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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레너드, <비평화의 시대>

딸기21 2025. 6. 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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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화의 시대 : 연결성이 어떻게 갈등의 원인이 되는가
마크 레너드. 김일곤 박상준 이영주 이하얀 옮김. HU:iNE. 6/1


페이퍼백 서문
우리는 전례 없는 상호의존과 치열한 경쟁을 겪고 있다. 연결성 이 사람들에게 싸울 새로운 동기와 공격할 새로운 무기를 제공함에 따 라, 우리 세계는 그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바로 그 요소들로 인해 분열 될 위험에 처해 있다. (13쪽)

연결성 갈등으로서의 우크라이나 전쟁
푸틴이 '전쟁'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거부한 것은 지정학에 대한 더 깊은 진실을 가리킨다. 전쟁과 평화의 구분은 근본적으로 무너졌다. 우크라이나는 국가명부터 '국경 지역' 또는 '경계지를 뜻한다. 현대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특징은 러시아와의 연결 대 유럽연합(EU)과의 연결 사이의 싸움에 있으며 경제도 파이프라인으로 정의된다. 현대 우크라이나는 '연결성 갈등'의 물리적 구체화라고 할 수 있다. (15-16쪽)

세계를 단절시킬 수 있는 연결성 갈등
1) 비행기와 드론, 탱크와 포탄을 통한 물리적 전투는 훨씬 더 넓은 연결성 전쟁의 맥락에서 하나의 전선에 불과할 것이다.
2) 이 갈등의 역학은 매우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3) 열전의 국면이 끝나더라도, 질서가 뒤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관계를 위한 새로운 확실성과 안정적인 틀을 만드는 조약이 아니라, 기껏해야 일종의 '비평화 조약’을 맺게 될 가능성이 높다. (23쪽)

서론- 연결성의 난제

코로나19 시기 방역 물품 비축량을 외국에 대한 압박 무기로 사용한 중국, 미국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 때 가나와 나이지리아 댓글부대를 동원한 러시아, 화웨이 금지시킨 미국, 농산물 수출 통제를 브렉시트 협상 카드로 쓴 프랑스, 유조선 나포하는 러시아, 국경 개방해 그리스로 시리아 난민들 보낸 튀르키예… ⇒ 연결된 세상의 약점을 이용하는 새로운 유형의 정치적 폭력들
(28쪽)

비전쟁과 비평화
이 책의 메시지는 세상을 하나로 묶는 연결이 세상을 갈라놓기도 한다는 것이다.

1) 사람들에게 싸울 기회와 경쟁할 이유, 배치할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연결성 그 자체다.

2) 경제적 강압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글로벌화는 거기에 바이러스성과 치명성을 부여한다. 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과 달리 글로벌화된 세상은 고르지 않고 산이 많은 네트워크다.

3) 핵 시대에는 전쟁의 대가를 가늠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연결성 갈등이 글로벌 정치의 '다른 수단이 되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들고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30-31쪽)

기회, 이유, 그리고 무기
-연결성은 좋은 방향으로도, 나쁜 방향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사람들은 주장해왔다. 하지만 연결성 자체가 우리를 갈라놓는다. 연결성은 사람들에게 갈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서로 싸울 이유를 주며, 해를 끼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한다.

1) 연결된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을 고립시킬 선택권이 없다. 더 많은 기회를 얻지만, 국가와 사람들 간의 경쟁이 더 커질 수 있는 기회도 만든다.

2) 연결성은 사람들과 국가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이익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디지털 연결성은 양극화를 초래하고 질투의 전염병을 부채질하며 통제력을 빼앗아감으로써 우리에게 싸울 이유를 준다. 새로운 부족주의와 피해 의식이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에 새로운 권력지형과 함께 등장했다.

