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183

[구정은의 '수상한 GPS']'중국판 리먼'? 헝다그룹 사태 정리

중국 부동산 회사 헝다그룹(恒大集团, Evergrande). 세계에서 빚을 가장 많이 진 부동산 기업이라고 한다. 총 부채가 3050억달러, 약 350조원이다. 무려 중국 국내총생산(GDP, 14조3400억달러)의 2%에 이르는 규모다. 그 가운데 2650억달러 가량이 2년 안에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다. 그런데 지금 보유한 현금은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이 회사가 부도를 낼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근 세계 증시가 요동을 쳤다. 22일에 헝다 측이 중국 내 부채 2억3200만 위안(약 425억원)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단 증시는 한숨 돌린 분위기다. 그 다음날인 23일에 채권 이자를 예정대로 낼 것이며, 이자 주고 빚 갚는 일정을 놓고 채권기관들과 합..

[구정은의 '수상한 GPS']일본 자민당 파벌구조가 흔들린다?

일본 총리가 바뀐다고 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자민당 간부 회의에서 “코로나19 대책에 집중하고 싶고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일본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 내각제이니, 스가가 총재 선거를 포기하면 자연스럽게 총리가 바뀌게 된다. 원래 스가의 자민당 총재 임기가 이달 말까지다. 만일 스가 집권 뒤 정국 흐름이 순조롭게 흘러갔다면 중의원을 해산해서 총선을 치르고 다시 총리를 맡아야겠지만 지금 여론으로 봐선 무리다. 자민당 총재선거로 우선 새 지도부를 갖춘 뒤에 총선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총재 선거는 17일 고시하고 29일 투개표를 진행한다니, 그 결과에 따라 차기 총리 후보가 정해질 것이다. 작년 9월에 장기간 재임..

[구정은의 '수상한 GPS']아프간 충격에 힘 실리는 '유럽군'

미군은 예정대로 8월 31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 미국의 위상을 추락시킨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지만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국제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유럽의 불만이 커 보인다. 2001년 9.11 테러공격을 받은 미국이 아프간 전쟁을 일으켰을 때 영국, 독일 등 유럽국들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아프간에 군대를 보냈다. 2000년대 초중반 세계에서는 미국의 일방주의 탓에 반미 정서가 심했다. 한국도 그랬지만, 파병한 나라들은 자국 내 반발을 무릅쓰고 군대를 보낸 것이었다. 동시에 유럽에서는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군사적으로 위축됐던 유럽이 다시 나선다는 인식도 있었다. 그런데 전쟁을 끝내고 군대를 빼내는 과정은 거의 미국의 일방 독주로 진행됐다. 유럽국들은 아직 자국민과 협력자들을 다 빼낼 ..

[구정은의 '수상한 GPS']난민캠프가 된 기지...아프간의 '미래'가 떠난다

카타르 남동쪽 사막에 알우데이드라는 공군기지가 있다. 카타르 땅에 있지만 이곳은 온전한 카타르의 영토라 보기 힘들다. 인구 280만 명 가운데 자국민은 12%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인 카타르는 육해공군을 다 합쳐도 병력이 1만2000명이 채 못 된다. 카타르가 택한 방어수단은 국방의 아웃소싱이다. 1996년 수도 도하에서 30km 떨어진 곳에 알우데이드 기지를 짓고 3년 뒤 미군을 ‘유치’했다. 미군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3년 이라크 공격 때 이 기지에서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B52 전폭기와 호넷 전투기가 날아오르던 시절에도 군사시설이라 언론의 이목을 피해가던 이 기지는 요즘 전쟁 때보다 더 어수선하다. 아프간이 전쟁 20년만에 다시 극단조직 탈레반에 장악되고 난 뒤, 아프간 수도..

[구정은의 '수상한 GPS']사이공, 모가디슈, 카불...아프간은 어떻게 될까

카불 엑소더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공항에 몰려든 사람들, 허둥지둥 떠나는 서방 사람들을 실은 비행기와 거기 매달린 사람들의 모습이 연일 뉴스를 채운다. “학살이 일어날 것”이라는 아프간 여성들의 겁에 질린 절규, 그럼에도 대통령마저 도망쳐버린 나라에서 계속 싸우겠다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올해 9월 11일 전에 미군을 모두 빼내겠다는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발표 뒤 넉 달 만에 아프간은 아수라장이 됐다. 미군 철수 시한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탈레반이 아프간 거의 전역을 장악했고, 8월 16일 카불에 입성했다. 탈레반에 반대하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8일 동부 잘랄라바드에서 반탈레반 시위가 일어났다. 탈레반은 총을 쏘아 시위대를 해산시켰고, 자신들의 깃발을 떼어낸 ..

