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헝가리 데모

딸기21 2006. 10. 2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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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째 계속되고 있는 헝가리의 반정부시위가 격화돼 소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옛 소련에 맞서 항쟁을 일으켰던 1956년 `헝가리 봉기' 50주년 기념일인 23일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는 시민 수천명이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시민들은 옛소련제 고철 탱크를 거리로 움직여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고무탄, 물대포, 탱크


이날 부다페스트 시내 국회의사당 부근 엘리자베스 광장과 딕 대로 등에서는 우파 야당인 페디즈헝가리시민연합(FHCU)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시민 수천 명이 모여 페렌츠 주르차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부다페스트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FHCU 측은 연인원 1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당 소속의 주르차니 총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경제지표를 조작, 선전했던 사실이 들통 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3일 시위에서 몇몇 시위대는 거리에 세워져 있던 옛 소련제 T34탱크를 끌고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경찰의 방어선에 부딪쳤다. 경찰은 고무탄과 물대포, 최루탄을 쏘면서 의사당 주변을 방어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수십 명이 다쳤다고 BBC방송 등은 전했다. 국영 MTI통신은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여성, 노인들이 다치면서 시위대의 감정이 격화됐다고 지적했다.




Protesters ride on a Russian-made T34 tank stolen from an exhibition of
the 1956 Hungarian uprising in downtown Budapest, Hungary, Monday, Oct. 23, 2006. /AP


빛바랜 `봉기 50주년'


이날 시위로 헝가리 정부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봉기 50주년 기념행사는 빛이 바래고 말았다. 헝가리 정부는 기념위원회를 만들어 2년 전부터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해왔다. 주르차니 총리 측은 헝가리의 민주화와 경제개발을 홍보하는 선전장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해왔으며 유럽 곳곳으로부터 하객들을 불러 모았다. 기념식에는 야프 데 후프 셰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등이 참석했으며, 유럽연합(EU)의 호세 마누엘 바로수 집행위원장이 기념사를 했다. 그러나 정작 헝가리 야당들은 기념식을 보이콧했고 거리는 시위대에 점거됐다.

1956년 헝가리 봉기는 옛 소련의 조종을 받는 공산정권의 독재에 맞서 일어난 것으로, 이듬해 1월까지 석달 여 동안 거센 시위와 유혈진압이 이어졌다. 헝가리인 2800명과 소련군 700명이 숨졌으며 20만 명이 헝가리 밖으로 탈출하고 225명이 처형됐다. 이 사건은 폴란드 자유노조운동과 함께 동유럽 민주항쟁의 상징으로 여겨져왔다.


우익 바람 우려


헝가리는 옛 소련이 무너진 뒤 1990년 자유선거를 치렀고 2004년에는 EU에 가입해 `자유세계'의 일원이 됐다. 루마니아나 옛 유고연방 같은 주변 동유럽국들과 달리 비교적 건실한 경제성장을 해왔고, 국내총생산(GDP)의 80%를 민간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자본주의화도 많이 진전돼 있다. 그러나 EU 가입 전후로 정부가 서유럽 국가들의 지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 재정 압박이 심해졌고, 고용불안이 가중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야당은 이번 시위를 50년 전 봉기에 비교하며 민주화 투쟁의 연장이라 주장한다. 반면 주르차니 총리는 "스탈린 체제에 맞선 항쟁과 지금의 우익 소요를 비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 일축했다. 50년 전 항쟁에 참가했던 노년층은 이번 시위에서 우익청년들의 목소리가 컸던 점을 걱정스런 눈으로 보고 있다. 실제 부다페스트 중심가 코수트 광장에는 2차대전 당시 헝가리 친나치 정당의 상징이던 깃발이 등장했고, 축구 훌리건들의 난동까지 겹쳐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은 이번 시위를 10여년에 걸친 `자유화'의 스트레스가 총체적으로 폭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에르제베트 테르 근처에 있었는데 시위하는 거 함도 못 봤어요. =_=; 2006/10/30    
  다녀왔구나! 200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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