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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선릉역 부근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고 있는 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로트랙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라는 작품을 너무 좋아해서 항상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데. 주인공을 칠하지 않고 비워두는. 구도가 매우 역동적. 는 오지 않았고 이번 전시회는 판화작품만. 하지만 작품 숫자도 많고 기대 이상으로 알차고 재미있았다. 이 작품 인상적이었음. 이 작품도 구도가 특이하고. 서커스 판화집 작품들 하나하나 다 좋았음. 맨 마지막 전시실은 로트략 외의 19세기 말 아르누보 포스터 작품들. 순간 알폰스 무하인 줄 알았으나… 이것도 무하는 아니었고… 이제 진짜 무하. 아르누보에 무하 안 나오면 안 되지. 무하의 사계. 정말 이쁘당. 전시장 벽 색깔이 참 이뻤다. 영화 보면 아르누보 풍으로 색깔이 정말 정말 이쁘다. 이번 전시..

[구정은의 ‘현실지구‘] 테겔 공항의 난민촌과 독일의 난민 정책

대형 천막 안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비좁다. 천막마다 여성과 아이들, 노인과 환자들 380명이 뒤섞여 산다. 잠은 14명씩 무리지어진 구획 안에서 잔다. 독신 남성은 담요나 문조차 없이 지내곤 한다. 사생활은 고사하고 개인 소지품을 둘 곳조차 마땅치 않다. 이층 침대 사이의 복도는 너무 좁아서 두 사람이 동시에 지나가기도 힘들다. 기침하는 사람, 우는 아이,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전화. 잠을 푹 잔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텐트 안에는 쥐와 해충들이 많아 수시로 감염이 일어나고 수두와 홍역이 창궐하고 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저개발국의 슬럼가나 난민촌 풍경이 아니다. 지난달 말 독일 슈피겔이 전한 베를린의 테겔 난민캠프 풍경이다. QR코드를 목에 건 ‘승객’들이 융페른하이데(Jungfernheide)..

존 아이캔베리,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G. 존 아이캔베리, 홍지수 옮김.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10/4 재미있었다.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은 우드로 윌슨의 말이면서 아이캔 베리의 주장을 담은 제목이다.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위기는 얼마나 심각할까? 새로이 성장하고 새로운 주도 세력이 등장하면서 역전될 수 있는 위기일지도 모른다. 전후 국제 질서가 구축된 초기 몇 십 년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기억하는 것처럼 그리 태평성대는 아니었다. 혹자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는 미국의 패권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주장한다. 세계가 "덜 미국적으로 변하면 덜 자유주의적으로 변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자체를 뒷받침하는 논리에 대한 의문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

딸기네 책방 2024.10.04

마틴 울프,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마틴 울프. 고한석 옮김. 페이지2북스. 9/30 인간은 엄청나게 번성했지만, 나머지 영장류는 그러지 못했다. 지구상에는 침팬지 30만 마리, 서부고릴라 20만 마리, 오랑우탄 7만 마리 미만의 영장류가 살고 있을 뿐이다. 인간, 그리고 인간이 기르는 가축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포유류의 96%를 차지한다. -42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쿠데타를 시도 한 이후,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공화당이 증거도 없이 대선 결과를 불법이라고 비난하며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한 이후, 민주주의의 침체'는 더 이상 적절한 표현이 아니게 됐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대공황 전야'라는 표현이 2021년 미국과 전 세계 민주주의의 상황을 더 잘 설명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2016년에 미..

딸기네 책방 2024.09.30

[관훈저널] 전쟁의 시대, 기자의 역할

미리 말해 두자면, 전쟁 보도에 대한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청탁 전화를 해온 손제민 편집위원에게 먼저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 언론의 전쟁 보도들을 놓고 잘 한다 못 한다 품평하고 싶지는 않다고. 신문사를 그만둔 뒤 국제전문 저널리스트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으니 내 정체성은 여전히 ‘기자’다. 소속된 회사는 없지만 30년 가까이 신문사에서 일을 배웠고 일을 했다. 회사를 떠나고 난 뒤에 언론 보도들을 비판하면서 이게 나쁘네 저게 부족하네 하는 것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안다. 더 나은 보도를 지향한다면 신문사에서 일하는 동안에 나 스스로 더 잘 했어야 했다. 그러니 이 글에서 내가 하는 이야기들은 지금 쏟아져 나오는 전쟁에 관한 보도들에 대한 구체적인 비평이나 질타가 아..

