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52

[2023 동유럽 여행] 세상에, 사라예보!

벌써 한참 지나가버렸네... 2023년 7월 오애리 선배와 동유럽 여행.1차 대전을 촉발시킨 '사라예보의 총성'의 그 사라예보에 갔다.  유서 깊은 도시.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절부터 유고슬라비아를 거쳐 지금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도시가 되기까지 곡절도 많았고 아픔도 많았던...  먼 과거야 역사로 흘러갔다지만,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때 보스니아 내부의 세르비아계가 무슬림 보스니아계를 봉쇄하고 학살한 상처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도시가 작은 분지 형태다.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여 있고, 어디로 나가려든 꽤나 가파른 산지를 통과해야 한다. 왜 오래 전부터 요충지였는지, 그리고 왜 봉쇄 대상이 되어 그 참극을 견뎌내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형.  하지만 사람들은 예의바르고, 극I..

브리저튼, 성한찬란, 힐러리 한, 에곤 쉴레...2024년의 문화생활

올해 평생 가장 호화로운?? 문화생활을 했다.  드라마  샬롯 왕비 (잼났음)브리저튼 1,2 (3은 보다 말았음)잉글리시 게임 (기대 이상.)눈물의 여왕 (한국판 젠더벤더를 기대한 내가 바보지... 끝으로 갈수록 ㅠㅠ)이번 생은 처음이라 (오직 정소민 때문에...)당조궤사록 (내 취향 아님)묵우운간 (재미있었음. 오근언 복수극)상양부 (장쯔이 나오는 작품 처음인데, 나이가 넘 안 맞았음. 재미있을 수 있었으나 약간 지루)성한찬란 (이거 최고!)신은 (조로사와 왕안우 둘다 괜찮아서 봤음)안심가 (라운희는 볼수록 좋으며, 여주 송일도 볼수록 매력. 얼굴이 변하는 여주와 안면인식 장애 남주)영안여몽 (백록은 이상하게 정이 안 감. 참 이쁜데... 장릉혁의 발견)운중서 (오가이라는 배우, 알고보니 봉수황 그 시..

[2024 르완다] 학살 딛고 일어선 ‘천 개의 언덕의 나라‘

비닐봉투가 없는 나라.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골칫거리다. 그 중에서도 비닐을 비롯한 포장재가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저개발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온갖 쓰레기, 비닐과 캔 따위가 골목을 채우고 있다. 실개천에도, 바닷가에도, 수풀 사이에도. 글로벌화가 낳은 상품의 범람과, 쓰레기를 분리하고 수거하고 처리할 행정력이 부족한 저개발국의 현실이 결합된 것이 길가의 쓰레기들이다. 길에 쓰레기가 없는 나라가 있다면? 비닐봉투가 없는 나라가 있다면? 그게 르완다다. 물론 비닐로 포장된 상품이야 있지만 어떤 가게에서든 물건을 담는 용도로 비닐봉투를 쓸 수는 없다.   국제뉴스를 좀 본 사람들에게 ‘제노사이드’ ‘학살’ ‘내전’으로 각인돼 있는 르완다를 설명하면서 비닐봉지 얘기부..

2024 UAE 아부다비, 두바이

이달 중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와 두바이. 아랍에미리트는 나라 구조가 특이하다. 군주,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emir에 접미사가 붙은 ‘에미리트’들, 즉 7개의 왕국들이 합쳐진 일종의 연방국가다. 그래서 각각이 어느 정도 독립적이고, 국가 이름 대신에 국제뉴스에서 그 중 큰 아부다비나 두바이가 주어가 될 때가 많다.   이 지역에 따로따로 존재했던 이 ‘아랍 토후국’들은 1853년 영국과 ‘영구 해상 휴전협정(PMT)'을 맺고 위임 통치를 받게 됐으며  1892년에는 영국의 보호령으로 들어갔다. 식민통치와는 다른, 영국의 군사력에 기댄 보호령이었다. 그 이후로 부족국가들은 ‘휴전국 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내부 협력을 유지했다.   그러다 1968년 힘 떨어지고 이미 제..

20241017 일기

머릿속이 복잡하다. 내 머릿속이 복잡한 일이 자주 있지 않은데 ㅎㅎ 대학원도 다녀야 하고 그러니 대학원 학비도 벌어야 하고 하고 있는 일 중에 점점 마음이 떠나가는 것도 있고. 간만에 출장 다녀와서 마음이 어수선하기도 하고. 자신감은 원래도 없었지만 더 없어지고 있고. 자신감이 아니라 늘 재미로 무언가를 해왔는데 재미가 없다=마음이 가지 않는다=자신이 없어진다. 다음달 오빠 10주기 추모 모임도 생각해야 하고.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수가 있어? 그리고 오늘 우리 홉이가 제대함.

