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토니 블레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정치인과 ‘스코틀랜드의 천재 좌파’ 고든 브라운이 짝을 이뤄 ‘신노동당’을 주창하고 나섰다. 몰락한 사회주의는 물론이고 힘을 잃어가는 유럽 사민주의와도 선을 그으며 제3의 길을 외친 블레어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유럽의 새 흐름을 주도했고, 1997년부터 10년 동안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을 지켰다. ‘미국의 푸들’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어쨌든 지난 20년간 영국 노동당은 ‘블레어리즘’에 지배돼 왔다. 제3의 길 시대가 마침내 종말을 고하고 노동당이 ‘좌파 본류’로 회귀하는 것일까. 14일 시작되는 노동당 대표 선거에서 정통 좌파로 분류되는 제러미 코빈(66)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블레어 집권 이래 노동당의 실책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