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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1, 2

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1, 2강희정, 김종호 외. 사우 8/27“동남아시아는 11개국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영역은 상당히 넓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와 브루나이를 제외하면 넓지 않은 나라가 없다. 인구는 적은 편이다. 그래서 동남아시아는 도시가 중심이 되어 발달했다. 동남아시아 각국의 오랜 역사 동안 중요한 지역에서 거점이 되는 도시가 사실상 나라의 명운을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쪽)정말 재미있다. 강희정 선생님 과 김종호 선생님 를 엄청 잼나게 읽었기에 이 책들도 나오자마자 망설임 없이 주문했는데 정작 읽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다. 펴들고 나니 이틀만에 두 권을 다 읽었다. 여행자를 위한 동남아 안내서다. 1권이 잘 팔려서 2권이 빨리 나왔다고 2권 서문에 써 있다 ㅎㅎ (그리고 2권은..

[구정은의 '수상한 GPS'] 스캠센터(사기센터)가 된 골든트라이앵글

지난해 두바이에 살던 코비(Kobi)는 온라인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월 1200달러 주는 일자리가 있으니 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항공료와 이주 비용도 회사에서 낸다고 했다. 그런데 라오스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일해야 했다. 코비가 간 곳은 미얀마, 중국과 가까운 라오스의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GTSEZ)였다. 코비처럼 속아서 온 사람들이 하루 최대 17시간 동안 갇혀서 온라인 사기 행위를 강요받았다. 조조라는 우간다 여성은 “아시아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권유를 받고 갔는데, 마찬가지로 사기조직에 감금돼 온라인 사기에 동원됐다. 알자지라방송이 5월 30일 보도한 사연이다.코비는 지인의 추천으로 이곳에서 데이터 입력 업무를 할 거라 믿었지만, 도착 후 수많은 아..

맥신 베다 <지속 불가능한 패션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지속 불가능한 패션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맥신 베다. 오애리, 구태은 옮김. 학고재. 8/23넘나 재미있었다. 아는 내용들이 많기는 하지만 워낙 관심 많은 주제이기도 하고, 글이 쉬운데다 번역도 매우 훌륭하다(오애리 선배와 태은이가 함께 번역한 책인데, 내가 아는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번역이 잘 돼 있다).읽고난 느낌 - 반성x10000000각종 정책과 비즈니스 세계에서 의류 산업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이 산업을 여성과 유색인종,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사회적 소수자'의 영역으로 밀쳐놨기 때문이었다. 산업화 초기 부터 의복은 이들 두 소수자 집단이 만들었고, 구매도 주로 여자들 몫이었다. 이 업계는 관심이 적은 탓에 규제도 대단히 적었고, 언론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딸기네 책방 2025.08.23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조지프 슘페터. 변상진 옮김. 한길사. 8/231942년 책이다. 그 후의 상황을 알고 읽으니 전반적으로 우습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전혀 우습지 않다. 두고두고 언급되는 ‘창조적 파괴’와 경기 순환에 대한 것은 그렇다 치고, 당대의 지식인이 마르크스주의와 전간기 역사를 어떻게 분석했는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사실상 자본주의 경제는 정상적이지도 않고 정상적일 수도 없으며 일률적인 방식으로 단순히 확대되지도 않는다. 자본주의 경제는 새로운 기업에 의해서, 즉 새로운 상품 또는 새로운 생산방법 또는 상업상의 새로운 기회를 그때그때 존재하는 산업구조에 침투시킴으로써 내부로부터 부단히 변혁되고 있다.새로운 생산물들과 새로운 생산방법들은 기존의 생산물들 및 기존의 방법들과 ..

딸기네 책방 2025.08.23

[구정은의 '수상한 GPS'] 브라질판 내란 음모 사건과 트럼프

브라질 연방최고법원 판사 알렉산드레 지 모라에스는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쿠데타 음모 재판을 맡은 사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을 착실히 이어받아 말라리아 약을 방역에 동원하고 아마존 밀림을 파괴해 세계의 공분을 산 인물, ‘트로피칼(열대지역)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보우소나루. 지 모라에스 판사는 그에게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시켰는데 보우소나루가 위반한 정황이 나타났다. 그러자 보우소나루에게 가택연금 명령을 내렸다. “피고가 법원을 조롱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지 모라에스가 지난 4일 결정문에 적은 구절이다. 보우소나루는 노동자당(PT)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기자 승복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난동을 부추겼고, 쿠데타를 시도하려다 ..

