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노르웨이 여행(1)- 신이 그린 풍경화, 예이랑에르 피오르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 아직 날씨는 변덕스러웠고 바람은 쌀쌀했지만 해는 밤 10시가 넘도록 지지 않았다. 평화롭고 느렸다. 어디든 깨끗하고 소박했다. 노르웨이 남서부, 오슬로에서 40분간 비행기를 타고 크리스티안순에 도착했다. 이곳을 출발점으로 피오르(fjord) 순례에 나섰다. 64번 지방도로, 아틀란테하브스베이엔(Atlanterhavsveien·대서양길)이라 불리는 8.3㎞의 길은 스키점프대처럼 치솟은 다리로 섬과 섬을 잇고 있었다. 바다 위를 달리고 시골길을 지나 바닷가 소도시 몰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예이랑에르(Geiranger),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피오르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페리를 타고, 다시 자동차로 달리고, 또 페리를 타고, 눈 덮인 산봉우리 밑 해발..

베네치아

“아직 자네가 말하지 않은 도시가 하나 남아 있네.” 마르코 폴로가 고개를 숙였다. “베네치아.” 칸이 말했다. 마르코가 미소를 지었다. “제가 폐하께 말씀드린 게 베네치아가 아니라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황제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난 자네가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걸 본 적이 없네.” “도시들을 묘사할 때마다 저는 베네치아의 무엇인가를 말씀드렸습니다.” 사흘 동안 베네치아의 골목들을 걸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정처없이 걸어다녔다. 그렇게 돌아다녔건만 내게는 사진 한 장 없다. 지도를 손에 쥐고 있었지만 글자들을 읽을 수는 없었다. 적지 않게 여행을 해보았고, 먼 나라 낯선 도시에서도 길 찾는 것은 늘 쉬웠다. 골목의 이름, 건물의 이름, 사원이나 성당의 이름을 적어두고 되새겨보..

위니더푸, 도널드덕, 헬로키티, 고질라... 우리와 함께 나이 들어 가는 전설의 캐릭터들

불혹(不惑). 어느 것에도 미혹되지 않는 나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할 나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불혹이 되어도 머리에 달린 빨간 리본은 그대로고, 앙증맞은 눈과 코 또한 변함이 없다. 일본 산리오사의 하얀 고양이 ‘헬로 키티’ 얘기다. 지난달 1일 키티 탄생 40년을 맞아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축하 이벤트가 벌어졌다. 하지만 캐릭터의 세계에서 키티는 젊은 축에 속한다. 영국에서 태어난 ‘위니더푸’는 올해 아흔 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성마른 아저씨 ‘도널드덕’은 여든 살이 됐다. 세계 사람들과 함께 나이들어가는 전설의 캐릭터들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아본다. 아기곰 ‘위니’는 실제로 있었다 살아 움직이는 곰인형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림책이나 만화영화가 아닌 시집에서였다. 영국 작가 겸 문학편집자 ..

마카다미아 혹은 마카다미아넛이란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딸기... 오늘은, 때가 때이니만큼... 마카다미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카다미아란~ 원래 호주에서 많이 자라던 식물이고, 그 속에 여러 종이 있습니다. 호주 북동부의 뉴사우스웨일스와 중부, 남동부 퀸즈랜드에 많이 자랐다고 합니다. 퀸즈랜드넛, 부시넛(bush nut), 마루키넛(maroochi nut), 보플넛(bauple nut), 혹은 하와이넛이라고도 부른답니다.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지니들은 보플, 진들(gyndl), 진딜리(jindilli), 붐베라(boombera) 등등 여러 이름으로 불렀다고 하네요.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도 2개 종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종류는 많지만, 상업적으로 널리 재배되는 것은 Macadamia int..

가을날의 상상여행-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뽑은 2014년 가을의 여행지들

추석 연휴도 끝났는데 가을하늘은 공활하고, 마음은 어디론가 낯선 곳을 향해 달려가 있네요. 해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별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는 추천 여행지 리스트가 올라옵니다. 이 잡지가 뽑은 ‘올 가을의 여행지들(Best Fall Trips 2014)’ 소개합니다. 1. 미국 뉴멕시코주 타오스, Enchanted Circle Scenic DrivePhotograph by Terry Thompson, Alamy 해발고도가 최고 40000미터에 이르는 Wheeler Peak를 둘러싼 133km의 도로인데, 9월말부터 10월초 사이 경치가 절정에 이른다고. 이 부근에는 리오그란데 강의 협곡이 내려다보이는 Rio Grande Gorge Bridge라는 고공 현수교도 있대요. 2. 이탈리아 마조레 호수 주변 아일..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집은?

