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93

알바니아의 '플라밍고 시위' 불러온 이방카와 쿠슈너

동유럽의 알바니아. 조용하던 이 나라에 정부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 시끄럽다. 발단은 지중해에 면한 즈베르네츠, 나르타의 해안지대에서 추진되는 초호화 개발 프로젝트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플라밍고와 바다거북 서식지를 침범한다며 반발했다. 5월 30일 개발업체가 철조망을 둘러치고 통행을 막자 시위가 시작됐다. 개발업체 사설 경비원들이 복면을 쓰고 환경운동가들과 충돌했는데 경찰은 보고도 방관해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시위는 수도 티라나로 번졌다. 플라밍고 모양의 피켓을 든 시위대가 연일 거리에 나와서 개발 중단과 외국인 투자 폐지, 에디 라마 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알바니아는 판매용이 아니다.” 시위대의 슬로건이다. 출발점은 환경 문제였지만 그 뒤에는 정부가 외국 자본과 결탁해 땅 장사를 하..

월드컵 첫 상대 체코- EU와 주권 사이

12일 한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상대인 체코와 경기를 한다.한국 관광객도 많이 가는 체코. 네드베드의 나라…오늘만큼은 적수. 오늘은 체코 정치 동향, 그리고 유로화에 대해. 6월 9일 페트르 파벨 대통령이 격한 발언을 했다. 체코 화폐인 코루나가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면 포기해야 하며, “유로존 의사결정 테이블에 앉는 것이 문밖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체코에서는 오래된 이슈다. 유로를 채택해야 한다는 이들의 논거는 교역 관계. 수출의 84%가 EU로 향하는 구조. 코루나 가치는 이미 사실상 ECB 정책에 연동돼 있다. 그런데 체코 기업들은 유로존 국가들은 내지 않는 환전·헤지 비용을 쓰고 있고, 의사결정에도 참여 못함. 그걸 바꾸자는 것. 그럼에도 지금껏 채택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

‘쿼드’가 남태평양 피지에 항구를 짓는다고?

태평양 섬나라 피지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이고 주요 항구인 수바(Suva). 330여개 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에서 인구가 밀집한 비티레부섬 남동쪽 해안에 위치해 있다. 나라 전체 인구 93만명의 3분의 1이 수도와 그 주변에 몰려 산다. 국토 전체 면적이 1만8000㎢에 불과한 나라이지만 주변 섬나라들 중에선 개중 크다. 그래서 수바는 피지의 중심일 뿐 아니라 ‘남태평양의 경제·문화 수도’로 불린다. 외국 기업들, 국제기구 사무소, 각국 외교공관들이 여기 모여 있기 때문이다. 반도에 위치한 수바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바닷물에서도 자라는 망그로브 숲이 해안선을 따라 빽빽이 들어서 있다. 항구도 크다. 1912년 목조 구조물로 시작된 킹스워프 항구는 1961년 콘크리트 데크로 다시 지어졌고, 다시..

한국과 ICC, 한국과 이스라엘, 한국과 이란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언급하면서 국내 언론들이 조금 시끄러웠다. 이스라엘의 국제 구호선 나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우리도 (집행 여부를) 판단해보자”고 말한 게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정작 이스라엘 언론들은 별로 다루지 않았다. 유력 일간지 하레츠는 별도 기사를 쓰지 않았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해서 이 대통령 발언을 전하는 정도였다. 앞서 4월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잔혹행위를 비판하면서 홀로코스트에 비유했을 때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반짝 항의 뒤 봉합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레츠 등은 오히려 자국 정부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이 대통령 발언을 인용했다. 구호선단 나포와 ..

라울 기소하고 항모전단 보내고… 미국의 쿠바 압박

미국이 쿠바 압박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두 가지 상징적 조치. 1) 라울 카스트로 형사 기소미 법무부는 5월 20일 플로리다 남부 연방법원 대배심을 통해 라울 카스트로와 전·현직 쿠바 인사들을 기소.혐의는 미국인 살해 공모, 항공기 파괴, 살인.1996년 쿠바 공군이 미국 지원받는 쿠바인 망명단체 항공기 2대를 격추해 4명이 사망한 사건. 당시 라울은 국방장관.30년전 사건 가지고(그것도 지들이 도발;;) 미국이 “쿠바 혁명 세대 지도부 개인에게 형사 책임을 직접 묻겠다”는 것, 양국 적대관계에서도 전례 없는 행위. 2) 미군 항공모함 전단 배치미군 남부사령부는 니미츠 항모전단을 카리브해에 투입. 공식적으로는 ‘서반구 안정과 억제‘ 임무지만, 시점상 라울 기소와 거의 동시에 이뤄짐.미 정부는..

