은 제 갈 길을 그대로 가겠다고 맞선 반면, 컬럼비아대는 정부 압력에 굴복했다가 내부 분란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저지르고 있는 전쟁범죄를 규탄한 것이 ’반유대주의‘라 공격하고, 한술 더 떠 거기에 ‘인종주의’라는 낙인을 찍어 연구자금을 끊는 정부. 젠더 평등, 성소수자 배려에 대해서는 ‘여성 역차별’이라 주장하며 역시나 대학을 압박한다. 진보 성향을 보여 온 대학들 길들이기다. 반유대주의 옭아매기는 사실 이미 트럼프 정부 1기 때부터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말이다. 트럼프 정부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교육을 중단하라며 돈줄을 쥐고 대..

[라운드업] OCED, 브릭스, 나토, EU,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2024.5 현재 38개국- 1960년 12월 14일 협약 체결. 1961년 9월 유럽 경제협력기구 창립국들로 구성된 OEEC를 공식 대체하고 미국과 캐나다를 추가.공식 창립 회원국: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서독 그리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터키 영국 미국 (유고는 옵서버 지위)- 그 후 일본, 핀란드, 호주, 뉴질랜드 가입. - 동유럽 확대: 1990년 전환기 유럽 경제협력 센터 (현재 비회원국 협력 센터)설립.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가입(1996~2000)- 멕시코(1994), 한국(1996), 칠레 슬로베니아 이스라엘 에스토니아(2010). 라트비아(2016), 리투아니아(..

[구정은의 ‘수상한 GPS’] 반둥 회의 70년, ‘비동맹’의 현재적 의미는

“반둥의 정신은 살아 있다.” 70년 전 인도네시아 자바 서부의 반둥에 세계사의 주역들이 모였다. 1955년 4월 18~24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반둥 회의’로 알려진 역사적인 행사였다. 인도네시아, 버마(미얀마), 인도, 실론(스리랑카), 파키스탄이 공동주최하고 인도 외교장관 루슬란 압둘가니가 회의를 이끌었다. 목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협력을 강화하고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29개국 대표들은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 양 진영 어느쪽에도 들어가지 않고 식민주의, 제국주의를 거부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겠다며 10개항의 ‘반둥 선언’을 채택했다. 참여국들 인구를 합치면 총 15억 명으로 당시 세계인구의 절반이 넘었다. 당시 참석자들의 사진을 보면 면..

[구정은의 ‘수상한 GPS’] 중국-인도, 미국-멕시코… 불 붙는 ‘물 분쟁’?

인도와 중국이 국경 분쟁에 이어 물을 놓고 한 판 붙을 모양새다. 중국은 이미 우주에서도 보인다는 어마어마한 댐을 갖고 있다. 싼샤 댐이라는. 그런데 이보다도 더 큰 댐을 짓는다 해서 논란 거리다. 중국과 인도 간의 물 분쟁은 주로 중국은 야룽창포라 부르는 브라마푸트라 강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다. 티베트에서 발원,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통과하며 수백만 명을 먹여살리는 강이다. 사실 이 강이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이었다. 두 나라 건국 직후인 1950년대부터 양국 모두 브라마푸트라 강의 개발 잠재력에 주목했던 것이다. 2002년 중국과 인도는 홍수철 하천 관리 데이터 공유 협정을 체결했고, 2013년에는 강 관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양해각서(MoU)에 서명을 했다. 그런데 2017년..

[구정은의 '수상한 GPS'] 트럼프 시대를 견뎌내는 세계 사람들

3월이지만 여전히 눈 덮인 누크(Nuuk), 흰색과 빨간색 바탕에 동그라미가 교차하는 깃발들을 든 사람들이 모여 소박해 보이는 붉은 건물을 에워쌌다. 덴마크의 자치지역인 그린란드의 주도인 누크는 인구가 2만명 밖에 안 된다. 올라 욜슨이 주관한 15일의 시위에 무려 3000명이 모였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을 주장하는 것에 분노한 욜슨과 시민들은 미국 영사관을 에워싸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6만명 조금 못 되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거의 대부분이 북극권 원주민인 이누이트 혹은 이누이트와 유럽계의 혼혈이다. 이 섬 사람들은 오랫동안 덴마크 정부와 싸워 자치권을 늘려왔고, 우라늄을 비롯한 광물자원을 외지인들이 가져가고 환경마저 망치는 것에 저항해왔다. 그런데 느닷..

[구정은의 '현실지구']러시아의 '이케아 공격'과 리투아니아의 불안

리투아니아 검찰이 지난 17일 러시아 군 참모본부와 관련된 인물들을 기소했다. 작년 5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이케아 매장에서 불이 났는데 그것이 러시아 측 방화 공격이었다는 것이다.  하필 이케아 매장을 공격한 것은, 이 브랜드의 노란색과 파란색 로고가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과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투아니아 검찰은 GRU의 광범위한 다단계 네트워크가 공격을 위해 가동됐다고 했다. 검찰은 이케아 공격을 러시아가 조직한 “테러행위”라고 불렀다. 이케아 사건이 일어났을 무렵 이웃한 폴란드에서도 쇼핑센터 화재가 일어났는데 폴란드 측은 이 또한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사보타주 공격으로 해석한 바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리투아니아 측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빌뉴스와 바르샤바의 쇼핑센..

[구정은의 ‘수상한 GPS’] 트럼프의 ‘납치 특사’와 가자지구 ‘리비에라 플랜’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이어 곧바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 팔레스타인 땅인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을 내보내고 ‘리비에라(해안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과, 이런 발상에 반대하는 아랍-이슬람권 공동구상이 맞부딪치고 있다. 가자를 둘러싼 상황은 이달 들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전인 작년 12월 초 소셜미디어에 “내가 취임하기 전에 (하마스는) 가자지구 포로들을 석방해라, 그러지 않으면 지옥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12월 말과 올 1월 초에도 그는 같은 발언을 반복했다. 그러더니 최근 하마스와 미국 측이 직접 접촉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애덤 볼러가 몇 주 동안 카타르 도하에서..

[구정은의 '수상한 GPS'] AfD와 세계의 '극우 바람(?)'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위로 떠올랐다. ‘AfD의 약진’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는 구문이 된 느낌이다. 2013년 4월 창당 이래 이 정당은 선거 때마다 약진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세계가 놀란 것은, 이들이 집권마저 노릴 수 있는 문턱에 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AfD를 이끄는 알리스 바이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프랑스의 마린 르펜,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거기에 덧붙여 한국의 윤석열 등등. 이들을 통칭해서 ‘극우파’라 부를 수 있다면, 세계는 가히 ‘극우 정치의 중흥기’다. 유럽이 파시즘으로 달려가던 1930년대와 비슷하다 말하는 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