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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제국-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가려진.

푸틴의 제국 에가시라 히로시 (지은이) | 이정환 (옮긴이) | 달과소 요사이 러시아에 관심을 좀 가져볼까 했는데 워낙 아는 바가 없고, 가장 걸리는 것은 푸틴이라는 인물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참 냉혹하게 생긴 인상이다. KGB 출신이라고 하고, 체첸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때에는 자기네 국민들도 가차없이 희생시키고. 외신사진에 나오는 푸틴의 모습은 너무나 차갑고 뱀같고 유령같다. 최근 들어 ‘친숙한 모습’을 선보이려는지 어린아이와 사진을 찍고 무술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심지어 몇 달 전에는 네티즌들과 ‘웹 대화’까지 했다는데, 그래도 이 사람의 인상은 변하지 않는다. 그의 인상을 한마디로 하면 ‘냉혹함’이다. 난 그 인상이 너무 싫고 무서워서 어떤 때는 푸틴 얼굴 ..

딸기네 책방 2006.10.20

호치민 평전- 호호아저씨를 만나다

호치민 평전 Ho Chi Minh찰스 펜 (지은이) | 김기태 (옮긴이) | 자인 | 2001-05-23 대체 이 책이 어디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것일까. 책꽂이에 꽤 오래, 적어도 몇 년간 꽂혀 있었다. 나는 그다지 공간이 넓지는 않지만 매우 너저분하고 뒤죽박죽인 내 책꽂이에서 적어도 이 책이 어느 위치에 놓여 있는지는 계속 파악하고 있었으니 그렇다면 최소한 내 관심권에는 있었다는 얘기인가. 아무튼 어디서 났는지, 돈 주고 산 것인지, 그랬다면 왜 샀는지, 누가 가져다준 것인지 통 기억나지 않는 이 책을 어제 꺼내들었다. ‘20세기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고 갑자기 동남아에 ‘꽂혀서’ 하늘색 가벼운 이 책, 그러나 가볍지 않은 한 인물의 일생을 담은 책을 펼쳤다. “호치민의 인격이..

딸기네 책방 2006.10.20

유러피언 드림- 유럽을 생각한다

유러피언 드림 The European Dream (2004)제레미 리프킨 (지은이) | 이원기 (옮긴이) | 민음사 | 2005-01-18 외신 기사를 인용할 때 종종 ‘국제사회’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 국제사회라는 것의 실체는 무엇일까? 신문에서 ‘국민여론’을 얘기하는 것과 비슷할 텐데, 실체가 없는 것 같지만 ‘국제사회’나 ‘국민여론’이나 분명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뭉뚱그려 왜곡하기 쉽다 뿐이지, 국제사회나 국민여론이 존재한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이 국제사회의 반발에 부딪쳤다”고 한다면, 여기서 말하는 ‘국제사회’는 통상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 이를테면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런 개별 국가들을 가리킨다.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나라들 상당수가 미국의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

딸기네 책방 2006.10.20

20세기 동남아시아의 역사- 간만에 재미난 책

20세기 동남아시아의 역사 클라이브 크리스티 (엮은이) | 노영순 (옮긴이) | 심산 | 2004-09-06 동남아시아 역사에 대한 책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몇 해 전에 어느 서양 외교관이 쓴 ‘한권에 담은 동남아시아 역사’라는 것 한 권 보고 나서 적당한 교재를 찾지 못한 것도 있고 내 관심사가 아닌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치워놓고 있다가 이번에 세미나 커리큘럼으로 이 책이 들어간 덕에 읽게 됐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아주아주 훌륭한 책이다! 뭐가 훌륭하냐면, 동남아시아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는 거다. 모헨조다로 앙코르와트 이런 식으로 출발해버리면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지만 김이 좀 빠진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20세기에 초점을 맞춰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 여러 지역들의 풍경을 전한..

딸기네 책방 2006.10.19

터키가 나빠, 프랑스가 나빠?

