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장자일기/ 손가락과 말

손가락과 말(馬) 11. 손가락이 손가락을 가지고 그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님을 밝히는 것은 손가락 아닌 것을 가지고 손가락이 손가락 아님을 밝히는 것보다 못하다. 말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은 말 아닌 것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보다 못하다. 하늘과 땅도 하나의 손가락, 만물도 하나의 말. [일반적으로] 되는 것을 일러 됨이라 하고 되지 않는 것을 일러 되지 않음이라 한다. 길은 다녀서 생기고 사물도 그렇게 불러서 그렇게 된다. 어찌해서 그렇게 되는가? 그렇다고 하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다. 어찌해서 그렇지 않게 되는가?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그렇지 않게 되는 것이다. 사물에는 본래 그럴 까닭이 있고, 그럴 가능성도 있지. 그렇지 못한 것은 하나도 없고, 그럴 수 없는 것도 하나도 없..

장자일기/ 이것과 저것

‘이것’과 ‘저것’ 10. 사물은 모두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모두 ‘이것’ 아닌 것이 없다. 자기를 상대방이 보면 ‘저것’이 되는 줄을 모르고, 자기가 자기에 대한 것만 알 뿐이다. 그러기에 이르기를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 대문에 생긴다고 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것’과 ‘저것’이 서로를 생겨나게 한다는 ‘방생(方生)’이라는 것이지.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됨이 있기에 안 됨이 있고, 안 됨이 있기에 됨이 있다. 옳음이 있기에 그름이 있고, 그름이 있기에 옳음이 있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은 일방적 방법에 의지하지 않고 [전체를 동시에 볼 수 dT는] 하늘의 빛에 비추어 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를 그렇다 함(因是)’이다..

축구선수들의 희한한 부상

12위. 노르웨이 국대 Svein Grondalen 이분은 트레이닝 삼아 조깅을 나갔다가 사슴에 치어 국가대표 경기를 미스했습니다. 11위. 전 토트넘 선수 Allan Nielsen 트레이닝 소집 전날 어린 딸아이와 놀아주다가 딸아이가 눈에 펀치를 날리는 바람에 일시적인 시력 손상. 10위. 전 잉글랜드 대표, 감독 Kevin Keegan 목욕하다가 발가락을 헛디뎌 수도꼭지에 찌어 전력이탈. 9위. 전 첼시선수 Darren Barnard 개 오줌에 무릎이 뒤틀려 인대 손상. 전력이탈. 8위. 전 리버풀 Michael Stensgaaard 다리미판이 추락해서 어깨탈구 역시 전력이탈. 7위. 전 포츠머스, 토트넘 Dave Beasant 셀러드 크림 병을 가지고 놀다 베임 역시 전력이탈. 6위. 전 입스위치,..

개천절 특집- 세계신화 겉핥기;;

아득한 옛날 천상세계를 다스리던 상제(환인)에게는 환웅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환웅은 언제나 지상을 내려다보며 인간세상을 꿈꿔오다가, 아버지로부터 천부인(天符印)을 받아 삼위태백으로 내려간다. 환웅은 곰에서 사람이된 웅녀와 만나 단군이라는 아들을 낳는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단군신화의 내용이다. 역사가 오랜 대부분의 민족과 나라들은 자기네들만의 창조설화, 건국설화를 갖고 있다. 공동의 뿌리를 담은 이런 신화와 설화들은 민족·부족집단의 통일성과 자긍심의 원천이 되기도 했고, 전근대사회에서 통치자들의 정통성을 나타내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쓰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건국 영웅들의 이야기는 후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본보기가 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단군으로부터 한민족의 역사가 시작됐다는 개..

[케냐]초원 풍경

나이로비에서 마사이마라 가는 길이었던가. 안녕, 나무야. 나이로비에서 암보셀리 가는 길, 당나귀.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선 당나귀 볼 일이 참 많아요. 낙타 볼 일도 많고요. 아시아나 다른 지역도 그런가요? 흰개미집이랍니다. 저런 것들이 길가에 숱하게 솟아있어요. 숯을 파는 노점상. 아직도 전기나 가스가 없어 밥 지을 땐 숯을 많이 쓴대요. 꼭 '미개해서'는 아닌 것이, 난방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침저녁 쌀쌀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전국적인 도시가스망 같은 것이 필요가 없는 거지요. 아프리카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전화방'입니다. 모두가 전화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런 유료 전화방들이 있어요. 독일에서도 저런 (저것보다는 훨씬 좋은;;) 전화방들 많이 봤는데 우리처럼 '휴대전화 문화'가 아주 퍼..