또 총리 교체? 브렉시트 ‘부족 정치’에 갇힌 영국

영국이 또 시끄럽다. 키어 스타머 총리를 향해 최근 내각과 집권 노동당 안에서 사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직접적인 계기는 7일 치러진 지방선거였다. 스타머 총리의 시험대로 여겨져왔는데 참패했다. 잉글랜드에서는 지방의회 의석 5000여석 중 1500석 정도를 잃었다. 극우인사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개혁(Reform)UK’가 득표율 30%를 기록하며 노동당이 잃은 의석 수의 거의 전부를 가져갔다. 노동당은 웨일스, 스코틀랜드에서도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노동당 안에서는 스타머 총리의 선거 경쟁력에 대한 불만을 넘어, 사실상 공개적인 지도부 분열로 번진 상태다. 몇몇 장관들은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차기 지도부 경쟁이 벌써 시작됐다.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는 사람은 앤디 번햄이라는 인물인데 토니 ..

[구정은의 ‘현실지구‘] 미-중 ‘핵심광물 경쟁‘과 더 똑똑해진 아프리카

지난달 말 콩고민주공화국(DRC, 민주콩고)이 주요 광산들을 경비할 준군사조직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우선 2,500~3,000명의 경비대를 올해 말까지 투입하고, 2028년 말까지 2만 명 이상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1억 달러의 비용은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대기로 했다. 민주콩고는 세계 코발트의 70% 이상을 생산하며, 콜탄의 주요 공급국이다. 콜탄은 스마트폰과 항공기 엔진에 쓰이는 희귀 금속 탄탈럼이 포함된 광석을 가리킨다. 구리와 리튬 매장량도 많다. 하지만 오랫동안 불법 광물 밀매와 치안 불안에 시달려왔다. 특히 동부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싸워 수십만 명이 난민이 됐다. 그러다 작년 12월 르완다 측과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협상에 간여한 미국 도널드 트..

무기 수출길 연 일본...중국은 반발, 필리핀 환영, 인도는 기대

중국은 반발, 필리핀은 환영, 인도는 내심 기대. 일본이 살상무기 수출을 전면 허용한 데 대한 반응들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4월 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개정했고, 이어 국가안보회의(NSC) 회의에서 이 ‘원칙’의 운용지침도 고쳤다. 운용지침은 무기를 외국에 팔 수 있는 경우를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기뢰 제거)’ 5개 유형으로 한정해왔다. 이 ‘5개 유형’을 없애서 전투기, 호위함, 잠수함 같이 살상 능력을 가진 무기도 수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당장 일본이 전 세계에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수출 대상은 일본과 방위장비 이전 협정을 맺은 17개국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캐나다·스페인·핀란드와도 곧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해나갈 게 뻔하..

아랍에미리트는 왜 OPEC을 탈퇴했나

아랍에미리트(UAE) 국영통신사 WAM에 실린 오펙과 오펙+ 탈퇴 발표문을 보니“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주권적 책임”이라는 내용이 눈길 끔. 세계의 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은 유연하고 가격경쟁력 있는 공급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1) 유연성- 그동안 오펙에 발목 잡혀서 자유롭게 결정 못 했는데 이제 자기네 국익에 맞춰서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뜻.2) 가격경쟁력- 역시 오펙 통제에서 벗어나 우리가 결정하겠다는 것. 필요하면 싸게 팔겠다? 3) 책임성- 막대한 에너지 자원 갖고 있는 이란은 제재에 묶여있고, 제재가 풀리더라도 이번 호르무즈 봉쇄로 에너지 공급자로서 신뢰성을 무너뜨림. 사우디는 자기네 이익 위해서 유가 떨어뜨리고 세계 경제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안 하고 있고. UAE는 ‘우리는 저들과는 다른 ..

러시아, 우크라이나, ‘기억의 전쟁‘

지난달 2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를 대대적으로 공습했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부 중심도시 르비우 도심도 공격을 받았다. 17세기에 지어진 정교회 건물인 안드레아교회도 타격을 입었다. 교회 옆에는 국립 역사기록보관소가 있고, 12세기 자작나무 껍질에 쓰인 필사본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역사가 담긴 고문서들이 보관돼 있다. 친러시아 언론들은 “외국 용병”들이 기록보관소에 숨어 있었다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1954년 헤이그협약, 1973년 세계유산협약 등은 문화유산이나 문화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금하고 있지만 이미 우크라이나 문화재 1700여 개와 문화시설 2500곳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유네스코는 전문가들을 보내 파괴 상황을 조사하고 보호 조치를 고민 중이다. 인구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