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906

월러스틴, <근대세계체제 III>

근대세계체제 III. THE MODERN WORLD-SYSTEM III (제2판). 이매뉴얼 월러스틴. 김인중 외 옮김. 까치. 2/21사회과학자라면 누구나 전환점을 정하고 싶어한다. 전환점이 선택되면 그것으로 우리 모두가 움직일 근간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어떤 것을 전환점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현상 분석을 명확히 하는 것만큼이나 쉽게 오도할 수도 있다. 이 저술 작업 전체는 "장기 16세기"를 자본주의 세계경제"로서 "근대세계체제"가 형성된 시점으로 보는 관점에 서있다.우리의 주장은 체제로서의 자본주의의 필수 요소가 흔히 말하듯이 프롤레타리아 임금노동자나 시장을 위한 생산, 혹은 공장제 생산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우선, 그 현상들은 모두 장기적인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여타 많은 다른 ..

딸기네 책방 2026.02.21

바버라 월터,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HOW CIVIL WARS START바버라 F. 월터, 유강은 옮김. 열린책들. 2/13재미있었을 수도 있는 책이었는데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그런지, 혹은 글을 조금 재미없게 써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덜 흥미로웠다.미국과 관련된 부분은 읽을만했고 윤석열 계엄 쿠데타와 극우파의 서부지법 공격이라든가 한국과 연관해서 생각해 볼 것들도 좀 있었다. 체제 평화 센터Center for Systemic Peace의 정치체 평가 프로젝트Polity Project가 수집한 데이터 모음dataset에서 민주주의와 독재의 중간에 자리한 아노크라시는 -5점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받는 나라들이다. 그런 나라의 시민들은 민주적 통치의 일부 요소- 아마 선거 -를 누리지만 또한 많은 ..

딸기네 책방 2026.02.13

월러스틴 <근대세계체제 II>

근대세계체제 II. THE MODERN WORLD-SYSTEM II (제2판). 이매뉴얼 월러스틴. 유재건 외 옮김. 까치. 2/7근대 초의 장기적 흐름은 되풀이된다. 물론 체제의 일정한 발전과정-공간적 확장과 새로운 지대들의 세계경제로의 편입, 반복되는 탈독점화와 새로운 독점의 발판이 될 새로운 기술의 추구, 도시화와 프롤레타리아화 그리고 정치적 흡수의 꾸준한 과정-이 존재한다. 그 과정은 모양을 바꾼 것 같지만, 세계체제의 공간적으로 비대칭적이고 불평등한 기본 구조는 사실상 바뀌지 않는다.결정적으로 중요한 논쟁은 장기의 16세기 초에 유럽 내에서(그리고 그 후에 지리적으로 확장 하는 자본주의 세계경제 내에서) 비교적 작았던 차이들이 20세기 무렵에는 어느 정도로 그 간격이 훨씬 더 벌어졌는지에 대한 ..

딸기네 책방 2026.02.07

해롤드 니콜슨 <외교론>

외교론 DIPLOMACY해롤드 니콜슨 경 지음. 신복룡 옮김. 평민사. 2/1옛날 책(초판이 1939년에 나왔다)을 읽으면 재미있다. 번역된 것도 1979년이라 ㅎㅎ 지금 같으면 깜놀할 젠더차별적인 표현들이 눈에 띄고 고유명사는 전부 영어식으로 번역해놨는데, 그 또한 재미있다. 문서 보관이 하나의 직업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고문서학(paleography)이 생겼다. 17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이 두 가지의 직업은 고문서나 diploma를 다루는 이른바 문서직(res diplomalica) 이라고 불렸다. 선례와 경험에 기초를 둔 과학으로서의 외교 용어가 최초로 확립된 것이 능력 있는 '두루마리문서 보관책임자'의 지시와 권위에 따라 교황청과 기타의 문서기록소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결코 과언이 아니..

딸기네 책방 2026.02.01

이매뉴얼 월러스틴, <근대세계체제 I>

근대세계체제 I. - 자본주의적 농업과 16세기 유럽 세계경제의 기원 THE MODERN WORLD-SYSTEM I (제2판). 이매뉴얼 월러스틴. 나종일 외 옮김. 까치. 1/12브로델을 읽었으니 이제 월러스틴으로 이동. (2판 저자 서문)나는 한 가지 좋지 않은 생각을 따르고 있었는데, 그것은 16세기에는 "새로운" 것이었던 국가들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살펴보면, 20세기의 "새로운 국가들"의 여러 궤적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이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는데, 여기에는 국가들이 "발전”이라고 불리는 것을 향해서 비슷한 독립적인 경로들을 따랐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마음속으로 나는 주로 베버주의 사회학자들, 즉 베버 자신이 아니라 1945년 이후의 시기에 미국..