3) 천연가스 파이프라인(러시아), 난민의 이동(튀르키예), 군사조직과 모스크 지원(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보이듯 우리를 묶던 유대가 무기로 변질된다. 강대국 뿐 아니라 더 약한 국가들도 이런 무기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큰 3대 행위자는 미국, 중국, 유럽이다. 미국은 달러의 힘으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감독하고 인터넷을 통제해 지구를 감시한다. 중국은 인프라 건설, 막대한 현금 보유, 자국 시장에의 접근권을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세계를 연결한다. EU는 시장 규모와 관료적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연결성의 규칙을 개발한다. (45쪽)

거대한 리셋
-‘개방이냐 폐쇄냐의 구분은 우리 시대의 거대한 역설을 포착하지 못한다. 사람들과 국가들은 더 까까워질수록 더욱 분리되기를 원한다. (47쪽)

-연결성 덕분에 수많은 기술이 발전했고 누구도 연결성을 잃고 싶어하지는 않지만, 이런 기술들이 우리 세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키는 무역 전쟁, 세계를 공황 상태로 빠뜨리는 금융 위기 등. 또 민족주의 정부들은 기후 변화를 조작해 경쟁국들을 해치고, 난민의 물결을 일으키며, 세계에 질병을 퍼뜨릴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연결성을 없애는 것이 아닌 그것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어야 한다. 상호의존성에서 오는 독침을 없애거나, 최소한 우리가 공유하지 않는 가치들에 의해 움직이는 세력들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49-50쪽)


제1부 기회

01 _ 거대한 수렴

차이메리카의 변화

지난 30년 간 미-중은 거의 완벽한 공생 관계였다. 중국의 저축은 미국의 소비를 지원했다. 중국의 공장은 미국이 설계하고 서비스하는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중국의 외교 정책은 워싱턴의 글로벌 리더십을 근본적으로 훼손하지 않았다. 양국 간 힘의 균형이 변화하면서 긴장이 야기됐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 가입 당시 중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의 1/10이었는데 2019년에는 미국 경제 규모의 2/3가 됐다그러나 세기 전환기 옌쉐퉁의 상상(“언젠가 중국이 미국과 전쟁하게 될 때, 우리는 유럽이 최소한 중립을 지켜주기를 바랍니다.”)과 달리, ‘비평화 시대의 주요 갈등 전선은 육지나 공중, 해상만큼이나 우리의 연결된 세계의 인프라 속에 존재한다. (61-62쪽)


센스타임과 페이스북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순간이 중국에는 ‘스푸트니크의 순간’이었다. 서양의 알고리즘이 바둑 챔피언을 이겼지만, 결국 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중국일 수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칭화대 등 중국 연구기관들의 괄목할 성장, 미국 거대 기업들에 버금가는 중국의 기술기업들과 기업생태계 등) (67쪽)
-기술 유토피아주의자들은 중국 공산당이 인터넷에 휩쓸려 사라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공산당은 웹을 통제력 강화에 이용했고 이제는 웹 자체를 바꾸려 한다. 당국이 미국 기술 플랫폼들을 차단하면서 중국 기업가들에게 공간이 열렸고, 그들이 만든 중국형 플랫폼은 공산당의 더 큰 통제를 받게 됐다.

-당국은 웨이보와 위챗 등 반() 통제된 공론장을 활용해왔으나 시진핑 시대에 통제가 강화됐다. ‘인터넷 차르루웨이는 인터넷의 익명성, 바이러스성, 면책성을 해체하기 시작했고, 센스타임 같은 기업의 기술은 신장이나 홍콩에서 인종 프로파일링과 시민 통제를 위한 감시망 구축에 활용됐다. 2015년에는 사회신용제도가 시작됐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사용해 반정부 활동, 소요 사태,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포착하는 것이다. (72-75쪽)
-에릭 슈미트 전 구글회장은 이처럼 중국이 구축하는 인터넷이 세계를 하나로 잇는 것처럼 보였던 인터넷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스플린터넷(splinternet)’ 시대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76쪽) 한때 중국의 환심을 사려 애썼던 마크 저커버그는 2019년 “중국은 매우 다른 가치에 초점을 맞춘 자국만의 인터넷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제 그 비전을 다른 국가들에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중국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고 있으며, 여러 면에서 서구는 점점 더 중국화되고 있다. 데이터 추출방식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수렴하고 있다.

