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궁금했던, 로크의 정체.
Roc by Edward Julius Detmold
로크는 신드밧드의 모험에 나오는 큰 새다.
이 새가 누구인지 궁금했었는데 에드워드 윌슨의 The Future Of Life' 읽다가 답을 알아냈다. 매우 뜻밖의 장소에서 열쇠를 찾아낸 셈인데, 로크는 마다가스카르에 살았다고 한다.
마다가스카르(말라가시)는 아프리카 동쪽에 있는 큰 섬이다. 아프리카랑 가깝지만 지질학적으로는 인도에서 떨어져나온 것이라고 한다. (섬들이 떠다닌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다)
The merchants break the roc's egg, Le Magasin pitoresque, Paris, 1865
옛날옛적, 사람들이 찾아오기 전 이 섬에는 큰 동물들이 많이 살았대요. 윌슨을 걔네들을 '메가동물군'이라고 부르는데, 2000년전 사람들이 인도네시아 쪽에서 처음 건너오기 전에 이 섬은 그야말로 큰 동물들의 낙원이었더란다.
몸길이 1미터가 넘는 거대한 거북이, 소만한 피그미하마, 시라소니만한 몽구스, 말라가시 말로 아아드바르크라는 정체 모를 녀석. 얘는 대체 뭔지 모르겠다.
그리고 큰 새들이 있었다. 타조처럼 큰 Aepyornis 라는 종류는 키가 3미터나 되고 몸무게는 500킬로그램 나가고 알은 축구공만했다.
아랍 무역상들이 9세기부터 마다가스카르를 드나들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얘네가 멸종되지 않았었던 모양이다. 신기한 큰 새를 본 아랍상인들은 그 얘기를 퍼뜨렸고, 바그다드와 페르샤의 이야기꾼들은 신드밧드 이야기 속에 독수리보다 큰 무시무시한 새, 거대한 발톱으로 코끼리도 잡아챌 수 있는 엄청난 새를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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