딸기네 책방 2026.01.12

필립 맥마이클 <거대한 역설>

거대한 역설 Development and Social Change. 필립 맥마이클. 조효제 옮김. 교양인. 1/2올해의 첫 책. 실은 작년 4월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야 끝낸 것이지만. 개발 원조에 대한 책들 중에 읽고픈 책으로 찜해두고 있었다. 분명 집에 있겠거니 했는데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못 찾고 있었는데, 홍천 영범 오빠네 갔더니 책꽂이에 두 권이 꽂혀 있는 게 아닌가! 냉큼 하나 업어왔다. 2012년 책인데 꽤나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든다. 문제제기에 공감이 많이 가지만 1) 책에 언급된 지속가능성을 위한 풀뿌리 실험들 상당수가 이미 물 건너갔고 2) 바이오디젤 대신 전기차가 대세인 것에서 보이듯 기술적 변화가 빨랐고 3) 좀 기쁜 것은 아프리카에서도 많은 나라들이 발전하려 하고 있다는 점. 빈..

딸기네 책방 2026.01.02

2025년 읽은 책들

아인슈타인 삶과 우주. 월터 아이작슨. 이덕환 옮김. 까치. 1/3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짐 홀트. 노태복 옮김. 소소의책. 1/5기원의 탐구 -오리진스. 짐 배것. 박병철 옮김. 반니. 1/7유추- 사고의 본질.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에마뉘엘 상데. 김태훈 옮김. arte. 1/15백색국가 건설사. 박진빈. 앨피. 1/25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리언 레더먼, 크리스토퍼 힐. 안기연 옮김. 1/25사라진 스푼. 샘 킨. 이충호 옮김. 해나무. 2/26배터리 전쟁.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안혜림 옮김. 위즈덤하우스. 2/28지정학. 클라우스 도즈. 최파일 옮김. 교유서가. 3/4심장지대. 해퍼드 존 매킨더. 임정관, 최용관 옮김. 글항아리. ⅜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 1, 2. 알프레드 세이..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3. 세계의 시간>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3. 세계의 시간페르낭 브로델. 주경철 옮김. 까치. 12/27 군더 프랑크, 아부 루고드, 사미르 아민, 아리기 등등을 읽었는데 정작 브로델과 월러스틴을 안 읽었다. 평생 빚처럼 느껴지던 책들을 다 읽어버리리리! 라는 담대한 마음을 먹고 브로델을 올해 끝냈다. 월러스틴은 그 다음 순서로 잡아놨고.책 표지에 이라고 적혀 있는데, 기나긴 책이고 중간에 슬렁슬렁 넘긴 부분도 있지만 참말로 재미있었다! 뭐랄까, 역사를 아주 넓~~게 설명해주는데, 그 밑바닥에 '민중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느껴진달까. 오래 전 책을 읽는 재미도 있고. 1권은 1967년에 나왔고 2권과 3권은 1979년에 나왔으니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된 책도 아니지만 ㅎㅎ 세계사에는 가장 끈질긴 자, 혹은 가장 우직한..

딸기네 책방 2025.12.28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 - 교환의 세계>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 교환의 세계페르낭 브로델, 주경철 옮김. 까치 올해의 고전읽기 마무리는 브로델인데 두꺼운 책 3권으로 돼있어서 읽는 데에 역시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올해 읽은 책 권 수를 늘리기 위해 이 세 권은 각자 한 권인 것처럼 세기로 했다. 캬캬 이 책에서 의도한 것은 접합(articulation), 진화(evolution) 그리고 기존 질서를 유지시키는 거대한 힘 내지 사르트르가 이야기한 바 있는 "타성의 폭력(violence inerte)”을 인식하기 위한 이해의 노력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사회, 정치, 경제가 서로 만나는 연구이다. 거의 움직일 줄 모르는 여 러 다른 체제들을 넘나들며 같은 성격을 가진 경험을 과감하게 대조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마르크 블로크가 권고한 비교 방..

딸기네 책방 2025.12.19

찰스 킨들버거, <대공황의 세계>

대공황의 세계. The World in Depression 1929-1939. 찰스 P. 킨들버거. 박명섭 옮김. 부키. 12/14헤게모니 안정화 이론을 주장한 킨들버거의 책. 금융 통화 쪽은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적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표현도 은근히 웃기고. 다만 번역에서 예의 일본식 표기(재무성 외무성 등등)뿐 아니라 밀(wheat)도 몽땅 ‘소맥‘이라고 쓴 거 보면 일본판 중역 냄새도 좀… 1970년대의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독일로부터 배상금을 가차없이 징수하고자 한 연합국 측의 시도는 거의 의미가 없었다. 독일에 전쟁과 재건의 비용을 동시에 물릴 수 있다는 생각은 더욱 더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당시 이 같은 방침을 취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선례가 있었다. 1871년 에 독일..

딸기네 책방 202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