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힐러리는 도대체 ‘언제 어떻게’?  

딸기21 2015. 4. 6. 09:24
728x90

언제, 어떻게 선언할 것인가.

 

미국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출마선언을 할 지를 놓고 연일 미국 언론들의 추측보도가 쏟아져 나온다. 내년 11월 치러질 대선까지 아직 1년반도 넘게 남았으나 대선전은 미리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는, 정권이 교체되든 아니든 무조건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관심의 초점은 단연 클린턴이다. 클린턴의 이메일 주소, 클린턴의 통화, 클린턴의 책 등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된다.


■2주 내 출마선언?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4일 클린턴의 공식 출마발표를 둘러싼 궁금증을 몇 가지로 정리했다. 더힐의 예측은 클린턴이 ‘2주 이내에’ 출마선언을 하리라는 것이다. 클린턴은 지난해 말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가, 올초 입장을 정하겠다고 다시 번복했다. 아직 확실한 선언은 하지 않았으나 이미 출마 준비를 착착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CNN방송은 클린턴이 얼마전 뉴욕 브루클린의 한 건물 2개 층을 임대했다며 이 곳이 ‘사실상의 대선캠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기존 사무실은 직원 10~15명이 일하는 좁은 공간이다. CNN은 클린턴의 새 사무실에서 벌써부터 민주당 인사 수십 명이 ‘무료봉사’를 하며 출마 준비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클린턴이 ‘매우 가까운 시일 안에’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클린턴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국무장관 때 국무부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으로 이메일을 써 복무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클린턴이 사조직을 동원해 정보들을 취합·관리했다, 이메일 내용을 지웠다 등등 여러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지지율은 20%대로 떨어졌다. 

 

클린턴은 그동안 주로 다른 후보들 특히 공화당 보수파들의 집중공격을 받는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여유를 보였던 클린턴이지만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는 위기의식을 느꼈으며, 이런 흐름을 뒤바꿔 ‘대권주자’ 이미지를 다시 각인시키기 위해 곧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더힐 등은 관측했다.


■비디오? 이벤트?

 

2007년 1월 클린턴은 이듬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계획을 웹사이트 메시지 형식으로 알렸다. “(대선전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긴다(I’m in, and I’m in to win)”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이 때에는 민주당 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현대통령에게 밀려 출마하지 못했다. 

 

근래 클린턴은 대중들 앞에서 연설한 적이 별로 없다. 정치분석가들은 클린턴이 이번에도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대선출마를 할 것으로 본다. 이번이 2008년 대선전 때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당시에는 뉴욕주 현역 연방상원의원이어서 운신에 제약이 있었으나, 지금은 자유롭게 어느 지역이든 오가며 활동할 수 있기 때문다. 

 

선언을 하는 장소도 관심 대상이다. 클린턴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정치적 고향’은 남편 빌 클린턴 전대통령이 주지사를 지낸 아칸소주다. 집은 뉴욕과 워싱턴에 있다. 더힐은 아마도 뉴욕에서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봤다. 상원의원을 지낸 곳이기도 하고, 공화당 강세인 곳에서 선언을 함으로써 ‘공화당 지역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대선후보 경선은 전통적으로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부터 시작된다. 2007년에 클린턴은 이 두 곳에서 오바마 열풍에 뒤졌고 후보 자리를 놓쳤다. 따라서 이번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민심잡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남편

 

클린턴이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오바마 정부의 경제실적이 좋은 만큼 경제 문제에선 딱히 공격받을 게 없다. 클린턴의 최대 골칫덩이는 ‘남편’이 될 수 있다. 

 

미국 선거에서 후보들은 배우자와 아이들을 데리고 활짝 웃는 모습으로 ‘가족적인 모습’을 보이며 선거운동을 하러 다닌다. 그런데 클린턴의 남편은 외조를 하기엔 너무 유명하다. 

 

대선전에서 빌이 가장 큰 후원자이자 조력자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는 여전히 민주당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국민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그러나 오히려 이 때문에 빌이 후보에게 가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갈 수 있다. 딸 첼시는 결혼해 이미 아이 엄마다. 딸과 손주가 나서면 클린턴이 고령이라는 점만 부각될 우려가 있다.


■‘여성대통령’, 양날의 칼

 

클린턴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될 것이며 ‘역사적인 승리’라는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2008년 대선전 때 클린턴은 여성임을 부각시키는 것을 다소 꺼려했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세계여성대회를 이끌었으며 국무장관 시절에도 여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그이지만 여성이라는 점보다는 유능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분석가들은 ‘역사적인 여성대통령의 탄생’을 부각시키는 게 클린턴에게 득이 됐으면 됐지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더힐은 전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