[구정은의 '수상한 GPS'] 탈레반의 공세, 아프간 상황 정리

2001년 9.11 테러 뒤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부를 숨겨주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전쟁은 20년을 끌었다. 지난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아프간 정부,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맺었고 뒤이은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전쟁 20년인 올해 9월 11일까지 미군을 완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고 몇 달 안 가, 평화정착은커녕 아프간은 다시 내전 상황에 빠져들었으며 탈레반이 전국을 장악해가고 있다. 카불 에워싸는 탈레반 아프간은 34개 주로 나뉘어 있는데 BBC 등이 종합한 것을 보니 전국의 65%는 이미 탈레반 수중으로 넘어간 모양이다. 지난 일주일 새 탈레반의 진격은 너무 거셌다. 6일 남부 님루즈 주의 주도 자란지가 주도들 가운데 가..

[구정은의 '수상한 GPS'] 올림픽과 '망명'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망명을 했다. 동유럽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가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다가 갑자기 망명을 해버리는 일이 생겼다. 치마누스카야는 망명을 신청한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가는 비행기에 타려고 했다가 공항 도착 뒤 항공편을 바꿔 오스트리아로 가는 항공기를 탔다. 4일 빈으로 이동한 뒤, 그곳을 거쳐 6일 폴란드에 안착했다.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보면 '영화 같은'이라는 표현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올림픽 참가 중 급히 도쿄를 떠나게 된 과정에서, 거의 납치당할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치마누스카야는 육상 단거리 선수로 100m와 200m에 출전했다. 그런데 예정에 없이 1600m 계주에 출전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와 관련해 자국 육상 코치팀을 비판하는 ..

[구정은의 '수상한 GPS']우주로 간 사업가들

오늘의 소식은 우주여행. 세계 최고 부자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를 향해 날아 올랐다.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여행 회사 블루오리진(Blue Origin)의 준궤도 로켓 ‘뉴셰퍼드(New Shepard)’가 7월 20일 텍사스 사막에서 이륙했다. 1969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발을 디딘지 52년이 되는 날이었다. 우주선에는 동생인 마크 베이조스, 82세 여성 월리 펑크와 18세의 네덜란드 물리학도 올리버 대먼 등 총 4명이 탔다. 상공 80km 지점에서 로켓과 분리된 캡슐은 고도 106km까지 상승했다. 베이조스를 비롯한 탑승객 4명은 성층권에서 안전벨트를 풀고 약 3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했다. 그 뒤에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고, 로켓도 서부 텍사스 사막..

[구정은의 '수상한 GPS']남아공 폭동, ANC의 짐이 된 주마

남아공에서 최근 대규모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발단은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체포된 것이었다. 주마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 하우텅 주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하우텅에는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와 최대 경제도시인 요하네스버그가 있다. 시위는 곧 폭동으로 변질됐다. 쇼핑몰, 공장들이 약탈을 당했다. 현지 엘지(LG)전자 공장이 전소됐고, 삼성전자도 창고가 약탈당하는 등 피해를 보았다. 이 과정에서 15일까지 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폭동은 남아공의 주요 무역항인 동쪽 항구도시 더반으로도 번졌다. 요하네스버그와 더반을 잇는 고속도로도 막혔다. 콰줄루나탈 주에는 12일부터 병력이 배치됐다. 남아공의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하다. 누적 감염자가 224만명에 사망자도 6만5000명에 이른다. 그래서 최근 거..

[구정은의 '수상한 GPS']유로 2020과 유럽의 정치적 풍경

7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로(UEFA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 2020 4강전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이 덴마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하루 전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이탈리아와 11일 저녁 맞붙게 된다. 영국은 축구 종가를 자부하며,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가는 프로축구 리그로 유명하다. 하지만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이 그동안 월드컵과 유로에서 거둔 성적은 종주국의 명성처럼 화려하지는 않았다. 월드컵의 경우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것 말고는 결승에 올라간 적이 없다. 유로에서는 1960년 첫 대회가 시작된 이래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4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두 메이저 대회에 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은 무려 55년만이다. 7일 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