-사람들이 중국의 ‘감시국가’에 대해 갖는 두려움은 미국의 ‘감시 자본주의’에 대한 두려움과 닮아 있다. 물론 그럼에도 민간 기업의 감시와 권위주의적 국가의 무제한적 감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82쪽)

모방과 경쟁, 연결성과 안보 딜레마
-르네 지라르는 우리의 욕망이 ‘모방적’이라고 주장했다. 경쟁하는 자들은 상대방에게 점점 더 집착하게 된다. 지라르가 관찰한 이런 현상은 인간관계에서뿐 아니라 국가 간에도 나타난다. 경쟁이 종종 차이가 아닌 동일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갈등하는 국가들은 위협이 될만큼 비슷해진 적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전쟁에 나선다. (85쪽)
-물론 국가는 사람이 아니지만, 통치자들과 시민들은 심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대외 정책과 국내 정치의 구분이 희미해지면서 심리적 요인들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86-87쪽)
-쟁하면서 서로 수렴하는 미러링은 무기뿐 아니라 기술 분야에서도 안보 딜레마를 만든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킬러 로봇부터 사이버 공격에 이르는 치명적인 기술들이 민간 부문에서 개발된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보다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려면 기술의 흐름을 통제해야 한다. 게다가 승자 독식의 디지털 경제에서는 일등이 돼야 하고 일등을 유지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인간 상호작용의 본질을 바꾸고 이를 통해 경제, 사회, 정치를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한때 중국이 미국식 가치를 채택할 거라고 기대했던 미국인들이 이제는 중국 때문에 자신들이 변하게 될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20208월 미국은 중국의 개입을 차단하겠다며 클린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러나 실제론 산업정책, 관세, 수출입 통제와 보조금 정책 등에서 미국이 중국을 거울로 삼고 있다. (88쪽)

-무기와 기술에서 이주와 인터넷까지, 글로벌화 자체가 무기화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이제 연결성이 비교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경쟁과 갈등을 증가시키는 치명적인 여정에 들어섰다. 양국 관계가 경쟁적일수록 서로를 모방하려는 유혹이 커지고, 이는 다시 악순환적인 경쟁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92쪽)

제 2부 이유

02 _ 연결된 사람: 어떻게 사회가 질투에 의해 분열되었는가

통합과 분리
-게이 데이팅앱 그라인더에서는 키, 피부색, 체형에 따라 잠재적 파트너들을 분류할 수 있다. 인간이 특정 특징들로 잘게 나뉘어지는 것이다. 미국에서 온라인 만남은 19902%에서 201740%로 늘어, 커플이 형성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됐다. (101쪽) ‘선별적 짝짓기는 소득 불평등을 키운다. 온라인으로의 이동은 이런 식으로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이런 분리/자기분리가 쉽고도 정확하게 이뤄지게 해준다. (104쪽)
-가짜 뉴스와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모든 정체성 그룹은 각자의 의견을 넘어 각자의 사실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소셜미디어에서 남성들은 공개적으로는 절대 용납되지 못할 방식으로, 인종차별적/여성혐오적/범죄적인 발언을 터뜨리는 미시문화를 만든다. (106쪽)
-인터넷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분리하도록 돕는다. 이는 정치적 동원의 본질도 변화시킨다. 디지털 시대의 다중 정체성은 점점 더 많은 분열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미투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처럼 특정 정체성과 관련된 운동은 매우 빠르게 퍼지지만 보편적 가치에 호소하는 운동은 원자화된 개인들을 설득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분해되는 사람들: 국가도 우리를 점점 더 온전한 사람이 아니라 납세자, 운전자, 보행자, 학생, 환자, 또는 생산자로 바라본다. 사람들을 특성이나 기술의 집합으로 분해 하는 것은 인간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기술적 진보는 이러한 구획화를 가속화하고 심화시켰다. 일단 구획화되면 우리는 연결된 인간의 두 번째 어두운 특징인 질투에 더욱 취약해진다. (107-108쪽)

