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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칭기스칸 시대와의 낯선 대면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2004)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지은이) | 정영목 (옮긴이) | 사계절출판사 | 2005-02-01 일단 재미있었다. 이런 종류, 잡학상식 역사책 즐겨보지 않을뿐더러 늘 평가절하해왔는데. 제임스 레스턴 ‘신의 전사들’에 이어 이번엔 칭기스칸 책을 읽게 됐다. 저자가 ‘야만과 문명 누가 승리하는가’의 잭 웨더포드이고 알라딘 서평들이 괜찮길래 덩달이처럼 사놓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처음엔 자리에 앉아 줄쳐가며 읽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출퇴근길 전철 안에서 읽었다. 제목이 좀 과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칭기스칸이 잠든 유럽을 어떻게 깨웠을까? 왜 깨웠을까? 이런 질문을 갖고 읽으면 ‘낚시질’에 속는..

딸기네 책방 2006.10.10

발칸의 역사- 언제나 어려운 이름, 발칸.

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이순호 옮김. 을유문화사 서양사람 멋대로 이리저리 흘러가게 글 쓰는 딱 그런 스타일의 문체다. 발칸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 보니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책도 적당히 이뻐보이고 해서 세미나용으로 골랐는데 별 재미가 없었다. 발칸은 가난했지만 그래도 나름 발전을 추구했고(당연한 것 아닌가?) 폭력적으로 보이지만 원래 발칸사람들 인격이 폭력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이것도 당연하지 않느냐고;;). 이런 식으로 써놓으면, 시쳇말로 ‘야마’(핵심)가 없잖아. 접근 방식도 인구통계학적 관점, 정치사 일지처럼 보이는 약사(略史) 따위가 뒤죽박죽 중구난방이다. 보스니아 내전은 끔찍했다. 말 그대로 ‘화약고’에 화약이 터졌고, 그 폭력성 엽기성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였다. ..

딸기네 책방 2006.10.07

'조용한 비행기' 개발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이착륙 소음을 `세탁기 수준'으로 낮추고 연료소모량도 크게 줄인 `조용한 비행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조용한 항공기 계획(Silent Aircraft Initiative)' 팀이 3년간의 작업을 통해 이착륙 소음을 제거하고 연료소모량을 줄인 215인승 여객기 콘셉트 모델을 6일 공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SAX-40으로 명명된 이 여객기는 꼬리 날개가 없고 몸통과 날개가 한 덩어리로 이뤄진 일체형 구조를 갖고 있다. 보통 여객기와 달리 스텔스 첩보기처럼 날개가 앞쪽에 붙어있고, 꼬리 날개 대신 양 날개 끝에 한 쌍의 안정 장치가 달려 있다. 날개 폭 68m에 동체 길이 44m로 보잉사의 767 항..

개천절 특집- 세계신화 겉핥기;;

아득한 옛날 천상세계를 다스리던 상제(환인)에게는 환웅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환웅은 언제나 지상을 내려다보며 인간세상을 꿈꿔오다가, 아버지로부터 천부인(天符印)을 받아 삼위태백으로 내려간다. 환웅은 곰에서 사람이된 웅녀와 만나 단군이라는 아들을 낳는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단군신화의 내용이다. 역사가 오랜 대부분의 민족과 나라들은 자기네들만의 창조설화, 건국설화를 갖고 있다. 공동의 뿌리를 담은 이런 신화와 설화들은 민족·부족집단의 통일성과 자긍심의 원천이 되기도 했고, 전근대사회에서 통치자들의 정통성을 나타내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쓰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건국 영웅들의 이야기는 후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본보기가 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단군으로부터 한민족의 역사가 시작됐다는 개..

아프리카의 한국 붐 2

나이로비에서 인기 끄는 한국 상품들 케냐 수도 나이로비 시내 대형유통체인 나쿠마트 상점. 인도 자본으로 운영되는 나쿠마트는 케냐 전역에 1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프리카 상권을 장악한 인도-파키스탄계 부유층과 흑인 중산층의 소비 중심인 나쿠마트의 가전제품 코너는 한국 제품 일색이다. 시내 중심가의 나쿠마트에서는 삼성 40인치 LCD TV가 25만 실링(약 325만원), 은나노 트윈쿨링 냉장고가 16만5000실링(약 214만원)에 팔린다. 구매력기준 연간 1인당 국내총생산(CDP)이 1100달러에 불과한 케냐에서 예상을 뒤엎고 값비싼 삼성 제품이 순항을 하고 있다. 독일 보슈, 일본 산요, 네덜란드 필립스 제품은 한켠에 밀려나있는 반면 삼성과 LG 등 한국 제품들이 한가운데 넓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아프리카의 한국 붐 1