페데리코 람피니 <지도 위의 붉은 선>

지도 위의 붉은 선페데리코 람피니. 김정하 옮김. 갈라파고스. 8/17책은 엄청 재미있었는데 번역 실수들이 매우 아쉽다. 훌륭한 번역가이신 것 같은 데 편집자가 좀 더 꼼꼼하게 봤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미국 제국은 몰락하고 있는가?미국의 국가 채무는 2021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의 104.4 퍼센트에 이르지만 유럽연합의 평균치보다는 낮은 편이며, 베네수엘라나 일본의 채무 비율보다 낮다. 중국 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미국 재무부 채권을 가장 많이 구입한 국가가 아니다. 오히려 연방준비제도가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 미국의 가장 큰 재정 지원 국가인 셈이다.중국 정부가 미국 재무부의 채권을 (더 이상)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

딸기네 책방 2025.08.17

[현실지구] 수단의 콜롬비아 용병, 그 뒤엔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의 봉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기근이 더해졌다. 수단에서 내전 때문에 기아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수단 북부 다르푸르의 중심도시 알파시르. 과거엔 카라반 교역상들의 길목, 곡물과 과일이 사고팔리는 장터였다. 인구 25만 명의 이 도시는 내전 이후 2년 만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단에서는 2023년 봄부터 수도 하르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수단군’과 군벌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가 이끄는 신속지원군(RSF) 사이에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무력 충돌이 시작된 뒤 하르툼에서 도망친 난민들도 많지만, 피해가 유독 집중된 곳은 과거부터 인종청소에 가까운 학살과 분쟁이 이어졌던 다르푸르다. 다갈로 세력의 근거지가 그 지역이기 때문이다. 신속지원..

[구정은의 '수상한 GPS'] 세계 바다 망치는 머스크와 스페이스X

바하마. 미국 부자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나라다. 면적은 1만4000㎢인데 약 700개의 섬과 2,000개가 넘는 암초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이 사는 섬은 30여 개뿐이다. 수도는 뉴프로비던스 섬에 있는 낫소(Nassau)인데 전체 41만 인구 중 대다수가 여기 몰려 산다. 원래는 루카얀이라는 원주민들이 살던 지역이었다.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처음 상륙한 장소가 바하마의 산살바도르 섬이었고, 이후 이 지역은 스페인과 영국의 식민지 쟁탈전에 휘말렸다.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까지는 해적들의 거점으로 악명이 높았고, 1718년 공식적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1973년에 독립했지만 여전히 영국 왕을 국가원수로 삼는 영연방 국가로 남아 있다.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경제도 카리브해 ..

마르크 블로크, <역사를 위한 변명>

역사를 위한 변명 Apologie pour l'histoire마르크 블로크. 고봉만 옮김. 한길사. 7/27교회 열심히 다닌다는 김민석 총리의 차별금지법 입장을 보니 기가 막힌다. 나는 그 종교가 한국 사회의(아니 세계의) 장애물이라고 본다. 저래놓고 내란세력 욕하면 뭐하나? 혐오 선동, 가짜뉴스 퍼뜨리는 것을 막지 못하게 방해하는 게 민주당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 종교를 욕하는 것만으로는 답답해서 종교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보자 싶었다. 마침 두껍고 오래된 책을 함께 읽는 좋은 친구가 생겨서 지난 달에 막스 베버의 을 읽었는데 겁나 재미있었다. 이번 달엔 에밀 뒤르켐의 종교 생활의 원초적 형태>를 읽었는데 이건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이 책들이 왜 고전인지 알겠다. 둘 다 흥미진진, 정말 신나..

딸기네 책방 2025.07.27

[구정은의 '수상한 GPS']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 굶어 죽는 가자지구 사람들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는 식량 안보와 굶주림 실태를 조사하는 다자간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유엔 기구, 정부 간 기구, 국제 구호단체 등 21개 기관이 협력해 운영한다.이 프로그램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4년 만든 기준에 따라 식량위기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정상(Minimal), 2단계 경고(Stressed), 3단계 위기(Crisis), 4단계 비상(Emergency), 5단계 기근(Famine).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세계의 식량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올라와 있다. 3단계 이상인 지역을 보면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일부가 해당되고,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뼈만 앙상한 아프리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