공감과 질투, 자동화와 통제력 상실
-레온 페스팅거의 ‘사회 비교 이론’과 헨리 타지펠의 ‘사회 정체성 이론’: 사람들은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정체성을 정의한다. 개인 뿐 아니라 집단도 비교와 경쟁을 통해 정체성을 발전시킨다. 집단 간 갈등은 개인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도구적으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소속감과 자부심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111-112쪽)
-새로운 ‘비교의 시대’: 현재와 디지털 이전 시대의 큰 차이는 우리가 누구와 자신을 비교하는가에서 온다. 우리의 준거틀은 갑자기 글로벌화되었다.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이제 이전 세대가 아니라 독일인들과 자신의 소득을 비교하고 불행해한다. (113쪽)
-게다가 이 모든 일들은 자동으로조직된다. 알고리즘들의 블랙박스는 세상이 통제불능이라는 느낌을 주며 이는 사람들에게도, 정치에도 극적인 영향을 미친다.
-알고리즘이 인간의 주체성을 대체하는 방식: 아마존의 인력 채용 AI는 인간들의 채용 데이터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방법을 배웠다.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들은 1) 사람을 도덕적 행위자가 아닌 분해된 데이터 집합으로 취급하고 패턴에 따라 분류하며 2) 미래가 과거와 같을 것이라 가정하고 작동한다(데이터 결정론). 작동 방식을 인간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알고리즘들은 원한과 분노를 야기한다. 연결된 사람들을 갈등에 취약하게 만들고, 호전적인 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만든다. (122-123쪽)

03 _ 비평화의 국가 문화: 통제권 회복의 정치

-IS를 가장한 반이민 시위대의 콘비카 시위’(2016년 프라하)는 정체성을 둘러싼 양극화, 질투, 국가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변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토착 공동체의 감정을 자극하도록 고안됐다. 이러한 새로운 민족주의는 연결성의 산물이다. 연결성은 구성원들이 서로 더 질투하고, 두려워하고, 갈등하게 하며, 이는 국가 내의 갈등이 늘어나게 만든다. (126쪽)

동원된 소수와 위협받는 다수
-연결된 정체성 정치의 세계에서 목표는 더 이상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당신에게 동의하는 사람들을 찾 아내고 당신이 다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논쟁을 구성하는 것이다. '가짜 뉴스,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가스라이팅'을 통해 정당들이 우리를 설득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대신 우리를 조종하는 데 의존할 위험이 있다. (130쪽)
-새로운 탈식민지화: 인터넷은 소수자와 다수자 모두가 새로운 방식으로 군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탈식민지화' 물결을 촉발시킨다. 예를 들면 1)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을 새로운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 즉 역으로 식민지화됐다고 느끼는 백인 인구의 대변인이었다. 2) 브렉시트 투표와 영국의 ‘EU 논쟁은 새로운 엘리트들과 밀려난 다수 시민들의 관점의 차이를 보여줬다. 3) 그리스와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 헝가리와 폴란드 같은 동유럽 국가들 모두 자신들이 독일의 식민지로 전락했다고 느낀다.

- 연결성의 옹호자들은 글로벌 GDP 성장률, 글로벌 탄소배출 같은 통계들을 만들어냈지만 거기에서 패자들은 사라지며 혜택이 불평등하게 분배된 방식은 감춰진다. 세계에 퍼지고 있는 독립 운동은 경제적인 것인 동시에 미래에 대한 통제력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133-134쪽)

평화의 문화 대 비평화의 문화
-연결성의 무기화’: 브렉시트 옹호파나 스코틀랜드의 EU 잔류파 모두 연결성을 무기화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연결성의 제거를 무기화해 사회의 다른 집단들을 처벌하려 했다. (136쪽)
-유럽은 사실과 협력의 힘을 믿고 친유럽 정당들에 투표하는 평화주의자들', 전사의 가치를 가진 이들로 나뉘어 있다. 전사들의 세계에서는 사실과 지식보다 감정, 에너지, 동원, 헌신이 더 중요하다. 주도권의 속도와 신속한 대응이 우선순위를 가진다. 이는 영토보다는 '마음과 정신'을 위한 전투,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갈등이다.  (137쪽)

