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49

[구정은의 ‘현실지구‘] 카스피해가 점점 줄어들면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 카스피해. 면적이 37만㎢가 넘는다. 유라시아 복판에 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아제르바이잔 5개 나라가 접하고 있다. 카스피라는 이름은 고대에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의 이름에서 왔다고 한다. 카스피해는 ‘바다와 호수의 중간’이라고들 한다. 염도가 낮은 곳도 있고, 높은 곳도 있다. 주된 담수 유입원은 유럽에서 가장 긴 강인 러시아의 볼가 강이다. 카스피해로 흘러들어가는 담수 80% 이상이 볼가 강에서 온다. 그래서 볼가 강 하류와 가까운 곳은 염도가 낮다. 평균 염도는 약 1.2%로 바닷물 평균 염도의 약 3분의 1이다. 그래서 주변에 짠물 생태계, 민물 생태계가 다 있다. 카스피해의 물의 양은 세계 전체 호수에 들어 있는 물의 40-44%를 차지한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 세계 정치 흔드는 인플루언서들

그는 스스로를 ‘탐사 전문 기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고문’이라고 부른다. 지난달 15일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다친 아이들이 미국에 입국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이 아이들이 비자를 받은 방법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호단체 도움을 받아 샌프란시스코와 휴스턴에 도착한 아이들은 곧바로 치료를 받으러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입국할 수 있었던 과정이 이상하다”며 아이들을 ‘미국에 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이튿날 미 국무부는 “검토를 진행하는 동안 가자지구 출신들에 대한 방문비자 발급을 모두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이들이 받은 비자는 정착 비자도 아니고 치료만 받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의료-..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인도네시아 시위와 쁘라보워 정권의 위험한 행보

인도네시아 시위, 현재 상황: 8월부터 전국에서 시위 격화. 수년 내 최악의 사회 불안 사태로 평가되고 있다. 자카르타, 반둥, 수라바야, 족자카르타 등 자바 섬 대도시뿐 아니라 칼리만탄, 수마트라, 파푸아까지 시위가 번졌다. 9월 들어오면서 조금 진정되는 분위기이지만 인권단체와 현지 언론이 집계한 사망자는 최소 6명에서 많게는 10명. 부상자 약 1000명, 20명 이상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의원 특혜' 인도네시아 의회는 상원(DPD, 152석)과 하원 DPR(Dewan Perwakilan Rakyat)의 양원제.문제가 된 것은 하원. 580석, 여권 블록 348명, 야권 블록 232명. 8월 25일, 의원들이 월 5000만 루피아(약 420만원)씩 주거 수당을 지급받는 사실이 알려짐. 인..

[구정은의 '수상한 GPS'] 스캠센터(사기센터)가 된 골든트라이앵글

지난해 두바이에 살던 코비(Kobi)는 온라인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월 1200달러 주는 일자리가 있으니 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항공료와 이주 비용도 회사에서 낸다고 했다. 그런데 라오스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일해야 했다. 코비가 간 곳은 미얀마, 중국과 가까운 라오스의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GTSEZ)였다. 코비처럼 속아서 온 사람들이 하루 최대 17시간 동안 갇혀서 온라인 사기 행위를 강요받았다. 조조라는 우간다 여성은 “아시아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권유를 받고 갔는데, 마찬가지로 사기조직에 감금돼 온라인 사기에 동원됐다. 알자지라방송이 5월 30일 보도한 사연이다.코비는 지인의 추천으로 이곳에서 데이터 입력 업무를 할 거라 믿었지만, 도착 후 수많은 아..

[구정은의 '수상한 GPS'] 브라질판 내란 음모 사건과 트럼프

브라질 연방최고법원 판사 알렉산드레 지 모라에스는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쿠데타 음모 재판을 맡은 사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을 착실히 이어받아 말라리아 약을 방역에 동원하고 아마존 밀림을 파괴해 세계의 공분을 산 인물, ‘트로피칼(열대지역)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보우소나루. 지 모라에스 판사는 그에게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시켰는데 보우소나루가 위반한 정황이 나타났다. 그러자 보우소나루에게 가택연금 명령을 내렸다. “피고가 법원을 조롱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지 모라에스가 지난 4일 결정문에 적은 구절이다. 보우소나루는 노동자당(PT)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기자 승복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난동을 부추겼고, 쿠데타를 시도하려다 ..

