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8

장자일기/ 털끝과 태산

털끝과 태산 18. 세상에 가을철 짐승 털끝보다 더 큰 것은 없으니 태산도 그지없이 작다. 갓나서 죽은 아기보다 오래 산 사람은 없으니 팽조도 일찍 요절한 사람, 하늘과 땅이 나와 함께 살아가고, 모든 것이 나와 하나가 되었구나. 모든 것이 원래 하나인데 달리 무엇을 더 말하겠느냐? 그러나 내가 모든 것은 하나라고 했으니, (내가 한 말의 대상이 생긴 셈이라) 어찌 아무것도 없어서 말을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나라는 것과 내가 방금 말한 ‘하나’가 합하여 둘이 되었고, 이 둘과 본래의 하나가 합하여 셋이 된다. 이처럼 계속 뻗어가면 아무리 셈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그 끝을 따라잡을 수가 없을 것이니 보통 사람들이야 일러 무엇하겠나? 없음에서 있음으로 나아가도 이처럼 금방 셋이 되는데, 하물며 있..

장자일기/ ‘있음’과 ‘없음’

‘있음’과 ‘없음’ 16. 이제 말 한 마디 해보자. 이 말이 ‘이것’과 같은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같든지 다르든지 그것들과 한가지임이 분명하므로, 사실 그것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도 한번 말해보자. 17. ‘시작’이 있으면 아직 ‘시작하기 이전’이 있게 마련이다. 또 ‘아직 시작하기 이전의 이전’이 있게 마련이다. ‘있음(有)’이 있으면 ‘없음(無)’이 있게 마련이다. 또 ‘있음 이전의 그 없음’이 아직 있기 이전이 있어야 한다. 또 없음이 아직 있기 이전이 아직 있기 이전, 그것이 아직 있기 이전의 없음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데 갑자기 있음과 없음의 구별이 생긴다. 있음과 없음 중에 어느 쪽이 정말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 내가 뭔가 말했지만 이렇게 말한 것이 정말로 뭔..

[케냐]마사이족 마을에서

어릴 적 보았던 소년잡지의 동물만화에는 마사이족이 곧잘 등장했다. 특유의 유선형 날이 달린 긴 창을 휘어잡고 사자를 좇는 마사이족은 야성의 상징이다. 케냐의 동서 고원을 가르고 있는 거대한 협곡은 마사이족의 땅이다. 개발의 길을 택한 다른 부족들이 나이로비와 뭄바사 같은 대도시에서 번잡한 현대인의 생활에 적응한 반면 마사이족들은 여전히 광활한 구릉과 협곡에서 유목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케냐 남쪽 탄자니아 접경지대 암보셀리의 마사이 마을을 찾아갔다. 이 마을에는 182명이 살고 있는데 모두 4개 집안 사람들이다. 소, 양, 염소, 당나귀 따위를 키우고 세공품을 관광객들에게 팔고 집 구경을 시켜주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마사이의 소들은 건조기후에 적응해, 신기하게도 낙타처럼 등에 혹이 달렸다. 건기와 우기, ..

장자일기/ 세 가지 지극한 경지

세 가지 지극한 경지 14. 옛 사람들 중에는 지혜가 지극한 경지에 이른 이들이 있었다. 얼마나 깊은 경지에 이르렀을까? 아직 사물이 생겨나기 전의 상태를 아는 사람이 있었다. 이것은 지극히 완전한 경지로 더 이상 덧붙일 것이 없었다. 그 다음은 사물이 생겨나긴 했으나 거기에 아직 경계가 없던 상태를 아는 사람이 있었다. 그 다음은 사물에 구별은 있으나 아직 옳고 그름이 없던 상태를 아는 사람이 있었다. 옳고 그름을 따지면 道가 허물어진다. 도가 허물어지면 욕망(愛)이 생겨난다. 그러나 이루고 허물어지는 것이 과연 있는 것일까? 이룸과 허물어짐이란 따로 없는 것 아닐까? 15. 이룸과 허물어짐이 있다는 것은 소문(昭文)이 거문고를 타는 것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룸과 허물어짐이 없다는 것은 소문이 거문고를..

