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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동유럽 여행] 보스니아, 학살의 현장 스레브레니차에 가다

딸기21 2025. 1. 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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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브레니차에 갈까 말까 망설였다. 당일치기 투어에 1인당 10여만원.

하지만 이번에 안 가면 언제 그곳을 가게 될까 싶어서 용기를 냈다.

 

돈이 비싸서가 아니라, 마음이 힘들 것이 뻔해서 용기가 좀 필요했다.

동행이 오애리 선배였기에 둘이 같이 마음을 다잡고.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기사를 써왔던가. 

 

13년만에 붙잡힌 보스니아 학살자

단죄 받지 않은 밀로셰비치

[동유럽 상상여행] 옛 유고연방의 내전

 

 

 

 

 

 

 

 

 

스레브레니차 추모관은 '유엔의 실패를 기억하기 위한 전시관'이다.

 

 

 

영상 자료를 보는데... 역시나 힘들었다.

 

 

유엔의 실패는 교전 권한이 없었다거나 경험이 부족했다는 따위로 변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당시 네덜란드 평화유지군 사령관은 유엔 기지로 피신해온 무슬림 남성들을 학살자들에게 내줬다.

학살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

그뿐 아니라, 사령관이 세르비아계 학살자 우두머리로부터 선물을 받으며 히히덕거리는 장면까지 영상으로 남아 있다.

 

[구정은의 '현실지구'] 보스니아와 우크라이나, 학살과 사과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나서야 사과를 했다.

 

 

 

가이드님은 1976년생. 사라예보 봉쇄를 그 역시 겪었다.

보스니아 사람들은 아주 무뚝뚝하고, 그러면서도 정직하고 정확하고,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는다.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든 이야기에 자신의 스토리는 없다. 그저 객관적으로 전달할 뿐.

 

 

유엔이 방침을 바꿔서 무력개입을 하기로 하자 학살자들은 파묻은 시체를 다시 끄집어내 두 번이나 옮겨 묻었다.

뒤죽박죽이 된 유해를 발굴하고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래서 지금도 스레브레니차의 묘비들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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