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별과 달팽이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는 일정하지가 않아서, 빅뱅 지나고 70억년까지는 조금씩 느려졌다가 이후엔 다시 빨라졌다고 한다. 앞으로 100억년이 지나면 우주 팽창속도가 빛의 속도를 넘어서게 된다. 어떻게 빛보다 빠를 수 있냐고? 빛은 우주 안에서 움직이는 것인데, 이건 우주 자체가 팽창하는 것이기 때문에 빛의 속도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러면 100억년 이후에는 모든 별들이 빛보다 빨리 멀어져가니 온 우주의 아무도 별을 볼 수가 없게 된다. 그때까지 지구가 남아있다면 얼마나 외로울까. 달팽이는 여름엔 여름잠을 자고 겨울엔 겨울잠을 잔다고 한다. 달팽이는 느림보의 대명사인데 여름에도 자고 겨울에도 잔다니 좋겠다. 달팽이들에겐 시간도 느릿느릿 흘러갈텐데.

생생 꼼꼼한 푸켓 여름휴가 (1)

일단 사진부터 한 장~ 우리가 묵은 리조트랍니다. 땅투기에 주식투자 등등으로 바쁘다보니 캐쉬플로어가 메마른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거액을 들여 올여름 휴가는 태국으로 다녀왔다. 정확히 하면 '태국'이라기보다 '푸켓'으로 해야겠다. 푸켓은 태국 어느 구석에 있는 섬이다. 태국에서 가장 큰 섬이라고 하지만 면적이 제주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니, 푸켓을 보고나서 태국을 보고 왔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다. 가기 전에 여행.레저를 오래 담당해온 선배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었다. 그 선배는 지금껏 여러 여행지를 다녀봤지만 자기는 진심으로 푸켓이 가장 훌륭한 관광지라 생각한다고 했다. 가격 대비 만족도, 다양한 놀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볼거리 등등 종합해볼 때 그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 선배는 상대적 만족도가..

장자일기/ 굳은 마음

굳은 마음(成心) 8. 우리에게 생긴 굳은 마음을 따라 그것을 스승으로 떠받들면, 스승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그렇게 되면 어찌 변화의 이치를 아는 현명한 사람들만이겠느냐, 우둔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지. 아직 이런 굳은 마음이 없는데도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은 마치 오늘 월나라를 향해 떠나 어제 그곳에 도착했다는 것과 같이 있을 수 없는 일을 있을 수 있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을 있을 수 있다고 하면 우(禹) 임금처럼 신령한 분이라도 알 수 없을텐데 하물며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이를 알 수 있겠느냐? 해설을 보니 어떤 이는 成心을 좋은 뜻으로 해석하고 어떤 이는 '굳어진 마음'이라 해서 부정적인 뜻으로 읽는다고 한다. 이 책의 주석자는 문맥을 보아 후자를 따랐다고 하는데, 통 ..

신비의 별 카론

지난 1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새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새로운 지평선)호를 쏘아올렸다. 이 탐사선의 행선지는 당시만 해도 `태양계 맨 끝 행성'이던 명왕성과 몇 개의 위성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탐사선의 목표는 `두 개의 행성'으로 바뀌었다. 명왕성의 위성으로 알려졌던 카론(Charon)이 16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 태양계의 또다른 행성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난 이런 주제를 좀 과하게 좋아하는 편이어서, 약간 길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신비의 별 카론 명왕성은 태양에서 평균 59억㎞ 떨어진 타원형 궤도를 선회한다. 지구에서는 평균 48억㎞ 떨어져 있다. 카론은 명왕성에서 2만㎞ 떨어진 거리에서 함께 공전한다. 명왕성은 다른 행성들보다 훨씬..

핑크 바지

애륜선생 제공 핑크다이어리 덕분에 그래도 '내 나름대로' 정리;;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이렇게 말이 꼬인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없는 소리란 얘기겠지? 오늘 팀장님 안 오셔서 사장실 보고에 내가 올라갔다. 하필 -_- 패션 땜시 여러 사람에게서 한 소리씩을 들었다. 나 오늘 핑크바지 입고 갔걸랑. (설믜네 경주엠티때 명진이가 나를 평했던 말이 생각난다. 참고로 굳이 말하자면 오늘 입었던 것은 그때 그 분홍 츄리닝바지는 결단코 아님) 영어공부는 별 진척이 없다. 평소에 계속 영어를 머리 속에 두고 있어야 하는데 요새 세미나용으로 읽는 책도 좀 있고 또 머리속은 이해도 되지 않는 양자론 따위에 가있고 해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

최장집 교수의 '세리에 론'