프랑스 의회가 최근 터키를 겨냥, 과거사를 부정하는 행위를 범죄로 간주한다는 법안을 만들어 터키에서 반프랑스 시위가 벌어지는 등 양국간 갈등이 확산됐다. 이번엔 미국 뉴욕타임스가 사설에서 프랑스측 법안을 `터무니없는 짓'이라며 맹비난했다. 이 법안 파문으로 `과거사 반성'과 `표현의 자유' 사이 오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부인하는 프랑스(France in Denial)'이라는 사설을 싣고 프랑스의 `과거사 부정 처벌법'을 비판했다. 워터게이트사건을 파헤친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최근 저서 `부인하는 국가'에서 따온 제목의 이 사설은 프랑스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얼토당토 않은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아직 상원에서 법안을 던져 내버릴 기회가 있으니 당장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

장자일기/ 손가락과 말

손가락과 말(馬) 11. 손가락이 손가락을 가지고 그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님을 밝히는 것은 손가락 아닌 것을 가지고 손가락이 손가락 아님을 밝히는 것보다 못하다. 말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은 말 아닌 것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보다 못하다. 하늘과 땅도 하나의 손가락, 만물도 하나의 말. [일반적으로] 되는 것을 일러 됨이라 하고 되지 않는 것을 일러 되지 않음이라 한다. 길은 다녀서 생기고 사물도 그렇게 불러서 그렇게 된다. 어찌해서 그렇게 되는가? 그렇다고 하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다. 어찌해서 그렇지 않게 되는가?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그렇지 않게 되는 것이다. 사물에는 본래 그럴 까닭이 있고, 그럴 가능성도 있지. 그렇지 못한 것은 하나도 없고, 그럴 수 없는 것도 하나도 없..

또 불안한 파리

불타는 자동차들과 성난 무슬림 청년들, 연기 자욱한 파리의 모습이 외신을 장식해 충격을 안겨줬던 프랑스 소요사태가 일어난지 오는 27일로 1년이 된다. 파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유럽 다른 나라들로까지 번져갔던 프랑스 소요 1주년을 앞두고 파리 외곽에서 다시 불안 조짐이 일고 있다. 르몽드, AFP, 가디언 등 유럽 언론들은 16일 파리 주변 빈민 거주지역들에서 경찰을 겨냥한 청소년들의 공격이 유행병처럼 번지는 등 소요사태가 다시 불거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밤 파리 외곽 에피니 쉬르 센에서는 골목에 숨어있던 10대 소년들이 경찰 순찰차를 공격해 경관 1명이 다쳤다. 소년들은 경찰차를 세우고 최루탄을 쏘며 공격했고, 경찰들은 공포탄을 쏘며 도망쳤다. 지난달 19일에는 남쪽 ..

마돈나의 입양

`입양도 쇼핑처럼 초고속으로?' 미국 팝스타 마돈나(48)가 남부 아프리카 빈국 말라위에서 아기를 입양했다. 마돈나와 남편 가이 리치는 말라위 보건당국으로부터 `임시 입양' 허가를 받은 뒤 아기를 데리고 일단 출국했으나, 현지 방문 2주 만에 속전속결 식으로 이뤄진 입양 절차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마돈나 부부는 16일 경호원을 시켜 생후 13개월 남자 아기 데이빗 반다를 데리고 출국하게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말라위 출입국관리 요원은 반다의 여권이 발부됐으며 마돈나의 경호원이 아기를 데리고 수도 릴롱궤 공항을 떠난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 4일 말라위에 입국한 마돈나는 반다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뒤 12일 릴롱궤 고등법원으로부터 `입양 임시허가'를 받았다. 10월5일, 말라위를 방문해 에이즈 고아들을..

장자일기/ 이것과 저것

‘이것’과 ‘저것’ 10. 사물은 모두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모두 ‘이것’ 아닌 것이 없다. 자기를 상대방이 보면 ‘저것’이 되는 줄을 모르고, 자기가 자기에 대한 것만 알 뿐이다. 그러기에 이르기를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 대문에 생긴다고 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것’과 ‘저것’이 서로를 생겨나게 한다는 ‘방생(方生)’이라는 것이지.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됨이 있기에 안 됨이 있고, 안 됨이 있기에 됨이 있다. 옳음이 있기에 그름이 있고, 그름이 있기에 옳음이 있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은 일방적 방법에 의지하지 않고 [전체를 동시에 볼 수 dT는] 하늘의 빛에 비추어 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를 그렇다 함(因是)’이다..

만델라 자서전 -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만델라 자서전 -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Long Walk to Freedom: The Autobiography of Nelson Mandela (1994년) 넬슨 만델라 (지은이) | 김대중 (옮긴이) | 두레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투사로 인종차별 철폐 투쟁을 벌이던 만델라 할아버지는 아프리카 흑인 이웃나라들을 돌면서 지원을 호소하는 활동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감옥에 가기 전 탄자니아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니에레레 대통령(탄자니아 대통령)은 내가 음베야로 갈 때 그의 전용기를 빌려주었다. 거기서 다시 로바체로 가는데 조종사가 내게 카니에에 착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왜 계획이 변경되었는지 걱정스러웠다. 카니에에 내리니 지방 치안판사와 보안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백..

딸기네 책방 200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