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 공인 `음주 대국' 러시아가 가짜보드카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BBC방송은 30일 러시아 시베리아 지방에서 공업용 솔벤트로 만든 가짜 보드카들이 유통돼 이를 마신 사람들이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가짜보드카는 최근 몇주 동안 시베리아 여러 지역에서 팔려나갔는데 이로 인한 환자가 이르쿠츠크시에서만 9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4개 도시·지역에서는 가짜보드카 사태 때문에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병원에는 간 경변 등을 일으킨 환자들이 계속 실려 오고 있어 수천 명을 헤아릴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솔벤트는 청소용제 등으로 쓰이는 화학물질로, 이 물질에 인체가 오랜 기간 노출되기만 해도 큰 부작용을 낳는다. 임산부가 이 물질에 노출되면 아기가 색맹 등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어린이들의 경우 이걸 접했을 때 천식에 걸릴 수도 있다. 가짜휘발유 제조 등에 사용되는 솔벤트는 인화물질이어서 각국이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유독성 물질인 솔벤트로 보드카를 넣어 만든 간 큰 밀주 조직은 한두 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베리아 남쪽 보로네즈에서 당국에 적발된 한 밀매조직은 무려 600톤의 솔벤트로 가짜보드카를 만들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에도 중부 벨고로드에서 독성물질이 들어있는 보드카를 먹은 이들 1000명이 병원에 실려 가는 사고가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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