04 _ 연결성의 지정학: 왜 국가들이 협력하기보다 경쟁하는가

-이란 혁명수비대 훈련센터가 된 테헤란의 옛 미 대사관. 그러나 오늘날의 이란인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첨단 기술 압력, 워싱턴이 달러 통제권을 이용해 이란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외과적으로 배제한 방식이다. (140쪽)

상호의존성과 갈등
-이라크전 이후 서방이 이란 핵 위기의 외교적 출구를 추구한 것은, 같은 공급망으로 연결된 국가들 사이에 전쟁이 불가능하다는 생각(‘델 평화론’) 때문이었다. 그러나 무역 관계가 양측에 동등하게 이익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비대칭성이 긴장을 초래하고 경제적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군비 확장을 선택하게 만들 수 있다. (142-143쪽)
-상호의존성과 ‘저렴한’ 전쟁: 국가들이 연결돼 있다면 전면전 없이도 저렴한 비용으로 비군사화된 갈등을 택할 수 있다. 이제 갈등은 전쟁과 평화 사이의 회색 지대에서 발생한다(에릭 가르츠케). (144쪽)

저비용 분쟁
-이라크 침공으로 막대한 대가를 치른 뒤 미국과 서방국들은 이란에 대해 지상군이 필요 없는 더 저렴한 권력행사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 싱크탱크들은 이제 강대국들이 회색지대에서 경쟁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고, 러시아는 공식 전쟁의 임계값 아래에서 개입을 선도한다. (146쪽)
-선거 개입, 가짜 뉴스, 사이버 공격, 드론 공격, 금융 영향력 등이 회색지대 전쟁의 전술이 된다. 2010년 스턱스넷 공격을 받은 뒤 자체적으로 사이버 공격 능력을 키운 이란은 대표적인 사례다. (148쪽)

불만 공장
-미상투적으로 미국을 비난하지만, 이란의 진짜 경쟁자는 사우디다. 브렉시트(영국)나 트럼프의 부상(미국)처럼 중동에서도 정체성 정치가 범아랍주의나 민족주의 같은 보편적 정체성을 대체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아-수니의 분열이다. 이란이 시아파의 수호자로 나설수록 사우디는 수니파의 최고 보호자임을 강조한다. 두 나라의 서로에 대한 집착은 상호적이다. (151-153쪽)
-동시에 이란과 사우디의 경쟁은 미-중 글로벌 경쟁을 반영한다. 그들은 서로가 가장 선호하는 경쟁자이며, 그들의 경쟁은 국가 생활의 모든 측면에 스며 있다. 워싱턴과 베이징처럼, 이란과 사우디는 더 많이 경쟁할수록 더 비슷해진다. (154쪽)

질서의 종말
-1914년 이후의 시대를 정의하는 원칙은 국내 정책과 외교 정책 사이의 경계였다. 강대국들은 서로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오늘날의 큰 위험은 강대국들이 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글로벌화가 파괴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공유된 주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호의존성, 보편적 규범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꿈꿨다. 하지만 네트워크는 권력을 무의미하게 만든 게 아니라 권력의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제공했고, 세계를 하나로 묶던 힘들이 비평화의 시대에 세계를 분열시키고 있다. (155-156쪽)