[케냐]마사이마라 '사파리' 여행

케냐 수도 나이로비를 떠나 마사이마라(Masai Mara)로 가는 길. 매연으로 가득찬 나이로비를 뒤로 하고 자동차로 1시간여를 달리니 고원이 끝나면서 광대한 계곡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인잔처럼 하늘을 향해 손가락들을 벌린 유포비아(선인장 종류)와 가시 돋친 아카시아 숲을 지나 절벽같은 내리막을 달려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대협곡)에 이르렀다. 나이로비의 고원을 내려와 협곡이 시작되는 지역, 마이마휴 마을을 지나니 먼지가 폴폴 날리는 마른 초원 가운데에 위성 수신기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우와아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 케냐의 경제개발을 상징하는 협곡의 위성기지를 지나자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마사이 마을들이 눈에 들어왔다. 흙집 중에서 그래도 네모지게 각이 나온 것은 `새 집(modern house)'..

Masaki Shinozaki

Masaki Shinozaki의 그림들을 보다가, 마음에 들어서 좀더 찾아봤다. (http://cipango.typepad.com/cipango/2004/05/_masaki_shinoza.html 에서 퍼왔음) 조금 더 보고 싶으세요? 은근 무섭다는 의견도 많던데... The breast mountain Christmas previous night Dusk of summer Soft breeze Treasure hunt Heavy snowfall road Awakening Morning Hey Diddle Diddle The night before Xmas The night before Xmas Under sea Elementary school Thunder

신기하고 황당한 발명품들

과식을 하면 경고하는 접시, 입으면 저절로 기타를 칠수 있게 해주는 옷, 꽃가루 없는 꽃... 과학자들의 상상력은 끝이 없고 기술의 발명도 어디까지 이어질지 짐작하기 힘들다.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 엉뚱한 과학자들의 엉뚱한 발명품들이 잇달아 세상에 등장하고 있다. 뚱보 방지 접시 dpa통신은 28일 우크라이나의 한 과학자가 과식을 하면 독설을 퍼붓는 접시를 만들어냈다고 보도했다. 키에프 시내 자포리지야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흐리호리 차우소프스키라는 이름의 이 과학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름 15㎝ 크기의 `말하는 접시'를 공개했다. 이 접시는 손바닥 크기의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일정량이 넘는 음식을 담으면 경고메시지가 흘러나오도록 돼 있다. 또다른 접시 하나에는 신서사이저가 장..

장자일기/ 조삼모사(朝三暮四)

조삼모사(朝三暮四) 13. 사물이 본래 하나임을 알지 못하고 죽도록 한쪽에만 집착하는 것을 일러 ‘아침에 셋’이라 한다. ‘아침에 셋’이라 한다. ‘아침에 셋’이 무슨 뜻인가? 원숭이 치는 사람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주면서 ‘아침에 셋, 저녁에 넷을 주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이 모두 성을 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그러면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다. 명목이나 실질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원숭이들은 성을 내다가 기뻐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옳고 그름의 양극을 조화시킨다. 그리고 모든 것을 고르게 하는 ‘하늘의 고름(天鈞)’에 머문다. 이를 일러 ‘두 길을 걸음(兩行)’이라고 한다. 원래 열자(列子)에도 있는 얘기라고 하고 워낙 많이 알..

오랜만의 잡담

지난 화요일 상황. 칼럼 써주시는 일본인 선생님이 계시다. '아는 사이'라고 할 수는 없고;; 칼럼 오면 번역해서 올리는 것이 내 일이기 때문에 어찌어찌 그 선생님과의 연락을 맡고 있다. 이너넷으로 사진도 봤고... 글도 보는데, 글이 그닥 튀지는 않는다. 좀 재미없는... 수준... 한중일 젊은이들 얘기가 많은데(그분 전공이 비교사회학이라서) 반짝거리는 글들은 아니었고, 오히려 좀 희미한 느낌. 벌써 한달 전부터(일본인들 반드시 한달 전엔 약속) 오시기로 한 거였고 사흘전에 서울 도착하셨다고 했고, 메일로 회사 지도 보내드리고. (그리느라고 힘들었다;;) 어제 낮 11:30분, 약속시간 딱~ 맞춰서(일본사람들과 만날 때 중요;;) 로비로 내려갔다. 쿵야! 웬 영화배우가 와있는 것 아닌가. JAPAN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