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6

[2023 동유럽 여행] 모스타르, 유서 깊은 다리와 아픔의 도시

유서 깊은 도시 모스타르.여기는 꼭 가봐야 했다.  모스타르 가는 길. 네레트바 강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오스만풍 숙소도 이뻤고. 사라예보 있을 때보다는 좀 더웠다.  이곳의 이미지는 다리, 다리, 다리. 가장 유명한 것은 물론 모스타르의 상징인 이 다리.  다리 밑에 깊은 강이 흐른다. 깊을 뿐 아니라 가파른 절벽 사이를 흐르는 물살 빠른 험한 강이다.   이 멋진 다리를, 내전 때 크로아티아계 반군들이 폭파시켜버렸다.유네스코가 도와서 복원을 했다. 다리 기둥 아래로 들어가서 복원 과정을 전시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모스타르에서도 도처에 총탄 자국.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떠밀려 다닐 정도였다. 터키식 과자도 사먹고.  이탈리아에서 온 악단이 집시 풍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어..

[2023 동유럽 여행] 보스니아, 학살의 현장 스레브레니차에 가다

스레브레니차에 갈까 말까 망설였다. 당일치기 투어에 1인당 10여만원.하지만 이번에 안 가면 언제 그곳을 가게 될까 싶어서 용기를 냈다. 돈이 비싸서가 아니라, 마음이 힘들 것이 뻔해서 용기가 좀 필요했다.동행이 오애리 선배였기에 둘이 같이 마음을 다잡고.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기사를 써왔던가.  13년만에 붙잡힌 보스니아 학살자단죄 받지 않은 밀로셰비치[동유럽 상상여행] 옛 유고연방의 내전         스레브레니차 추모관은 '유엔의 실패를 기억하기 위한 전시관'이다.   영상 자료를 보는데... 역시나 힘들었다.  유엔의 실패는 교전 권한이 없었다거나 경험이 부족했다는 따위로 변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당시 네덜란드 평화유지군 사령관은 유엔 기지로 피신해온 무슬림 남성들을 학살자들에게 내줬다.학살 ..

[2023 동유럽 여행] 사라예보, 묘지와 슬픔의 도시

이 도시엔 너무 큰 슬픔이 어려 있어서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도 골목골목 건물에 남아 있는 총탄 자국.세르비아계는 이 도시 주민들을 봉쇄하고 저격수들을 풀었다. 곳곳에 제노사이드 추모관, 추모 전시회. 봉쇄 기간 음식물을 도시로 들여오던 '희망 터널'. 투어는 하지 않았지만.     어린이 전쟁기념관에 가봤다.많이 울었다. 지금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물건도 전시해놓고 있었다.    위 사진... 제목이 '내 엄마의 아이'다.전시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 지금은 어른이 된 아이의 기록.나는 죄의 아이가 아니다, 내 엄마의 아이일 뿐이다.... 이거 보면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다음은, 스레브레니차 학살 전시회.    마음이 부대껴서 보기가 힘들었다.    하..

[2023 동유럽 여행] 세상에, 사라예보!

벌써 한참 지나가버렸네... 2023년 7월 오애리 선배와 동유럽 여행.1차 대전을 촉발시킨 '사라예보의 총성'의 그 사라예보에 갔다.  유서 깊은 도시.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절부터 유고슬라비아를 거쳐 지금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도시가 되기까지 곡절도 많았고 아픔도 많았던...  먼 과거야 역사로 흘러갔다지만,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때 보스니아 내부의 세르비아계가 무슬림 보스니아계를 봉쇄하고 학살한 상처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도시가 작은 분지 형태다.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여 있고, 어디로 나가려든 꽤나 가파른 산지를 통과해야 한다. 왜 오래 전부터 요충지였는지, 그리고 왜 봉쇄 대상이 되어 그 참극을 견뎌내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형.  하지만 사람들은 예의바르고, 극I..

