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유럽 대규모 정전사태

딸기21 2006. 11. 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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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초입에 들어선 4일 밤 독일을 비롯해 유럽 곳곳에서 대규모 연쇄 정전이 발생했다.
이날 밤 정전은 독일에서 갑자기 추위가 닥치면서 일어났다. 전력수요가 급증한 와중에 독일 전력업체 관계자들이 북서부 쾰른에서 송전망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자 고압선을 차단하면서 과부하가 걸린 것. 쾰른에 이어 독일이 자랑하는 루르 공업단지에도 전력 공급이 30분 가량 중단됐으며 열차 수십대가 2시간 가까이 멈춰섰다.

이어 유럽의 변전소들에서 연쇄적으로 송전이 자동 차단되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 각국들로 정전이 퍼져갔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프랑스 파리와 동부 지역에서는 500만명이 정전을 겪었으며,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르고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에몬테와 리구리아, 남동푸 푸글리아 등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스페인에서는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대도시, 사라고사와 안달루시아 등 곳곳에 전기가 끊겼다. 벨기에의 경우 항구 도시 안트베르펜이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지역에 따라 30분∼1시간 씩 전기 공급이 중단됐지만 이날 정전으로 인한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문제가 생긴 독일 전력공급망을 관리하는 에너지회사 이온(E.ON)과 프랑스측 전력공급사 RTE 등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전은 통합을 향해 가고 있는 유럽 각국들 간 긴밀한 연계로 인해 자칫 대규모 재난이 올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캘리포니아 정전과 같은 사태를 맞기 위해 유럽 전체 전력을 총괄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사태는 유럽의 전력공급망이 사실상 하나로 연결돼있는데도 통합적으로 이를 관리할 기구가 없어서 생겨난 것"이라며 유럽 전체의 전력망을 총괄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전력소비가 늘어난 반면 인프라 투자는 늘지 않아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었다. 지난 2003년 8월 발생한 미국, 캐나다 정전사태는 전력 민영화와 설비투자 부족 때문에 대규모 정전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유럽에서도 같은 해 9월 한차례 정전이 곳곳을 휩쓴 전례가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 8월 도쿄(東京), 지바(千葉)현 일대 정전이 발생했었다.

  흡사 SF영화를 보는 듯 하네요 200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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