[최장집 교수의 스포츠 정치학] 정치학의 생활화를 위해 이, 세리에 축구가 보수라면 미, NBA 프로 농구는 진보 이 글은 최장집 교수가 일상의 사례 속에서 정치학의 주제를 생각해보길 권하며 대학원생 제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이다. 이 글을 받아 본 사람들은 여러 사람이 같이 읽을 수 있도록 매체에 기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에 문의를 해왔다. 은 최교수로부터 게재 승락을 받았으며, 최교수는 사적인 이야기 등 몇 군데를 고쳐 최종 원고를 보내 왔다. 본문을 보면 알겠지만, 이 글은 그간의 최교수 글과는 매우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최교수는 ‘대안적 사회경제 발전모델’을 주제로 대학원생들과 세미나를 시작하였는데 한 주간의 여름휴가 기간 중에, 정치학을 잘 배우려면 정치학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

[펌] 얼굴에 독을 발라라

[오마이뉴스 김현자 기자] ▲ ⓒ2006 미토스 최근 고민되는 책 한 권을 읽게 됐다. 바로 오자와 다카하루의 (미토스)로 화장품의 실체를 밝히는 책이다. '화장품, 계속 발라야 하는 걸까?' '어떤 화장품을 믿어야 할까?' 20년 넘게 화장품을 써 온 나로서는 여간 고민스러운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화장품의 실태, 그 놀라움도 나에게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석유에서 뽑아낸 '합성계면활성제'가 화장품의 주원료라고? '합성폴리머'까지? 비누로 잘 지워지지 않는 화장품을 지워내는 클렌징 오일은 합성계면활성제의 함량만 다를 뿐 주방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주방세제로도 얼굴을 닦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주방세제는 합성계면활성제 30~40%를 물에 녹인 것이오, 클렌징 오일..

장자일기/ 참주인

참주인(眞宰) 6. (이런 변화를 주관하는) 참주인이 분명히 있는데, 그 흔적을 잡을 수 없구나. 참주인이 작용하는 것은 믿을만한데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셈이지. 실체ㅏ 있지만 모양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뼈마디가 백, 구멍이 아홉, 여섯가지 내장이 있는데, 그 중에서 어떤 것을 특별히 더 좋아해야 하는 걸가? 자네는 모든 것을 다 좋아하나? 그 중에서 어느 것을 특히 더 좋아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그 좋아하는 것만 떠받들고) 다른 것은 모두 머슴이나 종처럼 취급하나? 머슴이나 종들은 자신들을 스스로 다스릴 수 없는 것인가? 서로 임금과 신하의 입장을 번갈아 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들 속에 참임금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그 실체를 알든 모르든 그 참모습에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

장자일기/ 지적 활동과 감정의 작용

4. 큰 꾀는 느긋하고, 작은 꾀는 좀스럽고. 큰 말은 담박하고, 작은 말은 시끄럽고. 잠잘 때는 꿈으로 뒤숭숭하고, 깨어 있을 때는 감각 기관이 일을 시작하고. 접촉하는 일마다 말썽을 일으키고, 마음은 날마다 싸움질에나 쓰고. 더러는 우물쭈물 더러는 음흉 더러는 좀생이 작은 두려움에는 기죽어하고, 큰 두려움에는 기절하고. 시비를 가릴 때는 물매나 화살이 날아가듯 날쌔다. 끝내 이기겠다는 것을 보면, 하늘에 두고 한 맹세 지키듯 끈덕지다. 날로 쇠하는 것을 보면, 가을·겨울에 풀과 나무가 말라가는 것과 같고 하는 일에 빠져들면 헤어날 길이 없다. 늙어서 욕심이 지나친 것을 보면, 근심에 눌려 꼭 막힌 것 같다. 죽음에 가까워진 그 마음은 다시 소생시킬 수가 없다. 5.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염..

장자일기/ 吾喪我

이제 1편 소요유(逍遙遊) 끝내고 제물론(齊物論) 쪽으로 넘어간다. 해설자는 이 제물론이 ‘중국 철학사의 최고봉’이라 할 만큼 유명하고 또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처음 읽는 것이니깐 앞에서 해왔던 대로, 내 마음대로 읽으면서 베껴보면서 넘어가야겠다. ---- 나는 나를 잃어버렸다 1. 남곽(성곽 남쪽)에 사는 자기(子綦)라는 사람이 책상에 기대앉아서 하늘을 쳐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이 마치 자기 몸과 마음을 다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 앞에서 모시고 서 있던 제자 안성자유가 물었습니다. “어찌 된 일입니까? 몸도 이렇게 마른 나무 같아질 수 있고, 마음도 죽은 재 같아질 수 있습니까(枯木死灰)? 지금 책상에 기대앉아 게신 분은 이전에 이 책상에 기대앉아 계시던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