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젖어 나는 생각했다. 공포를 내 안으로 가져감으로써 나는 본의 아니게 공포에 기반을 둔 이 시스템의 일부가 되리라는 것을. 끔찍하지만 떼어낼 수 없는 관계, 일종의 병리학적인 공생관계가 나와 독재자 사이에 스스로 똬리를 트는 것이다. 공포심을 통해 나는 내가 증오하는 이 시스템을 떠받치고 있었다. (95쪽) 리샤르트 카푸시친스키(Ryszard Kapuściński). 폴란드 출신 저널리스트다. 세계의 분쟁과 혁명을 지켜본 그는 (VINTAGE INTERNATIONAL)이라는 제목의 책에 이란 혁명을 담았다. 이란 혁명 발생 과정을 저널리스트답게 정보 위주로 소개하거나 추적한 것이 아니다. 샤의 폭압 체제가 얼마나 잔혹했는지, 그 속의 사람들은 어떤 두려움을 느끼면서 공포정치의 한 요소로 전락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