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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벤스보른, '히틀러의 아이들'

딸기21 2006. 11. 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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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시절 나치 독일이 `인종적으로 우월한 아리안족'의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해 뽑아 양육했던 아이들이 있다. 금발에 푸른 눈, 창백한 흰 얼굴을 가진 이 아이들이 노인이 되어 한데 모였다.

로이터통신은 나치의 `레벤스보른(Lebensborn·생명의 샘)' 계획에 따라 키워졌던 아이들이 독일 북서부 마크데부르크주에 있는 베르니게로데에서 4일 만나 당시의 상처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나치는 순수 독일 `아리안 인종'에 대한 신화를 퍼뜨리면서 아리안족 순혈로 판명된 가족에게는 다산을 장려하며 정부 보조금을 지불하고, 반대로 정신지체인이나 혼혈아, 유대인 등은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는 낙인을 찍어 강제 불임을 시키고 학살했다. 나치는 신체적 기준으로 아이들을 선발, 부모에게서 격리시켜 집단양육하면서 순수 아리안 혈통을 선전했었다. 이렇게 뽑혀 `진열'됐던 아이들은 2차 대전 후 그대로 버려져 방치됐으며 상당수는 노르웨이, 옛 소련과 동유럽 지역 등으로 흩어져 숨어살아야 했다.

 
나치가 운영했던 레벤스보른 양육시설

베르니게로데 모임은 타의에 의해 가족과 떨어져 키워지고 버림받아야 했던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상처를 치유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레벤스푸렌(생명의 추적)이라는 비정부기구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나치 몰락 뒤 60여년 간 홀로코스트(유대인학살) 같은 만행들은 많이 알려졌지만, 또다른 피해자인 `레벤스보른 아이들'은 주목받지 못했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임을 이끈 레벤스푸른의 마티아스 마이스너 사무국장은 "그들을 양지로 끌어내 치유하고 이야기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모임 취재를 설명했다. 

모임에 참석한 35명 중 한명인 폴커 하이니케(66)는 "독일 점령 때 고향인 우크라이나에서 히틀러 군대에 끌려가 독일인 부부에게 맡겨졌다"며 "내 인생은 완전히 잘못됐다는 생각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스 울리히 베슈(63)라는 노인은 "가족과 떨어져 처음엔 히틀러친위대(SS) 멤버들과 살았고 그 다음에는 캠프에 수용됐다"며 이후의 인생에 대해선 말하길 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