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34

장자일기/ 빈 배

빈 배 "배로 강을 건너는데 빈 배 하나가 떠내려 오다가 그 배에 부딪쳤습니다.그 사람 성질이 급한 사람이지만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그런데 떠내려오던 배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당장 소리치며 비켜 가지 못하겠느냐고 합니다.한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면 다시 소리치고, 그래도 듣지 못하면 결국 세 번째 소리치는데, 그 땐 반드시 욕설이 따르게 마련.처음에는 화를 내지 않다가 지금 와서 화를 내는 것은 처음에는 배가 비어 있었고 지금은 배가 채워져 있기 때문.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능히 그를 해하겠습니까." 원문은 그냥 문장인데, 오강남 선생이 "하도 아름다워 시처럼 정리해보았다"고 주석을 달아놓으셨다. 미녀와 추녀 양자가 송나라에 갔을 때 여인숙에 머물렀습니다. 여인숙 주인..

장자일기/ 신과 허리띠, 쓸모 없음과 쓸모 있음

정말이지, 올해는 꼭! 를 다 읽고야 말리라! 하며 다시금 다짐.생각해보면 이런 다짐을 한 것이 벌써 몇 년째인가... ㅠㅠ 신과 허리띠 발을 잊는 것은 신발이 꼭 맞기 때문이고, 허리를 잊는 것은 허리따가 꼭 맞기 때문이고, 마음이 시비를 잊는 것은 마음이 꼭 맞기 때문입니다. 명언이다... 쓸모 없음과 쓸모 있음 장자가 어느 숲 속을 가다가 가지와 잎이 무성한 큰 나무로 보았습니다. 나무를 베는 사람이 그 옆에 있었지만 베지를 않았습니다. 장자가 그 까닭을 물으니까, 그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장자가 말했습니다. "이 나무는 재목감이 아니어서 천수를 누리는구나."장자가 산에서 내려와 옛 벗의 집에 머물렀습니다. 그 벗은 반가워하며 머슴아이에게 거위를 잡아 요리해 오라고 일렀습니..

[2013년 가을, 중국] 자금성

벌써 '지난해'가 되어버린 2013년. 11월에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너무나도 제 취향이었던 자금성... 사진들 올려봅니다.자금성 안 가본 사람 누가 있냐, 라고 하지 마세요. 전 처음 가봤어요. ㅋ 위용 쩌는 입구. 들어가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모습. 태화문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넓어...자금성이 지어진 건 15세기 초. 1406-1420년이라고 하니 600년이 됐군요.72만제곱미터 넓이에, 건물이 980여개라고... 잘 지었네.... 베이징에서 연중 며칠 보기 힘들다는 청명한 하늘. 중국의 최고 자랑거리이자 관광지 중 하나인데정작 여기 궁궐터 잡은 것은 원나라(몽골) 황제들, 여기서 오래오래 산 것은 청나라(만주족) 황제들. 사진이 안 좋은 건 내 잘못이 아니고 폰카였기 때문이야...라고 우겨봅니다...

[노는 엄마, 노는 딸] 마법의 도시 탕헤르, 여행의 끝

메크네스에서 기차타고 어제 탕헤르로. 메디나 안쪽의 마모라 호텔에 둥지를 틀었다. 저녁에 도착해서 바로 침대 속으로 들어갔고, 꼬박 하루를 탕헤르에서 보내고, 다음날은 다시 지브롤터를 건너 스페인으로 돌아가는 일정. 그러니 실상 탕헤르에서 온전히 보낸 날은 하루일 뿐이지만 ‘탕헤르에서의 하루’는 제법 괜찮았다. 사실상 모로코에서의 마지막 날인 그 하루, 아침은 조그만 광장 부근에 있는 카페에서 해결. 이 카페가 있는 건물의 이름은 ‘시네마떼끄’다. 영화를 사랑하고 프랑스 영화를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말에서 묘한 울림을 느낄 수도 있겠다. 프랑스 식민통치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이라고 하는데, 내게는 그저 ‘멍청한 점원 녀석이 힘겹게 주문 받더니 달랑 크루아상 한 개 가져다준 곳’이었을 뿐. 빵..

[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 400년 된 아름다운 집.

11월 1일 광장 골목과 동네를 기웃거려 보긴 했지만, 사실 메크네스에서 우리의 핵심 ‘관광지’는, 메디나(구시가지) 한복판에 있는 ‘리아드 바히아’! 애시당초 계획에 있던 곳은 아니었으나,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호사라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론리플래닛에 메크네스 메디나의 '탑 초이스'로 나와 있는 전통식 숙소인데, 지금껏 이렇게 맘에 드는 '집'은 처음 보았다. 메크네스는 물레이 이스마일이라는 왕 시절, 18세기에 한때나마 모로코의 수도였던 곳이다. 리아드 바히아는 그 때부터 대대손손 물려받으며 후손들이 300년간 곱게 가꿔온 집이다. 안마당은 반투명한 지붕을 씌워 볕이 들게 했고, 2층과 옥상의 방들을 객실로 쓰고 있다. 300년 동안 아끼고 다듬은 집은 어떤지를 보여주는 곳. 벽난로 위에는 가족..

