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763

조지프 스티글리츠, '거대한 불평등'

스티글리츠의 책은 이전에도 읽었고 또 여기저기에 코멘트한 것들을 보아왔기 때문에 딱히 내용이 새롭거나 낯설 것은 없었다. 그래도 듣다 보면 또 맞는 이야기이고. 불평등에 맞서 이렇게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는 '유명한 학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은 배니티페어와 프로젝트신디케이트, 뉴욕타임스 등 여러 매체에 스티글리츠가 기고했던 걸 묶은 책이다. 2008~2009년 경제위기부터 시작해서 그 후로 계속되고 있는 불평등의 심화 과정, 그 전에 이뤄졌던 불평등을 촉발한 정책들을 되짚는다. '기회의 땅 미국'이라는 신화는 꺼졌고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불평등이 심각하고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는 나라가 되고 있다면서, 부자감세와 정부지출 줄이기..

딸기네 책방 2019.08.29

중동·이슬람에 대한 책들

중동·이슬람에 대한 책들을 소개해달라는 분들이 많아서 올려놓습니다. 제가 이쪽 동네 책들을 읽은 것이 오래됐기 때문에 요즘 나온 것들은 업데이트가 덜 되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만,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두서없이 정리해봤습니다. 중동사 일반과 중동 옛날 역사, 이슬람권 일반 [이슬람의 세계사 1, 2] 아이라 라피두스 (이슬람 세계에 대한 교과서. 방대한 양... ) [중동의 역사] 버나드 루이스 (현대 중동사연구는 루이스에서 시작...옛날 책이고 오스만 중심이지만, 읽어둬야) [현대 중동의 탄생] 데이비드 프롬킨 (언론의 화려한 찬사에 비해선 그저 그랬어요) [지도로 보는 중동 이야기] 고야마 시게키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일본 저자들이 쓴 '지도로 보는~' 류의 책들이 정리가 잘 돼 ..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의 승리'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이진원 옮김. 해냄 읽은 지 몇 달이 됐는데 이제야 정리. 새로운 스타디움이나 경전철 시스템, 컨벤션 센터, 주택사업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 도시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그릇된 상상을 하는 관리들이 너무나 많다. 러스트벨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욕구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공공정책은 가난한 '장소'가 아닌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 쇠퇴하는 도시의 대표적 특징은 경제 규모에 비해서 주택과 인프라가 과도하게 많다는 점이다. 주택과 인프라 공급은 많은데 수요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건물을 짓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건물 중심으로 도시를 개편하려는 어리석은 행동은 도시는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상..

딸기네 책방 2019.08.07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계에 대한 책들

아무래도 알아둬야 할 것 같아서, 사람 대신 일하는 것들에 대해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맥스 테그마크 재미있음! 마빈 민스키 닉 보스트롬 한스 모라벡 '원전' 격에 해당되긴 하지만 너무 오래전 책이라. 레이 커즈와일 에릭 드렉슬러 에릭 드렉슬러 괜히 읽었다. 나노기술이라는 용어를 유행시킨 이후, 뭔가 뜻대로 돌아가지 않아 열받은 드렉슬러가 화풀이하듯 쓴 책인 것 같다. 미치오 카쿠 미치오 카쿠 잭 코플랜드 호드 립슨, 멜바 컬만 호드 립슨, 멜바 컬만 재미있음 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맥아피 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맥아피 앤드루 맥아피, 에릭 브린욜프슨 이광석 제이콥 브로노우스키 도미니크 바뱅 해나 프라이 애덤 피오리 마이클 샌델 폴 크뇌플러 전방욱 전방욱 정혜경 예병일 김훈기

장 지글러, '유엔을 말하다'

유엔과 일한 장 지글러의 책 중 가장 유명한 는 읽지 못했고 을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얼마 전 책을 주문하면서 지글러의 책 2권도 함께 장바구니에 넣었다. 그중 한 권이 (이현웅 옮김. 갈라파고스)였다. 이 책도 정말 재미있었다. 지글러가 책에서 언급한 사건들은 대체로 내가 아는 것들이나 국제뉴스로 다루기도 했던 것들이다. 그 맥락과 이면을 속속들이 전해주니 더 재미있을 수밖에. 이슈의 줄기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듯. 국제부 후배들이나, 세계를 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겐 지난 세기의 후반부 이후 지구 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훑어주는 월드뉴스 요약본으로도 강추. 채무에 짓눌리는 국가는 주기적으로 협상해야 한다. 이런 협상은 이전의 채권을 사들이고 '재조정된' 새로운 채권을 유통시키는 것..