제 3부 무기와 전사

05 _ 비평화의 해부: 글로벌화는 어떻게 무기가 되었는가

경제 전쟁
- 2015년 튀르키예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와 러시아의 보복: 세계가 글로벌 공급망과 달러화된 금융 시스템을 중심으로 조직되기 전까지는 자국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외국의 경제와 사회를 질식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튀르키예에 대한 러시아의 제재와 달fl 미국의 제재는 미국 시장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만 효과적으로 작동하곤 했다. 세기가 바뀔 무렵, 미국인의 사고방식에 혁신이 일어sk 다국적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 연계를 체계적으로 무기화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1960년대 쿠바에 도입된 포괄적 봉쇄와 같은 제재 방식에서 이란, 북한, 러시아에 적용되는 정교하게 표적화된 레짐으로 제재의 개념이 점진적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163쪽)
-금융 전쟁의 변환은 부시 행정부에서 최초의 테러리즘 및 금융 정보 담당 재무부 차관이었던 스튜어트 레비의 작품이었다. 그는 금융 규제를 통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던 자칭 회색 정장을 입은 게릴라들(guerrillas in grey suits)이라는 팀에 합류했다. 미국은 테헤란과 교역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제재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레비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은행들이 이란과 어떤 거래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고, 이를 다른 형태의 투자와 상거래를 질식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가장 주목받은 사건은 BNP 파리바에 대한 것이었다. 이 은행은 놀랍게도 85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첫 번째 단계는 브뤼셀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정보 전송 서비스 SWIFT의 기록에 미국 재무부가 접근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것이었다. 재무부 관료는 SWIFT 데이터를 미국의 금융 전쟁을 위한 '로제타 스톤’으로 표현했다. (164-165쪽)
-1941년 앨버트 허시먼은 무역이 단순히 이윤 동기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권력 거래(power trading)' 이론을 제시했다. 허시먼의 통찰력은 독일이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어떻게 조작하여 적국의 역량을 약화시키고, 국가들을 마지못해 동맹국으로 끌어들이며, 독일이 카이저와 나치 시대에 자국 산업을 육성했는지를 연구한 데서 나왔다. 현대의 분석가들은 중국이 소위 '권력 거래'의 많은 규칙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170쪽)

인프라 경쟁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는 2013년 부유한 중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한 '거주 채권'을 도입했다. 그 이후 약 1만 명의 중국인들이 이 중부 유럽 국가에 정착했다. 오르반의 목표는 헝가리를 중동부 유럽에서 중국의 허브로 만드는 것, 단순히 중국이 헝가리에 돈을 쏟아붓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의 무역 및 통신 경로와 연결하는 것이었다. 중국 총리와 오르반은 부다페스트와 베오그라드를 연결하는 주력 고속철도를 개통했다. 이들 투자는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전통에서 벗어나는 이데올로기적 탈출구이기도 하다. (174쪽)

대규모 이주라는 무기
-무아마르 카다피는 2010년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을 막기 위해 40억 유로를 지불하지 않으면 유럽을 검게 만들겠다(turn Europe black)라고 협박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역사적 사례의 거의 3/4에서, 강압자들은 최소한 자신들이 표명한 목표의 일부를 달성했고, 절반 이상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달성했다. 이주는 특히 약자가 강자에 대항하는 데 효과적인 무기이다.
-일부 국가들은 이주의 관문을 권력의 원천으로 전환했다. 그들은 생성자(Generators), 신식민주의자(New Colonialists), '중개자(Go-betweens)' 그리고 '통합자(Integrators)'라는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개발했다.
1) 생성자는 이주를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설계한다. 시리아 전쟁 동안, 러시아는 시리아의 병원과 기타 민간 시설을 고의적으로 폭격하여 난민들을 유럽으로 몰아넣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테레사 메이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 내 EU 이주민들 300만 명의 체류권으로 EU를 간접적으로 위협했다.
2) 신식민주의자는 자국민의 타국으로의 이민을 장려 하고 이러한 인적 유대를 통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세계에는 수천만 명의 중국 디아스포라가 있으며, 아프리카에만 100만 명 이상이 정착했다. 이들 이주민 중 일부가 중국으로 돌아갈 때, 그들이 습득한 기술과 지식은 전문적으로 활 용된다. '바다거북이’라 불리는 이 귀환 이주민들은 중 국의 기술 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3) 중개자는 튀르키예처럼 주변국들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자신들의 지리적 위치를 이용하는 국가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이주 흐름을 만들지는 않지만,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국경을 여닫음으로써 권력을 행사한다.
4) 통합자는 이주민을 활용하는 그룹이다. 앙골라와 브라질은 이제 두뇌 유출을 역전시켜 포르투갈로부터 대규모 이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189-192쪽)