[구정은의 ‘수상한 GPS‘] 병자가 돼가는 독일 경제, AfD와 ‘자라 바겐크네히트‘

9월 1일 독일 튀링겐주, 작센주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승리했다. 득표율 32.8%, 2013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제1당에 올랐다. 기민당 23.6%로 2위, 급진좌파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 3위. 집권 연정의 사민-녹색-자민당은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로 참패했다. 사민당 지지율이 6.1%였단다.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AfD(아에프데)가 30.6%를 얻어 2위로 선전했다. 22일 치러진 브란덴부르크 주 선거에서는 사민당이 체면치레를 했지만 역시나 '극우의 약진'이 돋보였단다. 독일은 연방국가다. 외교 및 국방은 연방이 맡지만 나머지는 주와 연방의 공동 권한이다. 16개 주로 구성돼 있는데 베를린, 함부르크, 브레멘은 슈타트슈타텐 (도시 주)이고 나머지 13개..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이스라엘은 왜 레바논을?

레바논에서 9월 18일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헤즈볼라 이동식 통신장비를 해킹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테러공격으로 의심된다고 한다. 레바논, 우리에게 아직은 낯설면서도 뉴스에 늘 등장해 이름만큼은 귀에 익은 나라다. 어떤 역사가 있기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왜 그렇게 복잡해졌을까. 먼저 위치를 알아야 레바논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북쪽과 동쪽으로는 시리아, 남쪽으로는 이스라엘, 서쪽으로는 지중해와 접한 나라다. 인구는 530만 명. 면적은 10,452제곱킬로미터이니 꽤나 작은 편이다. 수도인 베이루트가 최대 도시다. 지중해 문명권의 일부였고, 역사가 아주 길다. 7000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했다. 멀리 동쪽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부터 지중해로 이어지는 비옥한 초승달의 서쪽 끝부분 정도로 보면 될..

[구정은의 ‘수상한 GPS‘] 교황님이 찾아간 동티모르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 동티모르.87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달 들어 동남아 순방을 했다. 교황이 들른 곳 중 한 곳이 동티모르였다. 10일 거기서 야외 미사를 집전했는데, 동티모르 인구의 거의 절반이 참석했다고 한다. 인구 절반이 어떻게 미사에 나오냐고? 동티모르 전체 인구가 130만명 정도다. 수도 딜리의 해변 공원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였는데 바티칸에 따르면 인구 절반 가까운 60만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미사가 치러진 날 딜리 거리는 나이든 이들부터 유모차 탄 아기들까지, 군중들로 가득했다고. 바티칸의 색깔인 노란색과 흰색 우산을 든 이들이 운집했고, 일부 참석자들은 미사가 시작되기 12시간 전인 새벽 4시부터 기다렸다고 한다. 교황이 도착하니까 "비바 파파 프란체스코"를 외치고, 전통 춤도 추고..

[구정은의 ‘현실지구‘] 리비아의 무덤들, '정의가 없는 평화는 없다'

“타르후나에서 폭력과 인권 침해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것은, 정의가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비아 서부의 타르후나는 수도 트리폴리에서 남동쪽으로 65km 떨어진 인구 15만 명의 소도시다. 시내 한가운데에는 1915년 이탈리아에 맞서 싸운 독립투사 알리 스위단 알하트미의 동상이 서 있다. 알하트미는 1922년 붙잡혀 마을 광장에서 교수형을 당했다. 100년도 더 전에 벌어진 일이라지만 이런 역사적 사건이 후대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더 잔혹한 일은, 리비아가 독립 이후 오랜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민주화의 길로 가려고 하는 와중에 벌어졌다. 2011년 ‘아랍의 봄’ 시민혁명과 함께 리비아에서는 내전이 벌어졌고,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쫓겨다니다 처형됐다. 트리폴리를 포..

[구정은의 ‘현실지구‘] 올림픽 난민팀의 태권도 선수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성대했다. 경기장이 아닌 강변에서 프랑스는 자신들이 세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는 문화유산들과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 성소수자와 이주민 인권 등 여러 가치를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였다. 나라 이름을 내걸고 벌이는 경쟁 속에 그런 가치들은 그저 볼거리로 끝나버리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 올림픽에서 국가별 대표단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선 국가 없는 대표단이 있다. 난민 대표단. 이 팀에 속한 복싱 선수 신데 은감바가 처음으로 메달을 확보했다 해서 며칠 새 관심을 끌었다. 지난 5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2개 종목 36명의 선수들이 파리 올림픽에서 ‘난민 대표팀’으로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난민 혹은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