지난 5월 미국 뉴욕주의 대표적인 부촌인 이스트햄튼의 고급주택이 무려 1억4700만달러(약 1500억원)에 팔렸다. 미국 역사상 거주용 부동산 거래가로는 최고 가격에 팔린 이 집의 새 주인은 유명 펀드매니저 배리 로젠스타인이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3일 온라인판에 로젠스타인의 거래 이후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던 세계의 초호화 주택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가능성이 있는 집들 중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집은 프랑스 리비에라 해안에 있는 ‘빌라 라 피오렌티나’라는 저택이다. 유명 휴양지 니스 부근의 생-장-캅-페라 반도에 있는 이 저택은 1917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궁전을 본떠 지어졌다 아직 공식적으로 매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집이 ..

나의 여행팁

때는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해외여행팁을 보다 보니 좀 정리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려놓음. 1. 여권, 항공권, 호텔바우처 등은 반드시 폰카로 찍어놓는다 2. 바퀴 달린 캐리어는 되도록 피한다그 대신 나에겐 이것이 있다! 배낭을 끼워서 등에 짊어졌다가, 끌다가. 3. 간이신발을 꼭 들고다닌다호텔급이 못 되는 게스트하우스에 주로 머물다보니, 쓸 일이 참 많다.바로 위의 사진에 나오는 녀석. 기내에서도 신고(슬리퍼 안 줄 경우),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신고. 4. 비행기에서 주는 건 다 받아 챙겨놓는다짐을 줄이는 것이 늘 관건이므로(나는 경이적으로 짐을 적게 들고 다닌다는 칭찬??을 받은 적이 여러번 있다) 웬만한 건 안 들고 가고, 현지에서 조달해서 바리바리 싸들고 오거나 버..

영어 사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책들

딸아이가 중학교 1학년인데, 지금껏 학원이나 과외 없이 영어를 혼자 하게 했어요.중학교 들어가서 영어시험을 봤는데, 문법도 단어철자도 잘 몰라서 걱정했지만 뜻밖에도 점수는 잘 나왔네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사교육 없이 공부하게 하려고요. 딱히 ‘엄마표 영어교육’이라고 할 만큼 제가 붙잡고 가르친 것은 아니예요. 제가 직장에 다니는 엄마라서요. 그래도 CD딸린 영어 책들을 엄청 많이 읽게 했기 때문에 웬만한 영어 책들은 섭렵해본 것 같습니다. 모 사이트에서 어느 분이 초등생 아이 영어공부에 대해 묻는 글 올리신 걸 보고.... 주제 넘게도 적었던 글, 혹시 좀 더 많은 분들께 도움 될까 싶어 옮겨 놓습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 영어책을 읽는 것은 (한글책 포함해서) ‘책을 읽는’ 과정의 일부이지..

CD 샀어요

교보 들렀더니 핫트랙스 앞에서 직원이 CD 늘어놓고 팔고 있었다. 나도 뭐 하나 사볼까 하고 기웃거렸는데 거기가 재즈 코너였나보다. 재즈 좋아하냐고 해서 좋아한다고 했더니 몇 곡 들려주는데, 어쩜 그렇게 골라주는 게 내 귀에 쏙쏙 감기는지. 이거 괜찮으세요? 해서 "좋네요" 하면 "그럼 이것도 괜찮으실 거예요" 하고, 좋다고 하면 "그럼 이것도 좋아하실 것같아요" 하면서 골라주는데 정말 다 좋았다. 몇곡 들어보지 않았지만 암튼... 그래서 CD를 넉장이나 사쏘요... 회사 와서 표지를 읽어보니... 뭔소리인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1. '압둘라 이브라힘 트리오'의 CAPE TOWN REVISITED 검색해보니 유명한 사람인가보네?"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로, 격정적인 타건에 힘이 붙어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중립을 지키지 마세요!

오는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이 열립니다. 결승에 오른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공교롭게도 전현직 교황의 출신국입니다. 월드컵 결승전을 맞아, 바티칸에서도 응원전이 벌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0일 보도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문난 축구팬이죠. 부에노스아이레스 축구팀 산로렌소의 공식 서포터이며 팬클럽 회원증도 갖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소문난 축구팬 이번 월드컵이 시작됐을 때부터 교황이 고국 팀을 응원할 것인가는 세간의 관심사였습니다. 교황은 지난달 스페인 일간지 라방가르디아 인터뷰를 통해,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의 대화 도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한 적 있습니다. 호세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바티칸 방문 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경기를 하게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