아프리카, 말하기 힘든 여행에 대한 재미없는 시작

아프리카를 운 좋게 세번이나 다녀오게 됐다. 이집트(북아프리카)를 빼고도 다섯 나라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케냐. 사실 아프리카 갔다왔다고 말하려면 이 두 나라는 가봐야 하는데(그 전에 내가 가봤던 토고, 시에라리온 이런 나라들로는 '명함'을 내밀기가 힘들다;;) 기회가 생겼으니 얼씨구나 좋아라 했다. 이번 출장은 회사에서 벌어진 자잘한 에피소드?들 때문에 기분이 좀 언짢은 부분도 있었고, 다녀와서도 개운치가 못하다. 하지만 출장 아닌 '여행'으로 생각하고 보면 '감격 100%의 여행'이었다. 다만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초원의 사파리, 마른 호수 바닥을 달리는 기분, 회오리 기둥과 신기루, 사자의 사냥, 레이저빔처럼 나를 쏘아버린 은하수, 희망봉의 평원에서 바람을 맞..

[케냐]초원에서 은하수를 보다

구릉과 자갈길, 덤불숲 사이를 한없이 달리는 것만 같았다. 일본제 사파리 차량은 덜컹거리면서도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탄자니아와 접한 암보셀리까지 이어지는 험한 길을 다섯 시간 동안 잘도 달렸다. 탄자니아로 넘어가는 국경마을 나망가에 잠시 멈춰 섰더니 마사이족 할머니가 조악한 팔찌 3개를 들고 와 강매 아닌 강매를 한다. 주름살이 깊이 팬 꼬부랑 할머니는 한국에서나 아프리카에서나, 얼굴색만 다를 뿐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망가를 지나 다시 한 시간, 덤불 사이 기린과 쿠두(영양의 일종)가 고개를 내밀더니 갑자기 관목 숲이 사라지고 새하얀 너른 땅이 보였다. 들소의 한 종류인 누와 얼룩말이 풀을 찾아다니는 그 곳은, `동물의 왕국'에서 보던 아프리카의 초원과는 사뭇 달랐다.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저 ..

또띠 이야기

솔직하게 말해야겠다. 사실 처음 이 시리즈를 책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듣지 못한 척했다. 하지만 마우리치오 콘스탄초(유명한 텔레비전 진행자)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이 계속 권했고, 결국에는 나를 놀려대는 말로 가득한 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으면서 나 역시 한바탕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이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화를 내지도, 웃지도 않았다.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비디오에 담고 찍어대려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계속 도망다니기보다는 차라리 농담거리의 소재가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자, 여기 그렇게 되기를 자청한 사람이 있다. 나는 이 이야기들로 여러 사람..

생생 꼼꼼한 푸켓 여름휴가 (2)

세째날 8월7일 오전에 수영하고, 아일링네 엄마가 꼼꼼 봐주는 동안 잠시 거센 바다에서 파도타기. 점심 때엔 차타고 푸켓타운(여기가 시내라고 하길래)에 나가 메트로폴호텔 점심뷔페식당에 갔다. 세 식구 318바트에 뷔페식사가 가능하다니 *.* 꼼꼼이는 코코넛빵을 맛있게 먹었다. 여기가 푸켓 타운 중심가... 시계탑이 있다더니, 정말 시계탑 뿐이었다. 왼쪽에 있는 건물이 메트로폴 호텔이다. 냠냠. 뚝뚝이를 잡아타고 왓찰롱 사원으로. 오래된 것 같지는 않고 새 절 냄새가 폴폴나는데 어쨌든 멋있었다. 뚝뚝이 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로 쇼핑몰까지 들렀다가 예정에 없던 코끼리 트레킹을 했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왔다. 바에서 아지님은 맥주를, 나와 꼼꼼이는 펀치를 마셨는데 객실에 가서 저녁도 안 먹고 그냥 잠이 들어..

명왕성 탈락

명왕성이 결국 태양계 행성 명단에서 제외됐다. 행성과 소행성 등의 천체 구분이 인위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과학 학문상의 결정을 실험이나 관측 결과가 아닌 `다수결'로 정한데 대해 벌써부터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명왕성 탈락 이면에는 미국과 유럽의 자존심 대결도 깔려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과학, 생명과학, 과학기술 실용화 분야에서 계속되는 미국과 유럽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명왕성 탈락 `후폭풍' 24일 국제천문연맹(IAU)의 결정으로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잃고 `왜(倭)행성'으로 격하된 데 대해 일부 학자들은 결정 번복을 촉구하는 청원서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올초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를 보내놓은 미 항공우주국(NASA)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뉴호라이즌스 계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