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이 사진을 보니.

요르단 암만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이라크 소년이 사담 후세인 얼굴이 그려진 옛 디나르 지폐들을 기념품으로 팔고 있다. 로이터 사진, 날짜는 2월 6일. 설명에는 '이라크 소년'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진에는 구멍 뚫린 빨간양말을 신은 가난한 두 발만 나와 있다. 돌멩이로 눌러놓고 파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기념품가게도 아닌 행상처럼 보인다. 암만은 현대적인 대도시인지라 사해 머드팩을 비롯해 다종다양한 기념품들을 파는 화려한 가게들이 많지만 '이라크 소년'이 그런 곳에 드나들 수는 없을 것이고. 식민지는 아니라지만, '망한 나라'가 던져주는 잔상이로구나. 저 사진을 보니 여러가지가 생각난다. 우리 집 책꽂이에 아직도 저 디나르화들이 여러 장 들어있는데 나중에 그것들도 어느 곳의 기념품가게에다가 내다 팔 일이 ..

장자일기/ 여희의 후회

여희의 후회 26. 삶을 즐거워하는 것이 미혹 아닐가? 죽음을 싫어하는 것은 어려서 집을 잃고 돌아갈 줄 모름과 같은 것 아닐까? 미녀 여희(麗姬)는 애(艾)라는 곳 변경지기 딸이었네. 진(晋)나라로 데려갈 때 여희는 너무 울어서 눈물에 옷깃이 흠뻑 젖었지. 그러나 왕의 처소에 이르러 왕과 아름다운 잠자리를 같이 하고 맛있는 고기를 먹게 되자, 울던 일을 후회하였다네. 죽은 사람들도 전에 자기들이 삶에 집착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까? 난 어릴 때 '계집 姬'라고 배운 것 같은데 요사이 컴퓨터에는 '아가씨 희'라고 나오네. 그렇구나 '놈 者'도 '사람 자'가 되었고. 구작자와 장오자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규중칠우쟁론기 같은 책에 교두각시 세요각시 하는 이름들이 나오는 것처럼 사물을 의인화시켜 우화를 만든 것..

앤디 로딕.

지난주, 이번주 2주 동안 아주 테니스에 미쳐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호주오픈, 이제 딱 결승만 남겨놓고 있다. 내일 오전에 여자 단식 결승, 일요일엔 남자 단식 결승. 여자는 샤라포바와 세레나 윌리엄스(꼼꼼이가 '궁둥이'라고 부르는;;)가 맞붙겠고 남자는 오늘 준결승 치를 페르난도 곤살레스-토미 하스 둘 중 한 사람이 로저 페더러와 붙게 된다. 토미 하스라는 선수는 경기를 한번도 못 봐서 잘 모르겠는데(아쉽게도 나의 테니스 시청 역사가 얼마 안되었다;;) 곤살레스는 준준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을 너무나도 매끄럽고 기술적으로 꺾어버리는 걸 보고 감동했었다. 어제 페더러와 앤디 로딕 경기가 있었다. 고개숙인 앤디 로딕, 위로하는 페더러. 앤디 로딕. 한때는 랭킹 1위 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7위, 이번 대회엔 6..

사과들끼리 싸우는구나...

`두 애플(Apple) 사이의 오랜 분쟁이 끝났다.' 미국 컴퓨터회사 애플과, 비틀스가 세운 영국 레코드회사 애플 간의 오랜 상표권 분쟁이 5일 타결됐다. `애플'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두 회사 사이의 분쟁은 25년 이상 계속된 공방 끝에 `윈-윈'으로 결론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애플 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비틀스를 사랑하는 우리에겐 지난 몇년은 힘겨운 시간이었다"면서 "이름을 둘러싼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컴퓨터 회사 애플의 정식 이름은 `Apple Inc.'이고 애플 레코드사의 이름은 `Apple Corps'이다. 두 회사 모두 사과를 가리키는 영어 단어를 회사 이름으로 쓴다. 세상에 더 많이 알려진 것은 컴..

이놈들!! 기어이...

축구를 매우 좋아하지만, 때로는 밥보다도 치킨보다도 더 좋아하지만, 경기장 폭력은 그래도 안 된단 말이지... 폭력과 인종차별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이탈리아 축구. 기어이 경기장 난동 때문에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체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무제한 경기 중단'을 선포,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세리에A 리그 경기들을 올스톱시켰다(최근에 세리에A가 프리메라를 제치고 리그 순위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그건 순전히 레알이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로마노 프라디 총리가 축구협회측에 `강력한 대처'를 주문하고 나오면서 축구장 폭력 문제는 이탈리아 정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무기한 경기 중단" 이탈리아 축구연맹이 세리에A 경기들을 2일 오후 전면 중단시켰다. 이탈리아..

