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82

[구정은의 ‘현실지구‘] 1973년 오일쇼크와 2026년 위기

“석유가 없어서 가격이 오른다”(1973년)“석유가 없어질까 봐 가격이 오른다”(2026년)연일 유가충격, 물가 걱정이다. 50여년 전 오일쇼크와 최근 상황을 단순화하면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둘 다 지정학적 불안이 에너지 가격을 올리고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준 사건이지만 구조와 파급방식은 많이 다르다. 1973년 시작돼 이듬해까지 이어진 1차 오일쇼크는 아랍연합군이 이스라엘과 맞붙었다 패배한 ‘욤키푸르 전쟁’의 후폭풍이었다.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미국과 서방에 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오펙)를 중심으로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을 감축하고 수출도 대폭 줄였다. 공급이 줄자 유가가 네 배로 뛰었다. 미국의 주유소 앞에는 줄이 늘어섰고 ‘배급량’을 줄여야 했다. 미국은 그 뒤로 오..

[구정은의 ‘수상한 GPS‘] 세계에 제재 칼날 휘두르는 미국의 숨은 손 OFAC

“이란의 불법 석유판매와 무기생산을 돕는 개인과 단체 및 선박 30여개 대상을 제재한다. 파나마에 선적을 두고 2025년 이란산 석유를 방글라데시로 실어나른 후트 호, 2020년부터 이란산 원유와 가공유 수백만 배럴을 운송해온 오션코이 호, 바베이도스 선적으로 지난해 말부터 이란산 연료유 200만 배럴을 수송한 노스스타 호…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 등에 무기 재료를 조달해준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 등의 개인과 단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 2월 25일 미국 재무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공지문이다. 지난해에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최대한의 압박 캠페인’에 따라 미국이 조치를 취한 이란 관련 개인, 선박, 항공기 제재 건수가 875건이었고 올들어서도 수시로 공지가 올라온다. 최근에는 레바논 무장조..

[구정은의 ‘수상한 GPS‘] 러시아 ‘소모품‘ 되는 아프리카인들

“케냐 형법 제68조에 따라, 대통령의 서면 승인 없이는 외국 군대에 입대할 수 없다. 우리는 기만적인 모집 방식을 통해 취약 계층을 착취하는 인신매매와 밀수 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케냐 외교장관 무살리아 무다바디가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이던 16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난 뒤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이다. 무다바디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케냐 국민들의 안녕이 핵심적인 우선순위로” 회담에서 다뤄졌다고 한다. 러시아는 자국 내 병원 등에 있는 케냐인 부상자들을 케냐로 보내주고 사망자 유해도 송환하기로 했으며, 군사작전에 동원된 케냐인들이 빠져나오게 해주고 보상금도 주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느닷..

[구정은의 ‘수상한 GPS‘] 호르무즈, ‘무지개섬‘

무지개섬. 요즘 호르무즈 해협이 시끄럽다. 이란이 전쟁과 상관없는 제3국 배들까지 타격하면서 특히 한국 같은 나라들에'에너지 안보 위협'이 되고 있고, 세상이 어수선하다. 이미 너무나 많이 들어본 호르무즈 해협. 거기에 세 개의 섬이 있다. 그 중 하나가, 호르무즈 섬. 그 섬의 별명이 무지개섬이다. 석유 통로, 물류의 길목, 지정학적 요충지… 하지만 긴 역사를 안고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무지개섬이라니. 전쟁과는 너무 다른 이미지다. 사진을 보면 황무지, 소금이 엉겨붙은 시냇물, 작지만 고풍스런 박물관, 바닷물이 붉게 보이는 레드비치, 무지개빛 지질이 드러나 있는 레인보우밸리 같은 이쁜 풍경들이 보인다. 면적 42㎢, 이란 본토에서 약 8km 떨어져 있다. 인구는 몇 천 명 수준이라고 하는데 상주 인..

[구정은의 '현실지구'] 아프간에서 이란까지, 죽음을 기록하는 사람들

집단 대 집단이 무력으로 싸우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우리는 ‘전쟁’이라고 부른다. ‘전쟁도 정치의 연장’이라던 클라우제비츠의 시대는 2차 대전을 끝으로 종말을 고했고, 침략 전쟁은 모두 불법이 됐다. 유엔 헌장에 그렇게 규정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간다.몇 명이 죽어야 ‘전쟁’일까. 이번 세기 들어와 첫번째 대규모 전쟁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선 몇 명이 목숨을 잃었을까. 이라크 전쟁에서는? 시리아 내전에서는? 이란에서 억압 통치에 항의하다가 숨진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전쟁에서 죽은 사람’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지붕에 포탄이 떨어져 목숨을 잃는 이들도 있지만, 전쟁 때문에 병원이 부숴져서, 꼭 필요한 약을 구하지 못해서, 식량이 모자라 건강이 나빠져서 죽는 이들도 있다. ..

