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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이 경찰인가

"세계은행이 경찰인가. 빈곤국 국민들에 대한 `집단 징벌'은 안된다."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차관 제공을 잇달아 중단 혹은 보류한 것을 놓고 내부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4일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해부터 차관을 제공받은 국가들의 부패 문제를 들어 개도국 지원을 끊으면서 내부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으며 특히 유럽과 개도국 출신 관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작년말 인도와 약속했던 8억달러 차관 제공을 보류한 이래 케냐, 콩고, 차드,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도국 차관 계약을 줄줄이 철회하거나 중단시켰다. 울포위츠 총재는 1990년대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독재정권 때 세계은행 차관의 10∼25%가 부패한 관리들과 그 일..

뻔뻔한 일본과 싸우는 미국 의원

일본군 종군위안부 만행을 비판하는 결의안이 미 의회에서 빛을 보기까지는 파킨슨병과의 싸움 속에서도 전쟁범죄 책임을 묻기 위해 전력을 다한 한 의원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하게 되는 민주당의 레인 에번스(55.일리노이) 하원의원은 13일 오전 미 하원 레이번 빌딩 2172호 국제관계위 전체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동료 의원들의 회의 진행과정을 지켜봤다. 헨리 하이드 하원 위원장이 직권으로 만장일치 통과된 것으로 하겠다며 가결을 선포하자 에번스 의원은 감격에 젖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에번스 의원은 지난 4월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스미스 의원(뉴저지주)과 공동으로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 관련 결의안을 낸 인물. 이 결의안은 50대 한창 나이에 은퇴를 결심할 수 밖..

오르한 파묵, 그리고 터키라는 나라

터키의 과거사를 비판했다가 재판까지 받았던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대표작인 '내 이름은 빨강'으로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2일 스웨덴 한림어의 결정이 발표된 뒤 터키에서는 "터키 문학의 더없는 영광"이라는 환호와 함께 보수주의자들의 비아냥이 쏟아지면서 엇갈린 반응이 터져나왔다. 같은 날 프랑스에서는 옛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비판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터키는 하루 동안 국제적인 영광과 오명을 함께 껴안은 셈이 됐다. 작가가 아니라 배우 같군요, 파묵 선생. 터키인들 `환호' 한쪽에선 `냉소' 파묵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터키 정부와 문학계는 일제히 환영과 축하를 보냈다. 이스탄불의 작가 쳉기즈 악타르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그는 현대 터키의 깨어있는 의식을 상징하는 ..

노벨문학상은 오르한 파묵에게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합니다! '내이름은 빨강' 느무느무 좋게 읽었던지라, 파묵의 수상이 기쁘다. 올해도 후보로 거론된 사람은-- 바르가스 요사(어쩐지 정이 안 가는), 아모스 오즈(이 사람이 수상해도 굉장히 기뻤을 터이지만), 아도니스(통 접하기 힘들어서 잘 모르겠음), 고은 시인(문학성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걸 우리도 스스로 잘 알고 있지 않나;;)... 파묵의 수상-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내이름은 빨강' 이외의 다른 소설을 사실 읽지 못해서 단언하긴 힘든데, 98년 작품으로 2006년 상받았으니 노벨상 싸이클이 엄청 빨라지긴 한 모양이다. 과학분야에서는 업적과 수상 사이 시차가 최근 급격하게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이젠 문학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라면 ..

딸기네 책방 2006.10.13

축구선수들의 희한한 부상

12위. 노르웨이 국대 Svein Grondalen 이분은 트레이닝 삼아 조깅을 나갔다가 사슴에 치어 국가대표 경기를 미스했습니다. 11위. 전 토트넘 선수 Allan Nielsen 트레이닝 소집 전날 어린 딸아이와 놀아주다가 딸아이가 눈에 펀치를 날리는 바람에 일시적인 시력 손상. 10위. 전 잉글랜드 대표, 감독 Kevin Keegan 목욕하다가 발가락을 헛디뎌 수도꼭지에 찌어 전력이탈. 9위. 전 첼시선수 Darren Barnard 개 오줌에 무릎이 뒤틀려 인대 손상. 전력이탈. 8위. 전 리버풀 Michael Stensgaaard 다리미판이 추락해서 어깨탈구 역시 전력이탈. 7위. 전 포츠머스, 토트넘 Dave Beasant 셀러드 크림 병을 가지고 놀다 베임 역시 전력이탈. 6위. 전 입스위치,..

