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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 캐나다 간 찰스3세 ’왕좌의 연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를 공식 방문했다. 즉위 이후 첫 번째 캐나다 방문이다. 27일에는 캐나다 의회 개원식에 참석해 '왕좌의 연설'을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찰스 3세에게 직접 연설을 요청하면서 이뤄진 것이었다. 캐나다에서는 늘 왕좌의 연설을 총독이 대신했으나 1957년과 1977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가 방문해 직접 연설했다. 영국 왕의 직접 연설은 그후 48년 만이다. 왕좌의 연설(The Speech from the Throne)은 캐나다 의회의 새 회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이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의회를 공식적으로 소집하는 것이다. 이 연설을 기점으로 상원과 하원이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정부의 방향과 목표를 소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

[구정은의 ‘현실지구’]ATM 처음 들어간 투발루

2025년 4월 16일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가 현금지급기를 도입했다. 주섬이자 수도인 푸나푸티의 공항 등에 현금지급기 5대가 들어왔다고 한다. 푸나푸티에 있는 투발루 국립은행에서 개통식이 열렸다. 의원들과 전통 부족 원로들이 참석한 가운데 펠레티 테오 총리가 나와 현금지급기를 공개했다. "은행이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 기계는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결단으로 국민을 위해 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었다.” 총리의 말이다. 지금까지는 투발루 사람들이 돈을 찾으려면 은행에 가야 했다. 월급날이 되면 다들 은행 가서 줄 서는 풍경이 지금껏 이어졌던 것이다. 이제 기계가 도입했고 상점에서도 처음으로 전자 결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상점용 전자뱅킹 단..

[구정은의 ‘수상한 GPS’] 카슈미르 충돌과 아프간의 유령

지난 7일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사일 공격과 포격을 주고받았다. 사상자가 130명에 달했다. 흔히 카슈미르라고 부르는 지역, 파키스탄 쪽과 인도 쪽으로 나뉘어 있는 ‘히말라야의 화약고’에서 또 포연이 치솟자 세계가 긴장했다. 중동과 유럽의 두 전선에서 숱한 이들이 숨져가는 시기, 세계는 중국과 대만 사이 ‘양안’에도 혹여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심정들이다. 그런데 아시아의 충돌은 바다가 아니라 히말라야 산지에서 터져나왔다. 카슈미르 위기는 늘 그랬듯 이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겠지만, 각국이 지정학적 이해를 따지며 이리 모이고 저리 갈라지는 정세 속에선 불씨 하나만 날아올라도 전란이 터질 수 있음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주는 사건이었다. 먼저 국경을 넘어 상대방 영토를 공격한 것은 인도였다. 인도..

<뉴욕의 친구들>과 <마나모아나> 전시회

4.10 토요일에는 오선배 등등 ‘문화예술의 벗들‘과 노원아트뮤지엄에서 하는 전시회 관람. 몇 달을 벼르던 것이고 빗속을 뚫고 갔는데 전시 작품 수가 너무 적었다. 좀 실망스러웠지만 구민회관 단위의 미술관에서 이 정도 전시를 하는 것은 반가웠다. 폴록의 “2000억원짜리” 액션 페인팅 작품 은 좋았고, 리 크레이스너(폴록의 부인)에 대해선 이번에 처음 알았다. 모두 이스라엘미술관, 유대인미술관 소장품들이었고 기대했던 로스코의 작품은 스케치 한두 장 정도.하지만 디지털 전시회는 재미있었다. 사실 이 쪽이 더 좋았다^^ 4.11 일요일에는 전날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좋아졌고, 욘양과 함께 산책 나갔다가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렀다.보통 중박 특별전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이번 전시회는 규모도 좀 작고 ..

[구정은의 ‘수상한 GPS’] 새 교황 레오 14세 선출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교황 레오 14세의 첫 인사다. 콘클라베에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제267대 로마 주교로 선출했다고 바티칸뉴스가 보도했다. 레오 14세는 아메리카 대륙 출신의 두 번째 교황이자 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이 됐다. 133명의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모인 지 이틀 만에 선출되었는데, 비교적 빨리 의견이 모인 편이다. 프란치스코와 베네딕토 16세도 콘클라베 둘째 날 저녁에,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셋째 날에 결정됐다.페루 시민이 된 사제레오 14세는 1955년 9월 1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출신의 아버지와 스페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69세다.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 대학교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시카고 가톨릭..