법률 전쟁
-무역에서 인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에 좌절했던 서방은 보편적인 제도 밖에서 -환태평양경제 동반자협정 및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과 같이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배제한 그룹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모스크바와 베이징은 브릭스, 유라시아경제연합,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 일련의 새로운 그룹뿐만 아니라 다수의 하위 지역 기구들을 포함하는 ‘서방 없는 세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198쪽)
-교토 의정서는 많은 결함이 있었지만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결정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적 목표를 담은 다자간 조약이었다. 2016년 파리협정은 매우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 협정은 글로벌 합의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승리로 환영받았을 뿐이다. 현실은 파리협정이 국제법을 통해 각국 정부들에게 구속력 있는 약속을 강요한 교토 의정서보다 훨씬 덜 제약적이고 덜 간섭적이라는 사실이다. (199쪽)

06 _ 새로운 권력 지형

고도로 효율적인 전사들의 7가지 습관
1. 중심성(Centrality) : 러시아가 에너지를 가지고 우크라이나나 발트 국가들을 협박할 수 있었던 것처럼, 당신이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당신을 더 필요로 하는 위치에 서는 것. 
2.문지기(Gaakeeping) : 누가 네트워크에 들어올 수 있고 누가 나갈 수 있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 예를 들어, 미국은 테헤란과 거래하는 은행들이 달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위협함으로써 이란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사실상 배제했다. EU도 주변국들에게 회원국 자격이나 최소한 연합과의 제휴 협정을 제안함으로써 그들의 선택을 변화시켰다.
3. 데이터 채굴(Deta-mining) :국가들은 네트워크 통제를 활용해 다른 국가들을 감시한다.
4. 전복(Subversion) : 국가들은 다른 나라들의 시스템에 개입하여 정상적인 규칙이 더는 적용되지 않도록 뒤엎으려고 시도한다.
5. 침투(infiltration) : 외부에서 한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는 내부에서 그 나라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기업에 투자하거나, 정당들과 친선 관계를 발전시키거나, 심지어 시민들이 이민을 가도록 장려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6. 규칙 제정(Rule-making) : 미국이 인터넷 사이트의 도메인 이름을 정하고, EU가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만든 것처럼 네트워크 전체의 규범이나 규칙을 설정하는 것. 중국은 SG나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를 정의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7. 독립 추구(Independence-seeking) : 많은 강대국들이 다른 국가들과의 연결을 무기화하려 한다면, 최선의 방어는 타국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이를 시도했으며, 마찬가지로 지금 중국도 반도체와 컴퓨터 칩에서 이를 실행하고 있다. (216-219쪽)

워싱턴의 문지기 권력, 베이징의 관계적 권력
-친야칭 교수는 서구인들이 개별 국가를 국제 관계의 핵심으로 본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인들은 개별 국가 자체보다는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의 특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
-2020년 시진핑은 쌍순환 경제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자국을 이분화된 경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한 영역(대외순환)은 세계의 나머지 지역과 접촉을 유지하겠지만, 점차 다른 영역(대내순한)에 의해 가려지게 될 것인데, 이는 국내 수요와 자본, 아이디어를 육성할 것이다. 중국은 이제 금융 관계와 무역에서부터 통신과 언론에 이르기까지 국가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상호의존성이 조작되는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탈동조화는 불가피하며 관계에도 좋다. 가장 눈에 띄는 계획 중에는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와 '중국표준 2035(China Standard 2035)’가 있는데, 이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기술들에서 70%의 자급자족을 달성하도록 설계되었다. (234-235쪽)

