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몸체에 앞뒤로 2쌍의 다리가 달린 도마뱀 모양의 로봇(사진)이 스위스에서 개발됐다. 스위스 로잔 연방기술연구소에서 제작된 이 로봇은 태초의 수상 동물이 어떻게 육상으로 올라오게끔 진화됐는지 그 과정을 연구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과학전문저널 사이언스가 9일 보도했다.
`살라만드라 로보티카(Salamandra Robotica·도마뱀 로봇)'라 불리는 이 로봇은 애초부터 도마뱀을 모델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름도 도마뱀의 학명을 본따 지어졌다. 연구팀은 로봇의 `척추'를 만든뒤 로봇 `뇌'에 전기신호를 보내 운동(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뇌-신경 관계를 재현, 로봇이 물에서 헤엄을 치고 땅 위를 걷게 하는데 성공했다.
수상 동물이 진화해 땅으로 올라오게 되는 과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양서류의 조상인 원시동물들이 어떻게 하나의 신체구조로 수영과 걷기 능력을 모두 키울수 있었는지를 밝혀내느라 애써왔다. 진화생물학자들은 물에서 땅으로의 이주 과정이 약 1억5000만년 전쯤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살라만드라 로보티카는 뇌에서 신경망을 통해 근육에 보내는 신호의 강약을 조절함으로써 신체구조의 변화나 새로운 전달 메커니즘 없이도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의 동작 전환이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사이언스는 설명했다.
(살라만더는 사실 양서류인 도롱뇽... 도마뱀은 파충류니깐 ‘도롱뇽 로봇’이라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