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91

백승욱, <연결된 위기>

연결된 위기백승욱. 생각의힘. 1/12현재는 사회주의를 경험한 두 대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오히려 세계질서에 대한 위협적 존재가 되었으며 새로운 대안으로서 사회주의 운동은 찾아볼 수 없다. 수많은 저항과 불만이 분출되고 있음에도, 그 저항이 한 세기 전처럼 집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이고, 그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 상황으로만 전개되고 있다.'적의 적은 동지'라는 위험 한 선동만 분출하고 있다. 내가 앞서 출간한 책에서 한국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이런 선동의 한 측면을 '앞선 세대의 게으른 습관적 반미주의'라고 부르며 비판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을 때 외부의 큰 힘을 빌려 '거대 악'을 제거하려는 사고는 사회주의나 국제주의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위험한 분노의 표출일 따름이다..

딸기네 책방 2025.10.13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종의 기원찰스 다윈. 김관선 옮김. 한길사 10/8드디어 다 읽었다. 뒤로 갈수록 재미있었다. 이러한 모든 결과는 생존경쟁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난다. 생존경쟁이 있기에 변이는 아무리 사소하고 발생 원인이 무엇이든 다른 생물이나 그들이 서식하는 자연과의 무한히 복잡한 관계 속에서 해당 개체에게 보존되고, 대개는 후손에게 물려질 것이다. 또한 후손은 그로 인해 생존을 위한 더 나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나는 이러한 원리를 약간의 변이라도 유용하다면 보존된다는 자연선택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자연선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까닭은 인간들의 선택 작용인 인위선택과의 관계를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은 끊임없이 작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힘이며 인간의 미미한 노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다. ..

딸기네 책방 2025.10.08

맥신 베다 <지속 불가능한 패션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지속 불가능한 패션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맥신 베다. 오애리, 구태은 옮김. 학고재. 8/23넘나 재미있었다. 아는 내용들이 많기는 하지만 워낙 관심 많은 주제이기도 하고, 글이 쉬운데다 번역도 매우 훌륭하다(오애리 선배와 태은이가 함께 번역한 책인데, 내가 아는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번역이 잘 돼 있다).읽고난 느낌 - 반성x10000000각종 정책과 비즈니스 세계에서 의류 산업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이 산업을 여성과 유색인종,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사회적 소수자'의 영역으로 밀쳐놨기 때문이었다. 산업화 초기 부터 의복은 이들 두 소수자 집단이 만들었고, 구매도 주로 여자들 몫이었다. 이 업계는 관심이 적은 탓에 규제도 대단히 적었고, 언론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딸기네 책방 2025.08.23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조지프 슘페터. 변상진 옮김. 한길사. 8/231942년 책이다. 그 후의 상황을 알고 읽으니 전반적으로 우습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전혀 우습지 않다. 두고두고 언급되는 ‘창조적 파괴’와 경기 순환에 대한 것은 그렇다 치고, 당대의 지식인이 마르크스주의와 전간기 역사를 어떻게 분석했는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사실상 자본주의 경제는 정상적이지도 않고 정상적일 수도 없으며 일률적인 방식으로 단순히 확대되지도 않는다. 자본주의 경제는 새로운 기업에 의해서, 즉 새로운 상품 또는 새로운 생산방법 또는 상업상의 새로운 기회를 그때그때 존재하는 산업구조에 침투시킴으로써 내부로부터 부단히 변혁되고 있다.새로운 생산물들과 새로운 생산방법들은 기존의 생산물들 및 기존의 방법들과 ..

딸기네 책방 2025.08.23

페데리코 람피니 <지도 위의 붉은 선>

지도 위의 붉은 선페데리코 람피니. 김정하 옮김. 갈라파고스. 8/17책은 엄청 재미있었는데 번역 실수들이 매우 아쉽다. 훌륭한 번역가이신 것 같은 데 편집자가 좀 더 꼼꼼하게 봤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미국 제국은 몰락하고 있는가?미국의 국가 채무는 2021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의 104.4 퍼센트에 이르지만 유럽연합의 평균치보다는 낮은 편이며, 베네수엘라나 일본의 채무 비율보다 낮다. 중국 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미국 재무부 채권을 가장 많이 구입한 국가가 아니다. 오히려 연방준비제도가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 미국의 가장 큰 재정 지원 국가인 셈이다.중국 정부가 미국 재무부의 채권을 (더 이상)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