브뤼셀: 규칙 제정자
-EU는 초국가적 존재가 아니다. EU는 분권화된 네트워크로서, 국가들이 대륙 규모의 시장과 화폐를 가지면서도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 맞춤형 정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양면의 장점을 모두 제공한다.
- EU에 가입하려는 나라들은 동성애 권리와 사형 제도부터, 잔디 깎는 기계의 소음 배출과 식품 안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규제하는 8만 페이지가 넘는 법률을 국내법으로 통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 유산(acquis communautaire)’이라고도 알려진 EU의 운영체제이다. (240-241쪽)
-유럽은 사후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문제를 미리 예방하려는 ‘사전 예방 원칙'을 채택했다. 이것이 바로 EU가 GMO를 금지하고 염소 처리된 닭고기와 호르몬이 첨가된 쇠고기를 금지하게 된 철학적 배경이며, 이로 인해 미국과 대립하게 되었다. 이른바 '브뤼셀 효과(Brusels effece)’는 많은 영역에서 EU를 세계의 표준 제정자로 만들었다.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술 기업이 워싱턴보다 브뤼셀을 더 두려워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들은 워싱턴을 이해하고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나쁜 일들이 브뤼셀에서 올 것이라고 두려워하면서도 EU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종류의 규제 권력은 더 전통적인 외교 정책 도구들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더 지속 가능하며, 더 쉽게 배치할 수 있고, 경쟁 자들에 의해 쉽게 약화되지 않는다. (242쪽)

제4 세계
-오늘날 많은 나라들의 두려움은 다시 한번 세 개의 거대한 연결성 제국에서 나오는 명령을 따라야 하고,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 그들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세계는 중견 국가에게 20세기의 전통적인 세력 균형 체제에서보다 더 많은 지정학적 선택권을 제공한다. (244쪽)
-우리는 제4세계 질서(four-world order)가 등장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세 개의 연결성 제국들은 지구를 조직하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제4세계를 구성하는 나머지 국가들은 이들 사이에서 길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248쪽)
-가장 큰 위험 중 일부는 이러한 서로 다른 시스템들 이 '제4세계 질서’에서 충돌할 때 발생할 것이다.
1) 글로벌 규제 전쟁이 벌어지는 벨기에
2) 러시아 중국 튀르키예 유럽이라는 옛 제국들이 마주치는 발칸반도. 요즘에는 유럽연합이 에너지 파이프라인에 대한 접근, 정보 계약을 따내기 위한 규칙, 그리고 경제 규제를 둘러싸고 러시아 및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
3) 인도-태평양은 21세기 전반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의 ‘생활 공간’이 아니라 21세기 글로벌화된 세상에서의 무역 경로와 연결성에 대한 통제권이다. (252-253쪽)

결론 _ 연결성 무장해제

-나는 연결성을 끝내기보다는 그것의 독을 제거하거나 무장 해제하는 규칙과 규범을 고안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냉전이 군비통제로 완화되었다면, 우리 시대의 그에 상응하는 것은 '연결성의 무장해제'이다. (260쪽)
1) 출발점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 '에스페란토 경제학’의 추상적 통계 대신, 서로 다른 실제 경험을 반영하는 웰빙의 측정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훨씬 더 지역화된 데이터를 가지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경제적 문제를 지위 상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살아가는 규칙의 희석, 또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비교하여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61-262쪽)
2) 역설적이게도, 세계를 통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통제력을 가질 수 있도록 충분히 거리를 두는 것이다. 구분선은 ‘개방' 사회와 '폐쇄' 사회가 아닌, '관리된' 함께함 그리고 ‘관리되지 않은' 함께함 사이에 있어야 한다. (263쪽)
3) 사람들은 이제 중국이 붕괴하지도 않을 것이고 미국과 같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해결책은 우리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면서도 강력한 중국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산 철강은 구매하되 5G와 같은 통신 인프라는 피하는 선택적 탈동조화라는 개념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인류는 자신이 만든 기술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현재 시스템은 무제한적 확전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생존을 위한 규칙들로 바뀌어야 한다. (266쪽)
4) 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은 우리의 분열된 사회 내부로부터 온다. 국제주의 지도자들의 세대적 과제는 국내에서 부를 생산하고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해 국가 교육, 의료, 사회 복지, 복지 및 산 업 정책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267쪽)
5) 비평화 시대의 폭력은 베트남의 정글이나 아프가니스탄의 사막이 아닌 우리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에서 일어난다. 어떤 종류의 정당성에도 핵심이 되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바로 동의이다. 그리고 그것이 연결성과 관련해서 가장 눈에 띄게 부족했던 한 가지이다.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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