아프리카 오지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력은 대단했다. 고려상인들이 `코리아(고려)'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면, 21세기 한국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제2의 개국공신은 글로벌 경제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다. 지난달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세디에 있는 줄루족 민속마을을 찾았다. 남아공 경제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자동차로 40여분을 달려가야 하는 이 곳은 현생 인류의 발상지라 해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으로, 남아공 주요 5개 부족의 거주지가 형성돼 있다. 레세디는 현지 부족어인 소토 언어로 `빛이 있는 땅'을 뜻한다. 줄루족과 코사족, 은데벨레족, 바소토족, 페디족들이 일종의 민속마을을 만들어 이 곳에 거주하고 있다. 하루 2차례 관광객들에게 거주지 ..

안녕, 별.

다시, 별 이야기.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의 과학자들이 `별의 장렬한 죽음'으로 묘사되는 초신성(超新星·supernova)의 폭발 전 과정을 생생히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천문관측위성은 이미 반년 전에 X선 방출을 포착해 별의 폭발을 예고했고, 4곳의 관측팀이 `사건'을 관측해 과학전문저널 네이쳐에 관측결과를 발표했다. 초신성 폭발은 보통 하나의 은하에서 몇백년에 한번 일어나는 정도로 드문 사건이다. BBC방송, AFP통신 등 외신들은 30일 이번 관측이 별의 탄생에서 소멸까지의 미스터리를 푸는데 큰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과거 초신성 폭발 중 가장 유명한 것들 중의 하나인 카시오페이아A의 사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관측팀 등이 포착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 것은 지난 2월. 폭발이 일어나..

[케냐]초원 풍경

나이로비에서 마사이마라 가는 길이었던가. 안녕, 나무야. 나이로비에서 암보셀리 가는 길, 당나귀.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선 당나귀 볼 일이 참 많아요. 낙타 볼 일도 많고요. 아시아나 다른 지역도 그런가요? 흰개미집이랍니다. 저런 것들이 길가에 숱하게 솟아있어요. 숯을 파는 노점상. 아직도 전기나 가스가 없어 밥 지을 땐 숯을 많이 쓴대요. 꼭 '미개해서'는 아닌 것이, 난방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침저녁 쌀쌀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전국적인 도시가스망 같은 것이 필요가 없는 거지요. 아프리카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전화방'입니다. 모두가 전화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런 유료 전화방들이 있어요. 독일에서도 저런 (저것보다는 훨씬 좋은;;) 전화방들 많이 봤는데 우리처럼 '휴대전화 문화'가 아주 퍼..

러시아-그루지야 '스파이 싸움'

러시아와 그루지야 사이에 `스파이 공방'이 벌어지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BBC방송과 AFP통신 등은 28일 러시아 정부가 `안전 위협' 때문에 그루지야에 주재하고 있는 자국 관리들 일부를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그루지야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키로 결정했으며, 그루지야인들의 러시아 입국비자 신청 접수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또 국민들에게 그루지야 여행 자제를 권고했으며 그루지야와의 긴장관계를 `비상 국면'으로 규정하고 29일 전세기를 보내 러시아 관리들을 모스크바로 실어올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전날 그루지야 정부가 러시아 군 장교 등 5명을 간첩활동 혐의로 체포하면서 불거졌다. 바노 메라슈빌리 그루지야 내무장관은 체포된 사람들이 "그루지야의 항만..

아프리카, 말하기 힘든 여행에 대한 재미없는 시작

아프리카를 운 좋게 세번이나 다녀오게 됐다. 이집트(북아프리카)를 빼고도 다섯 나라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케냐. 사실 아프리카 갔다왔다고 말하려면 이 두 나라는 가봐야 하는데(그 전에 내가 가봤던 토고, 시에라리온 이런 나라들로는 '명함'을 내밀기가 힘들다;;) 기회가 생겼으니 얼씨구나 좋아라 했다. 이번 출장은 회사에서 벌어진 자잘한 에피소드?들 때문에 기분이 좀 언짢은 부분도 있었고, 다녀와서도 개운치가 못하다. 하지만 출장 아닌 '여행'으로 생각하고 보면 '감격 100%의 여행'이었다. 다만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초원의 사파리, 마른 호수 바닥을 달리는 기분, 회오리 기둥과 신기루, 사자의 사냥, 레이저빔처럼 나를 쏘아버린 은하수, 희망봉의 평원에서 바람을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