[현실지구] 수단의 콜롬비아 용병, 그 뒤엔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의 봉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기근이 더해졌다. 수단에서 내전 때문에 기아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수단 북부 다르푸르의 중심도시 알파시르. 과거엔 카라반 교역상들의 길목, 곡물과 과일이 사고팔리는 장터였다. 인구 25만 명의 이 도시는 내전 이후 2년 만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단에서는 2023년 봄부터 수도 하르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수단군’과 군벌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가 이끄는 신속지원군(RSF) 사이에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무력 충돌이 시작된 뒤 하르툼에서 도망친 난민들도 많지만, 피해가 유독 집중된 곳은 과거부터 인종청소에 가까운 학살과 분쟁이 이어졌던 다르푸르다. 다갈로 세력의 근거지가 그 지역이기 때문이다. 신속지원..

[구정은의 '수상한 GPS'] 세계 바다 망치는 머스크와 스페이스X

바하마. 미국 부자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나라다. 면적은 1만4000㎢인데 약 700개의 섬과 2,000개가 넘는 암초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이 사는 섬은 30여 개뿐이다. 수도는 뉴프로비던스 섬에 있는 낫소(Nassau)인데 전체 41만 인구 중 대다수가 여기 몰려 산다. 원래는 루카얀이라는 원주민들이 살던 지역이었다.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처음 상륙한 장소가 바하마의 산살바도르 섬이었고, 이후 이 지역은 스페인과 영국의 식민지 쟁탈전에 휘말렸다.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까지는 해적들의 거점으로 악명이 높았고, 1718년 공식적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1973년에 독립했지만 여전히 영국 왕을 국가원수로 삼는 영연방 국가로 남아 있다.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경제도 카리브해 ..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 굶어 죽는 가자지구 사람들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는 식량 안보와 굶주림 실태를 조사하는 다자간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유엔 기구, 정부 간 기구, 국제 구호단체 등 21개 기관이 협력해 운영한다.이 프로그램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4년 만든 기준에 따라 식량위기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정상(Minimal), 2단계 경고(Stressed), 3단계 위기(Crisis), 4단계 비상(Emergency), 5단계 기근(Famine).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세계의 식량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올라와 있다. 3단계 이상인 지역을 보면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일부가 해당되고,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뼈만 앙상한 아프리카 아..

[구정은의 '현실지구'] ‘AI 교육’ 나선 마이크로소프트

“사람이 먼저다(Putting people first).” 이 말을 들으면 전직 대통령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한국 정치는 잠깐 잊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앞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더 스마트한 기계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계가 사람들의 번영을 돕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는 8일 ‘마이크로소프트 엘리베이트(Microsoft Elevate)’라는 이니셔티브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더 안전하고 더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 5년 동안 학교와 비영리단체에 40억 달러 이상의 현금과 인공지능 기술, 클라우드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우선 2년 동안 2000만 명이 기초적인 수준에서 고급 기술까지 다양한 인공지능 기..

[구정은의 '수상한 GPS'] '미국 뺀 자유무역 연대' 성공할 수 있을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 찰스3세 영국 국왕의 초청을 받아 영국에 갔다. 브렉시트 이후 첫 영국 방문이다. 유럽연합 지도자의 첫 국빈방문이기도 하다. (요즘 찰스3세의 ‘왕실 외교’가 화려하다. 3월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해 만나더니, 5월에는 캐나다를 찾아가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이번에도 케이트 왕세자비의 옷차림을 비롯해 왕실의 화려한 국빈 맞이 행사가 언론에 줄줄이 보도됐다. 반면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존재감이 적었다.) 세계의 관심은 마크롱의 입에 집중됐다. 유럽은 사면초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럽이 전운에 덮여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을 압박하고 권위주의 중국과의 무역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을 끌어안고 홀로서기를 해보려는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