딸기네 책방 2019.06.14

페드루 페레이라, '완벽한 이론'

완벽한 이론-일반상대성이론 100년사 페드루 페레이라. 전대호 옮김. 까치. 일전에 읽은 에 이어, 이번엔 상대성이론 100년사. 과학적 상상력은 도통 없으니 책의 내용을 이해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무쟈게 어려운 수학적 물리학적 설명을 대부분 생략하고도 이 책은 차고도 넘치게 재미있다. 양자혁명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역시 초반부의 주인공은 아인슈타인이다. 하지만 책의 후반부로 이어지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아이디어를 이어받고 뒤집어보고 궁리해보며 '우주'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수많은 물리학자들. 로저 펜로즈나 마틴 리스의 책은 한 10년 전에 읽어본 듯한데, 그 때도 "어렵긴 하지만 정말 멋지다!" 감탄하면서 읽었더랬다. 100년 전 상투메 프린시페에서 빛의 굴절을 관찰한 아서 에딩턴에서부터 프레디 ..

폴 긴스버그, '이탈리아 현대사'

이탈리아 현대사를 연구한 학자 중에 꽤나 많이 인용되는 폴 긴스버그의 (안준범 옮김. 후마니타스)를 읽었다. 600쪽이 좀 넘고, 뒷부분에 지도와 참고자료가 잔뜩 붙어 있으니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이탈리아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의문은 '도대체 이 나라에선 100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였다.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나서게 만든 이민의 행렬, '백인'으로도 분류되지 못했던 미국의 이탈리아인들, 낙후된 농촌 사람들과 마피아, 스페인 내전 때 기차를 타고 우르르 공화국을 지키겠다고 찾아갔던 의용병들, 무솔리니와 파시즘, 돈 까밀로와 빼뽀네, 패션산업과 백색가전, 베를루스코니와 붕가붕가. 그밖에 내게 이탈리아의 이미지를 그려준 것들이 있다면 어릴 적 동화집에 나왔던 '롬바르디아의 소년 척후병..

딸기네 책방 2019.04.24

도시에 관한 책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제인 제이콥스 [도시의 역사] 조엘 코트킨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 문명의 꽃] 앤드류 리즈 [세계의 도시를 가다 1- 유럽과 아프리카의 도시들] 국토연구원 [세계의 도시를 가다 2-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도시들] 국토연구원 [이 도시에 살고 싶다] 경향신문 기획취재팀. 시대의창 [도시의 로빈후드 - 뉴욕에서 몬드라곤까지, 지구를 바꾸는 도시혁명가들] 박용남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찰스 몽고메리 [반란의 도시 Rebel Cities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 점령운동까지] 데이비드 하비 [도시는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월드워치연구소 [희망의 도시] 최병두, 강내희 외 [도시에 대한 권리] 강현수 [마을로 가는 사람들] 인간도시 컨센서스 [지역의 ..

이주에 관한 책들

엑소더스 - 폴 콜리어 이주의 시대 - 스티븐 카슬, 마크 J. 밀러 국제이주의 역사와 현상과 광범위한 쟁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교과서'. 이주하는 인간, 호모 미그란스 - 조일준 모두스 비벤디 - 지그문트 바우만 "근대성이 지구를 정복하면서 나타난 치명적인, 어쩌면 가장 치명적인 결과는 '인간쓰레기'를 처리하는 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 상황인 것 같다. 자본주의 시장이 정복한 새로운 전진기지마다 땅과 일터, 공동체적 안전망 등을 이미 박탈당한 사람들의 무리에 수많은 사람이 새로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세계를 정복함으로써 불필요해진 사람들의 수는 끊임없이 늘어나 지금은 지구의 관리 능력을 넘어설 지경이다. (50-51쪽)" 국가 경계 질서 - 가브리엘 포페스쿠 세계경제와 도시 - ..

모리스 마이스너,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

조너선 스펜스의 을 트레바리에서 함께 읽었는데 워낙 오랜만에 다시 편 것이라 내용조차 가물가물했다. 스펜서의 책들에 빠져 지냈던 때 이후로 중국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기는 했는데 아주 실용적인 독서였던지라(예를 들면 시진핑에 대한 책이나 같은)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 없었다. 책꽂이에 스펜스의 책들과 함께 꽂혀 있던 모리스 마이스너의 (김수영 옮김. 이산)를 펴들었다. 이 책은 내가 산 것이 아니라 오빠가 읽던 것이다.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것 같지는 않다. 군데군데 은색 펜으로 줄 쳐놓은 것을 보니, 주황색 싸구려 색연필로 쫙쫙 긋는 나와는 스타일이 어쩜 이런 것에서도 이렇게 다를까 싶어 살짝 웃음이 나왔다. 밑줄 그은 부분들로 미뤄, 북리뷰를 써야 해서 훑어봤던 게 아니었나 싶다. 지식이 되..

딸기네 책방 2019.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