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선릉역 부근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고 있는 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로트랙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라는 작품을 너무 좋아해서 항상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데. 주인공을 칠하지 않고 비워두는. 구도가 매우 역동적. 는 오지 않았고 이번 전시회는 판화작품만. 하지만 작품 숫자도 많고 기대 이상으로 알차고 재미있았다. 이 작품 인상적이었음. 이 작품도 구도가 특이하고. 서커스 판화집 작품들 하나하나 다 좋았음. 맨 마지막 전시실은 로트략 외의 19세기 말 아르누보 포스터 작품들. 순간 알폰스 무하인 줄 알았으나… 이것도 무하는 아니었고… 이제 진짜 무하. 아르누보에 무하 안 나오면 안 되지. 무하의 사계. 정말 이쁘당. 전시장 벽 색깔이 참 이뻤다. 영화 보면 아르누보 풍으로 색깔이 정말 정말 이쁘다. 이번 전시..

[2024.6 르완다-우간다] 녕웨 가는 길

아침 먹고 출발. 녕웨 국립공원으로 하루 종일 이동. 구릉마다 빌라촌(?) 집들이 다 멀끔하다. 1인당 실질GDP가 2000달러 좀 넘는데 도로 풍경만 봐서는 워낙 깨끗하고 정돈돼 있어서 그리 가난하게 보이지 않는다. 키갈리 시내를 아직 다 둘러 보지 못했지만 라고스나 아비장에 비하면 정말 작아 보인다. 그런데 구경하기 미안할 정도의 가난은 아직은 못 봤다 정리 정돈에 강박이 있는 사람들인듯. ㅎㅎ 길 섶의 잔디도 어찌나 공들여 깎았는지. 나무랑 화초랑 정말 열심히 심어놨고. 카가메에게 투표하세요 곳곳에 선거 알림… 그런데 딱 저정도까지다. 현수막도 많지 않고. 너무나 깨끗하고 정돈된 거리를 보니 카가메는 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해온 것인가 경이로우면서 살짝 무서운… 하지만 혼란과 난장판보다는 낫지 않나 ..

[2024 르완다-우간다] 여행 시작.

6/27 키갈리 도착. 르완다 내전 30년. 7/15 대선. 폴 카가메 재집권은 정해져 있지만. 오랜만의 아프리카 여행. 무려 15년만이다. 12일간 우리와 함께할 차량. 냉장고도 있고 차량 와이파이도 있고. 담요 겸 쿠션도 있고. 물도 주고 목베개랑 모자도 주고. 심지어 칫솔과 치약도 줌. 우리의 가이드는 고드윈. 아빠는 우간다, 엄마는 르완다 사람이라고. 첫날 숙소는 키갈리 시내의 Chez Lando 호텔. 생각보다 너무 좋아 깜놀. 저녁 식사 포함돼 있었는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나가서사 먹음 ㅋㅋ진짜 깨끗하고 쾌적하고. 시내 중심가(?)너무 깨끗해서 좀 이상함. 비닐봉지 안 쓰는 나라의 위용. 경기장. 르완다는 나라 전체가 구릉지대다. 1000 개의 언덕을 가진 나라. 호텔 르완다로 유명한 밀 ..

푸바오와 ‘판다 외교’

미국 닉슨 시절의 미-중 화해와 판다 외교가 유명하지만 판다가 정치적 선물이 된 것은 오래 전부터다. 다만 외교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청나라 때 쓰촨이나 티벳 동부 주민들이 중국 정부에 판다를 공물로 보냈다고 한다. 현대 판다 외교의 첫 번째 사례는 1941년 장제스 부인 쑹메이링이 국민당을 지원해주는 미국에 판다를 보낸 것이다. 미국에 판다가 간 것이 처음은 아니었고 1937년 미국인이 시카고 동물원에 처음 판다를 들여갔는데 외교적 차원에서 처음 간 것이 1941년 여름이었다는 얘기. 장제스 부인의 '판다 외교' 쑹메이링 여사가 살아 있는 판다를 포획해오게 해서 충칭으로 잡아온 뒤 미국 브롱크스 동물원으로 보내게 했다. 충칭에 있던 미국 라디오 리포터가 사회를 맡아서 미국 황금시간대에 중계되도록 기념..

[2022 이탈리아] 트레치메, 돌로미테의 세 봉우리

길게 도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는 짧은 원으로, 트레치메 중심으로 한 바퀴 트레킹. 경치는 넘나 좋았고... 생각보다는 힘들었음 ㅎㅎ 정식 명칭은 Tre Cime di Lavaredo (Three Peaks of Lavaredo)다. 세 봉우리는 위 사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Cima Piccola / Kleine Zinne ("little peak") Cima Grande / Große Zinne ("big peak") Cima Ovest / Westliche Zinne ("western peak"). - from 위키피디아 ㅎ 독일어권과 가까워서 독일어 이름 Drei Zinnen 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한 바퀴 돌고 출발지점으로 거의 돌아올 무렵에 진짜 멋진 풍경이 나타났다. 그럴 줄 알았으면 반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