브리저튼, 성한찬란, 힐러리 한, 에곤 쉴레...2024년의 문화생활

올해 평생 가장 호화로운?? 문화생활을 했다.  드라마  샬롯 왕비 (잼났음)브리저튼 1,2 (3은 보다 말았음)잉글리시 게임 (기대 이상.)눈물의 여왕 (한국판 젠더벤더를 기대한 내가 바보지... 끝으로 갈수록 ㅠㅠ)이번 생은 처음이라 (오직 정소민 때문에...)당조궤사록 (내 취향 아님)묵우운간 (재미있었음. 오근언 복수극)상양부 (장쯔이 나오는 작품 처음인데, 나이가 넘 안 맞았음. 재미있을 수 있었으나 약간 지루)성한찬란 (이거 최고!)신은 (조로사와 왕안우 둘다 괜찮아서 봤음)안심가 (라운희는 볼수록 좋으며, 여주 송일도 볼수록 매력. 얼굴이 변하는 여주와 안면인식 장애 남주)영안여몽 (백록은 이상하게 정이 안 감. 참 이쁜데... 장릉혁의 발견)운중서 (오가이라는 배우, 알고보니 봉수황 그 시..

[2024 르완다] 학살 딛고 일어선 ‘천 개의 언덕의 나라‘

비닐봉투가 없는 나라.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골칫거리다. 그 중에서도 비닐을 비롯한 포장재가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저개발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온갖 쓰레기, 비닐과 캔 따위가 골목을 채우고 있다. 실개천에도, 바닷가에도, 수풀 사이에도. 글로벌화가 낳은 상품의 범람과, 쓰레기를 분리하고 수거하고 처리할 행정력이 부족한 저개발국의 현실이 결합된 것이 길가의 쓰레기들이다. 길에 쓰레기가 없는 나라가 있다면? 비닐봉투가 없는 나라가 있다면? 그게 르완다다. 물론 비닐로 포장된 상품이야 있지만 어떤 가게에서든 물건을 담는 용도로 비닐봉투를 쓸 수는 없다.   국제뉴스를 좀 본 사람들에게 ‘제노사이드’ ‘학살’ ‘내전’으로 각인돼 있는 르완다를 설명하면서 비닐봉지 얘기부..

2024 UAE 아부다비, 두바이

이달 중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와 두바이. 아랍에미리트는 나라 구조가 특이하다. 군주,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emir에 접미사가 붙은 ‘에미리트’들, 즉 7개의 왕국들이 합쳐진 일종의 연방국가다. 그래서 각각이 어느 정도 독립적이고, 국가 이름 대신에 국제뉴스에서 그 중 큰 아부다비나 두바이가 주어가 될 때가 많다.   이 지역에 따로따로 존재했던 이 ‘아랍 토후국’들은 1853년 영국과 ‘영구 해상 휴전협정(PMT)'을 맺고 위임 통치를 받게 됐으며  1892년에는 영국의 보호령으로 들어갔다. 식민통치와는 다른, 영국의 군사력에 기댄 보호령이었다. 그 이후로 부족국가들은 ‘휴전국 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내부 협력을 유지했다.   그러다 1968년 힘 떨어지고 이미 제..

20241017 일기

머릿속이 복잡하다. 내 머릿속이 복잡한 일이 자주 있지 않은데 ㅎㅎ 대학원도 다녀야 하고 그러니 대학원 학비도 벌어야 하고 하고 있는 일 중에 점점 마음이 떠나가는 것도 있고. 간만에 출장 다녀와서 마음이 어수선하기도 하고. 자신감은 원래도 없었지만 더 없어지고 있고. 자신감이 아니라 늘 재미로 무언가를 해왔는데 재미가 없다=마음이 가지 않는다=자신이 없어진다. 다음달 오빠 10주기 추모 모임도 생각해야 하고.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수가 있어? 그리고 오늘 우리 홉이가 제대함.

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선릉역 부근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고 있는 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로트랙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라는 작품을 너무 좋아해서 항상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데. 주인공을 칠하지 않고 비워두는. 구도가 매우 역동적. 는 오지 않았고 이번 전시회는 판화작품만. 하지만 작품 숫자도 많고 기대 이상으로 알차고 재미있았다. 이 작품 인상적이었음. 이 작품도 구도가 특이하고. 서커스 판화집 작품들 하나하나 다 좋았음. 맨 마지막 전시실은 로트략 외의 19세기 말 아르누보 포스터 작품들. 순간 알폰스 무하인 줄 알았으나… 이것도 무하는 아니었고… 이제 진짜 무하. 아르누보에 무하 안 나오면 안 되지. 무하의 사계. 정말 이쁘당. 전시장 벽 색깔이 참 이뻤다. 영화 보면 아르누보 풍으로 색깔이 정말 정말 이쁘다. 이번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