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초대형 화재가 났다. 사망자가 150명이 넘고 주변 체육관 등에는 이재민 대피소들이 생겼다. 말 그대로 재난이다. 공사를 하면서 외벽에 대나무 비계를 덧댄 것, 창문을 스티로폼으로 밀폐한 것 등등 안전 불감증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왔고 당국은 아파트 관리회사 직원들을 살인 혐의로 수사 중이다. 세계 어디서나,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늘 드러나는 패턴이다. 그런데 이번 화재는 보기만 해도 아찔한 홍콩의 그 빽빽한 고층아파트들의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올 것이 왔다’는 우울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홍콩은 왜 그런 도시가 됐을까. 홍콩 면적이 1114㎢이고 750만명이 살고 있으니, 600㎢ 남짓에 930만명이 사는 서울에 비하면 인구밀도가 외려 낮다. 그런데도 홍콩의 주거 지역은 유난히 밀도가 높은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