인종차별로 가는 러시아

러시아에서 나치즘을 연상케하는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인종차별 바람이 불고 있다. 옛 소련 해체 이후 기승을 부렸던 배타적인 민족주의에 크렘린의 정치적 계산이 겹쳐져 소수민족, 유색인종을 겨냥한 차별과 공격이 빈발하고 있는 것.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0일 러시아 정부가 국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불만을 희석시키기 위해 인종차별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민노동자 축출 등으로 이어지는 극우파들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기사를 실었다. 알렉산더 벨로프는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인종주의 행동단체 `불법이주반대운동'(DPNI)을 이끌고 있다. 주로 반(反)이민 거리시위 등에 집중하고 있는 DPNI 같은 단체의 활동이 러시아에서는 과격 일탈이 아닌 하나의 정치적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불법 ..

핵 가진 나라, 못 가진 나라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핵 클럽 가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에 `핵 클럽'이라 할 수 있는 공식 핵무기 보유국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뿐이지만, 공식 비공식적으로 핵무기를 갖고있거나 개발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들은 많다. 한때 핵무기 개발까지 시도했다가 국제사회의 압력에 포기한 나라가 있는가 하면, 옛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처럼 `자발적으로' 핵탄두를 해체한 나라들도 있다. 이란과 리비아처럼 엇갈리는 길을 택한 국가들과 그에 대한 미국 및 국제사회의 대응은 향후 북한에 대한 `처리'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식·비공식 `핵 클럽' 국가 국제사회가 `인정한'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칭기스칸 시대와의 낯선 대면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2004)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지은이) | 정영목 (옮긴이) | 사계절출판사 | 2005-02-01 일단 재미있었다. 이런 종류, 잡학상식 역사책 즐겨보지 않을뿐더러 늘 평가절하해왔는데. 제임스 레스턴 ‘신의 전사들’에 이어 이번엔 칭기스칸 책을 읽게 됐다. 저자가 ‘야만과 문명 누가 승리하는가’의 잭 웨더포드이고 알라딘 서평들이 괜찮길래 덩달이처럼 사놓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처음엔 자리에 앉아 줄쳐가며 읽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출퇴근길 전철 안에서 읽었다. 제목이 좀 과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칭기스칸이 잠든 유럽을 어떻게 깨웠을까? 왜 깨웠을까? 이런 질문을 갖고 읽으면 ‘낚시질’에 속는..

딸기네 책방 2006.10.10

발칸의 역사- 언제나 어려운 이름, 발칸.

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이순호 옮김. 을유문화사 서양사람 멋대로 이리저리 흘러가게 글 쓰는 딱 그런 스타일의 문체다. 발칸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 보니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책도 적당히 이뻐보이고 해서 세미나용으로 골랐는데 별 재미가 없었다. 발칸은 가난했지만 그래도 나름 발전을 추구했고(당연한 것 아닌가?) 폭력적으로 보이지만 원래 발칸사람들 인격이 폭력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이것도 당연하지 않느냐고;;). 이런 식으로 써놓으면, 시쳇말로 ‘야마’(핵심)가 없잖아. 접근 방식도 인구통계학적 관점, 정치사 일지처럼 보이는 약사(略史) 따위가 뒤죽박죽 중구난방이다. 보스니아 내전은 끔찍했다. 말 그대로 ‘화약고’에 화약이 터졌고, 그 폭력성 엽기성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였다. ..

딸기네 책방 2006.10.07

'조용한 비행기' 개발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이착륙 소음을 `세탁기 수준'으로 낮추고 연료소모량도 크게 줄인 `조용한 비행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조용한 항공기 계획(Silent Aircraft Initiative)' 팀이 3년간의 작업을 통해 이착륙 소음을 제거하고 연료소모량을 줄인 215인승 여객기 콘셉트 모델을 6일 공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SAX-40으로 명명된 이 여객기는 꼬리 날개가 없고 몸통과 날개가 한 덩어리로 이뤄진 일체형 구조를 갖고 있다. 보통 여객기와 달리 스텔스 첩보기처럼 날개가 앞쪽에 붙어있고, 꼬리 날개 대신 양 날개 끝에 한 쌍의 안정 장치가 달려 있다. 날개 폭 68m에 동체 길이 44m로 보잉사의 767 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