헤들리 불, <무정부 사회>

무정부 사회 The Anarchical Society진석용 옮김. 나남. 5/7박건영 교수님 처음 만나는 국제정치학>과 박상준 교수님 강의를 발판 삼아 국제정치학 주요 저서 도장깨기;;를 하고 있는데 영국학파 하나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주문. 옛날 책이지만 재미있었다…지만 확실히 옛날 챡이긴 하다. 불은 1932년생이고 1985년 사망했는데 좀 오래 사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혼자 타계 40주기를 맞아 애도하는 중. 인간이 사회생활에서 추구하는 질서는 개인이나 집단간의 관계에 관련된 행동양식이나 규칙성이 아니라, 일정한 목표나 가치를 촉진하는 사회생활의 배열과 같은, 특정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양식을 의 미한다.아우구스티누스의 질서개념은 이러한 목적적 관념을 잘 보여주 고 있다. 그는 질서를 “어긋난 부분..

딸기네 책방 2025.05.07

[구정은의 ‘수상한 GPS’] 세계의 골칫거리 ’기독교 우파‘

4월 26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2005년 요한바오로2세 교황이나 2013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장례식 때처럼 대규모 ‘조문 외교’가 펼쳐지는 자리였다. 세계 130개국에서 온 고위 인사와 대표단이 참석했으나 속내는 제각각이었다. 교황은 생전에 전쟁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비판했으며, 선종 직전까지 미국 부통령을 만나 이민자들의 권리를 옹호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의 사회적 메시지들이 워낙 강력했고 더군다나 세계가 전쟁과 갈등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라 ‘조문의 정치학’이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교황 선종 직후 몇몇 이스라엘 관리들과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애도 글을 올렸지만 이스라엘 외교부는 외교관들에게 애도 메시지를 삭제하고 바티칸의 조문 관련 ..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이베리아 반도 정전과 ‘블랙 스타트’

2025년 4월 28일 낮에 이베리아 반도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대부분 지역에 약 10시간 이상 전력 공급이 끊어졌고 통신, 교통 시스템, 병원 및 응급 서비스 등 대란이 벌어졌다. 특히 포르투갈의 피해가 컸던 듯하다. 정전으로 결제서비스는 거의 막혔고, 병원은 비상용 발전기를 돌려야 했고, 신호등과 교통시스템이 중단돼서 사고도 났다. 통근 열차와 고속철도 전부 운행을 중단했고전기 버스, 공유자전거, 트램도 몽땅 멈췄다. 리스본 공항도 8시간 이상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다. 정부는 비상 각료회의를 열고 에너지 위기를 선언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총리는 전기시스템 감사를 유럽연합(EU)에 요청했다. 스페인에서도 열차가 모두 멈췄다. 3만5000명이 철도 안, 지하도 안에 고..

[구정은의 ‘현실지구’] 중국의 천인계획, 미국의 유학생 내쫓기

미국 대학들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무려 13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끊겠다는 압박에도 하버드 대학은 제 갈 길을 그대로 가겠다고 맞선 반면, 컬럼비아대는 정부 압력에 굴복했다가 내부 분란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저지르고 있는 전쟁범죄를 규탄한 것이 ’반유대주의‘라 공격하고, 한술 더 떠 거기에 ‘인종주의’라는 낙인을 찍어 연구자금을 끊는 정부. 젠더 평등, 성소수자 배려에 대해서는 ‘여성 역차별’이라 주장하며 역시나 대학을 압박한다. 진보 성향을 보여 온 대학들 길들이기다. 반유대주의 옭아매기는 사실 이미 트럼프 정부 1기 때부터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말이다. 트럼프 정부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교육을 중단하라며 돈줄을 쥐고 대..

니컬러스 스파이크먼, <강대국 지정학>

강대국 지정학 America’s Strategy in World Politics니컬러스 스파이크먼. 김연지 외 옮김. 글항아리. 4/23스파이크먼 사후에 나온 평화의 지정학>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이미 훗날의 역사를 아는 상황에서 읽다 보니 별로 재미는 없었다. * 영문 위키에 따르면 스파이크먼이 아니라 스피크먼(pronounced "Speak-man")이라고.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상당히 관대한 채권국이었고 남부의 우호국들에 미국의 자산 취급에 대해 상당한 자유를 허용했다. 선린 정책에서 미국은 외교사에서 거의 찾아 보기 힘든 자기부정적 self-denying 원칙을 선언했다. 미국은 자제하며 힘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기만족을 갖고 있지만, 라틴아메리카에는 미국 외교정책의 미덕에..

딸기네 책방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