울새알파란빛, 영국공군파란빛, 사마귀색, 열대우림색, 민들레노랑, 호랑이눈빛... 재미난 영어 색깔이름들

Acid greenAeroAero blueAfrican violetAir Force blue (RAF)Air Force blue (USAF)Air superiority blueAlabama CrimsonAlice blueAlizarin crimsonAlloy orangeAlmondAmaranthAmaranth pinkAmaranth purpleAmazonAmberSAE/ECE Amber (color)American roseAmethystAndroid greenAnti-flash whiteAntique brassAntique bronzeAntique fuchsiaAntique rubyAntique whiteAo (English)Apple greenApricotAquaAquamarineArmy greenAr..

[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의 옛수도 메크네스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벌써 1년도 더 지난 일이 되어버렸군 -_- 기어이 여행기 쓰는 데 1년을 잡아먹고 말았네요) 일찌감치 일어나서 짐 챙기고, 택시 타고 기차역으로.아침식사는 기차역에서 오믈렛으로 해결. 10시 30분 메크네스에 도착. 페스에서 기차로 40분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곳. 메크네스에 대해서는- 모로코 여행 간단가이드 참고 메크네스의 메디나(구시가지). 마라케시의 메디나에 있는 제마 엘프나를 본떠, 가운데 광장을 중심으로 레스토랑과 골목, 숙소 등등을 개발해 관광지로 키우려 한다고. 마라케시처럼 발전하기는 힘들 것 같긴 하지만 여긴 또 여기 나름대로 아늑하다. 메크네스에 들를까 말까 좀 망설이기도 했다. 카사블랑카도 모로코도 안 갔는데.... 메크네스는 그보다 ‘유명세’에서는 좀..

사람을 닮은 집

집은 사람을 닮는다고 한다.그 안에 깃들어 사는 사람을 닮는 걸까, 그 집을 만든 사람을 닮는 걸까.아마 둘 다일듯 싶다. 그리하여 오늘의 포스팅은, '사람을 닮은 집들'이다.말 그대로 사람을 닮은... ㅎㅎㅎ 히히히 저 지금 맛난거 먹고 있어요 연기가 모락모락 평온~~~ 하지만 이미 날씨는 쌀쌀해진 듯.... 엄훠!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 놀라는 집 으흐흐흐.... 무섭지 장난기 가득한 눈 깔깔깔 입이 큰 집 침착하고 단촐한 집 아예 대놓고 얼굴을 박은 집 다 잡아먹을거야 므흣~ 어쩐지 수학을 잘 할 것 같이 생겼네 뭘 그렇게 놀래 순정만화의 초롱초롱 별담은 눈같은... 메롱~ 혓바닥을 내밀 수도 있다규 창은 눈이고, 눈은 창이다.집들, 사람들만큼이나 표정도 다양하다. 울나라 집들은 하나같이 다 빼닮..

후배를 위험지역으로 보내는 선배의 자세

1. 숙소는 예약해준다2. 엘리베이터 앞까지는 바래다준다3. 선물을 사오라는 요구까지는 하지 않는다 ㅋㅋㅋ 옆자리 후배녀석을 어제 필리핀으로 보냈다. 세부에 잘 도착했고, 오늘은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시신이 널려 있는 죽음의 도시가 됐다는 레이테섬 타클로반에 들어간다고 한다. 군용기 타고... 헬기나 페리가 아니어서 다행이다.(전에 시에라리온에서 너덜너덜한 헬기를 탔는데, 다녀오고 한달도 못가 떨어져서 20여명 죽었다고 외신에 나왔음내가 묵었던 곳, 갔던 곳 테러 나고 박격포 맞고 하는 보도가 나오면 기분이 싱숭생숭) 예전에 내가 이라크 가있을 때 캐쳐해줬던 선배가 생각난다.일부러 먼 곳에 있는 내 스케줄에 맞춰 새벽출근을 해주었던.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랜만에 내일은 그 선배와의 점심 약속이 있다)..

몇달 간의 사진들

...이라고 하기엔 멋쩍은. 모처럼 아이폰 사진들 열어보니.... 이런 것들이 나온다. 내 생일에 요니가 구워주었던 치즈만두. 어디인지 기억나지 않는 곳. 8월의 대만, 타이베이에서 먹었던 기가막히게 사르르 녹는 우유빙수 9월의 서울 하늘에 뜬 무지개 가회동 한옥마을 나들이 박노수 박물관 박노수 박물관에 갔던 날, 그 위쪽 계곡. 스쳐지나간 나의 하루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