딸기네 책방 2025.08.17

마르크 블로크, <역사를 위한 변명>

역사를 위한 변명 Apologie pour l'histoire마르크 블로크. 고봉만 옮김. 한길사. 7/27교회 열심히 다닌다는 김민석 총리의 차별금지법 입장을 보니 기가 막힌다. 나는 그 종교가 한국 사회의(아니 세계의) 장애물이라고 본다. 저래놓고 내란세력 욕하면 뭐하나? 혐오 선동, 가짜뉴스 퍼뜨리는 것을 막지 못하게 방해하는 게 민주당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 종교를 욕하는 것만으로는 답답해서 종교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보자 싶었다. 마침 두껍고 오래된 책을 함께 읽는 좋은 친구가 생겨서 지난 달에 막스 베버의 을 읽었는데 겁나 재미있었다. 이번 달엔 에밀 뒤르켐의 종교 생활의 원초적 형태>를 읽었는데 이건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이 책들이 왜 고전인지 알겠다. 둘 다 흥미진진, 정말 신나..

딸기네 책방 2025.07.27

미어샤이머,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존 미어샤이머. 이춘근 옮김. 김앤김북스좀 지겹지만 설득력 있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한국어판 서문)냉전이 종식된 후... 아시아에는 미군의 주둔을 정당화하는 경쟁 관계에 있는 강대국이 없었다. 중국, 일본 혹은 러시아가 한국을 침략 공격할 위험성도 별로 없었고, 더 나아가 한국은 북한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에 그리고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동아시아 지역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켰다.과거와 같은 놀라운 발전을 지속하게 된다면 중국은 아시아의 지역 패권국이 되겠다고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에게는 재앙적인 상황이 될 것인데, 왜냐하면 중국은 한국 국민 거의 모두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의 정치 에 개입하기 위..

딸기네 책방 2025.07.26

에밀 뒤르켐,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

종교 생활의 원초적 형태에밀 뒤르켐. 민혜숙, 노치준 옮김. 한길사. 7/25은희님과 두꺼운 책들을 읽고 있다. (특정) 종교를 욕하는 것을 넘어 좀 체계적으로 공부해보고자 첫 책은 막스 베버의 으로 택했고 너무나 즐겁게 읽었다. 두 번째가 이 책인데, 읽을수록 감동이다. (때론 마르크스와 함께) 사회학을 태동시킨 인물로 평가받는 베버와 뒤르켐, 왜 그들의 책이 고전이 되었는지 알겠다. 뒤르켐은 오스트레일리아 토템 신앙에 대한 인류학적, 민족지적 연구들을 섭렵하며 종교의 기원을 모색한다. 방대한 예시와 논리적 추론 끝에, 그는 사람들을 종교로 이끈 ‘힘‘의 정체는 다름 아닌 규범(도덕 관념),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개개인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회 그 자체’라고 말한다. 인간의 사고는..

딸기네 책방 2025.07.25

미어셰이머 <강대국 국제 정치의 비극>

강대국 국제 정치의 비극존 미어셰이머. 이춘근 옮김. 김앤김북스. 7/222001년 책에 2014년 덧붙인 10장(중국은 평화롭게 부상 할 수 있을까?)가 추가됐다. 논지가 명확하지만 과도한 주장도 많은 거 같은 데 현실은 미어셰이머의 예언대로 가고 있는 거 같아 씁쓸하다. 나는 이 이론을 "공격적 현실주의" (Offensive Realism)라고 부르려고 한다. 강대국들은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히면서라도 자신의 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국가간 분쟁의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조건들을 밝히고자 한다. 나는 다극체제가 양극체제보다 전쟁발발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하며, 특히 강대국이 다수 포함된 다극체제 - 즉 잠재적 패권국들이 여러 나라 존재하는 -는 가..

딸기네 책방 2025.07.22

서의동, <네오콘 일본의 탄생>

네오콘 일본의 탄생서의동. 너머북스 책 엄청 재미있습니다. 민주 국가인데 일당 체제처럼 운영되는 일본, 우리보다 한때는 훨씬 더 좌파 전통이 강했고 심지어 극단적인 좌경 행동주의까지 있었던 나라이고 경제적으로도 세계 1위를 넘봤던 나라인데 왜 저렇게 과거와의 대면도 제대로 못하고 반토막 정상 국가라는 모습을 보이나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일본의 우익은 국방 능력이 없는 탓에 비정상 국가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정작 미국에 대한 태도는 늘 추종을 벗어나지 않는 것 같고요. 저자는 일본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기회를 두 번 맞았다고 얘기합니다. 첫번째는 패전이었죠. 두번째는 3.11 동일본 대지진입니다. 두 차례 어마어마한 충격은 국가와 사회를 모두 바꿀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 책은 3.11이라는 사건..

딸기네 책방 202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