카지노 경쟁시대

영국의 공업도시 맨체스터가 `카지노 도시'로 변한다. 영국 언론들은 정부가 추진해온 `수퍼카지노 프로젝트'의 대상지로 맨체스터가 선정됐다고 31일 보도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가 세계 최대의 카지노도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맨체스터가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맨체스터의 도전 카지노 도시를 만들기 위해 후보지들을 놓고 검토 작업을 벌여온 영국의 카지노자문위원회(CAP)가 정부에 중부 내륙도시 맨체스터를 1순위로 추천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2005년 도박법을 고쳐 `수퍼카지노' 관련 조항을 만들고 지역개발 전문가들로 이뤄진 독립 자문기구인 CAP를 구성해 계획을 추진해왔다. 수퍼카지노는 초대형 도박장과 호텔, 컨벤션센터, 유흥시설 등을 갖춘 라스베이거스형..

비엔나의 '남녀 평등 표지판'

오스트리아 비엔나시(市)가 최근 새로운 `남녀평등' 안내판을 도입했다. 23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시가 선보인 것은 공공 교통수단에 설치되는 노약자석 표지판. 기존 표지판은 임신한 여성과 아이를 안은 여성, 남성 노인과 남성 장애인, 환자의 모습이 담긴 그림 네 개로 이뤄져 있었으나 바뀐 표지판에서는 임신부를 제외한 3명의 성(性)이 바뀌었다. 특히 남성이 아기를 안은 모습으로 바뀐 것이 눈길을 끈다. 시 정부는 또 공공시설이나 공사장의 안전표시도 바꾸어 선보였다. 비상구 표시에는 남성 대신 치마를 입은 여성이 문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넣었고, 공사장 안내판에도 여성이 삽질을 하는 모습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이 표지판들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일었다. 기존 성역할에 충실할 것을 원하는 이들은 새 표지판..

어린이 납치.

일본에서 몇해전에 감금상태로 십몇년을 살다가 구출된 여자아이 사건이 있었다. 어떤 미친놈이 어린아이를 납치해다가 방안에 가둬놓고 십몇년을 사육하듯 했는데, 나중에 구출된 아이는 10대 후반인가 20대 초반인가 그랬는데 외부인들을 만난 적이 없어 말하는 법을 잊었다고 했다. 말 배우는 능력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돼있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아예 그 능력을 잃어버려서 말하는 법 자체를 모르게 된다. (그러니까 정글북이나 타잔은 거짓말이다) 이 사건에서 황당한 것은, 그 미친놈의 나이든 엄마가 같은 집에 살았는데 아들방에 아이가 갇혀있는 것을 십수년간 몰랐다고 증언했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의 단면인 것 같긴 한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지. 작년엔 독일에서 여자아이가 그렇게 납치, 감금됐다가 도망을 쳤다. 아이..

루브르가 됐건 뭐가 됐건- 훔친 걸로 생색내기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과 퐁피두센터가 해외 분관을 만들어 소장품들을 장기대여하는 `사업'을 벌일 모양이다. AFP, 로이터통신 등은 벌써 이달 초부터 루브르박물관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인 아부다비에 분관을 낼 계획이라고들 보도를 했다. 조르주 퐁피두 전대통령의 이름을 따 지어진 퐁피두센터는 이달 말로 개관 30주년을 맞는데, 국제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 상하이(上海)에 분관을 낼 계획이다. 상하이 분관은 2010년에 문을 여는데 중국이 소유권을 갖고 운영과 프로그램만 퐁피두 측이 맡는다고 한다. 프랑스 예술계는 이 문제로 발칵 뒤집혔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박물관 큐레이터등 3000여명이 "돈 때문에 프랑스의 자랑거리인 유물과 미술품들을 밖으로 돌릴 수는 없다"며 박물관의 상업화에 ..

국제무대에서 인기 있는 도시들

각종 국제회의나 정상회담 장소로 유독 인기를 끄는 도시들이 있다.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회의가 열렸던 케냐의 나이로비나 인권 관련 국제회의 단골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 같은 도시가 바로 그런 곳들이다. 지난해말 아시안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페르시아만 작은 나라 카타르의 수도 도하, `반세계화 지식인'들의 집결지로 알려진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 같은 도시들도 비슷한 `컨퍼런스 도시' 목록에 올릴 수 있다. 국가보다 더 잘 나가는 이런 도시들, 비결은 무엇일까. 도시와 기린, 어울리지 않는 이런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나이로비의 매력이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바라본 스카이라인. 나이로비는 실제로는 스모그로 꽉 찬 번잡한 대도시이지만, `동물의 왕국' 이미지를 통해 환경 도시로 부각됐다. `환경' 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