[구정은의 ‘수상한 GPS‘]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이란, 베네수엘라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 미국의 에너지 지배(American Energy Dominance)가 되돌아왔다.”지난달 24일 미국 백악관 웹사이트에 게재된 글의 제목이다. 그 열흘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를 만들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이 이끄는 이 위원회는 백악관 소개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 인하, 경제 안보 강화, 그리고 향후 100년 동안 미국 에너지 산업이 세계적인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이 그동안 환경규제 따위에 밀려 에너지 채굴을 많이 못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이 파내고 더 많이 수출하겠다는 게 정책의 요지다. 트럼프는 27일에는 텍사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2026 이란 위기 중간 정리

2026 이란 위기-전개 과정2월 28일, 이스라엘 ‘포효하는 사자 작전’(Operation Roaring Lion), 미국은 ‘에픽 퓨리’(Operation Epic) 작전’ 개시. 테헤란, 이스파한, 곰, 카라지, 케르만샤 등 타격. 이란의 주요 고위 관리, 군 지휘관 및 군사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고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함.미국은 중동 주변 기지에 배치된 항공기들과 항모 출격 전력으로 작전 수행. 저비용 일회용 자폭 드론도 사용. B2 스텔스 띄워 이란 내 탄도미사일 시설 타격.이스라엘은 약 200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 서부·중부 방공망과 미사일 발사대 등 500곳 타격.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 출격. F15 띄워 신형 블랙스패로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폭격. 24시간 동안 1200발 이상..

[구정은의 ‘수상한 GPS’] 멕시코, 카르텔, 할리스코

지난 일요일(22일) 멕시코 당국, 마약범죄조직 우두머리 네메시오 오세게라(일명 엘 멘초)의 은신처를 찾아내 사살. 남부 할리스코주의 외딴 마을 타팔파에 연인과 함께 숨어있다가 국가방위대 특수부대에 사살됨. 당시 전쟁 방불케 하는 교전. 범죄조직 근거지에서 로켓발사기, 박격포탄까지 발견됐다고.그러자 23일 멕시코 곳곳에서 당국에 맞선 범죄조직의 공격과 폭력사태. 60여명 사망. 국가방위대 최소 25명 숨졌고 나머지는 대부분 범죄조직원.10여 개 주에서 범죄조직원들이 도로 막고 차량에 불 지름. 일부 지역에서는 상점 방화도. -올해 월드컵도 열리는데, 멕시코 치안 우려-특히 범죄조직 우두머리 하나 제거하면 내분 벌어지고 일종의 세력 재편이 일어나면서 범죄조직들 간 폭력사태 늘어날 수 있음. 과거에도 그랬기..

한류 갈등? ’K 컬처’가 아시아와 함께 가려면

-2024년 5월 3일 뉴진스님(윤성호)이 콸라룸푸르의 클럽에서 공연을 한 뒤에 말레이시아 청년불교협회(YBAM)가 공식 비판 성명을 냈다. 일부 언론은 “클럽 공연에서 머리를 민 디제이가 승복을 입고 관객을 열광시켰다”고 보도했다. 그해 석가탄신일에 뉴진스님은 한국 연등회에서도 공연을 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서울 공연이 불교 행사의 하나로 기획된, 불교를 대중화시킬 수 있는 퍼포먼스였던 반면에 말레이시아에서는 ‘승복을 입고 춤판을 부추긴 클럽 쇼’로 받아들여졌다. -2024년 10월 말레이시아 정부는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부른 'APT.'를 공개 비판하며, 말레이시아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서구적 가치를 조장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이란 배 나포한 인도

인도 서부 항구도시 뭄바이, 아라비아해에 면해 있다.인도가 이달 초 유조선 3척을 나포. 인도 해안 당국, 6일 X에 “의심스러운 활동을 포착해 뭄바이 서쪽 약 100해리 해상에서 선박 세 척을 나포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그런데 미국이 공식 확인해줌. 미 국방부, 미군이 카리브해에서부터 추적해왔던 제재 대상 유조선이 인도양에서 나포됐다고 역시 X에 글을 올림.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작전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박들에 격리조치 내렸는데 "해당 선박은 조치를 무시하고 도주했고, 카리브해에서 인도양까지 추적해 접근 후 나포했다"고 설명. 인도가 나서서 작전을 해준 것.-그 배들은 이란과 관련된 제재 대상 선박들로 확인. 이란은 성명을 통해 해당 선박 및 화물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배 한 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