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73

목사님을 만나고 온 날

어릴적 난지도에 나를 데리고 가주신 목사님이 계셨다. ‘쓰레기마을 사람들’을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1983년. 그 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고, 목사님과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기억은 생생하다. 그분 인척이 울엄마와 아는 사이라 얼마 전 소식을 전해 들었다. 여전히 내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고, 가끔 신문에 내가 쓴 글도 읽었다고 하셨댄다. 내 책의 에필로그를 쓰면서 난지도의 기억도 짤막하게 적었다. 그러면서 목사님 생각이 났다. 지난 토요일에 36년만에 목사님을 만났다. 늙으셨다. 국민학생이던 내가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으니. 내 책을 선물해드렸다. 목사님은 그 조그만 개척교회(당시엔 전도사님이셨다)를 만들 무렵에 난지도 빈민들과 함께 하고 있었고, 근육병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있었고..

이촌동 맛집 (2019.4.15 업뎃)

과연 업데이트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틈틈이 정리해보려고 한다.문제는,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기도 전에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는 것.. 일본식 스즈란테이'일본 가정식 백반'을 내세우는 식당. 연어(알)덮밥 짱. 돈까스는 진짜 짱. 연어덮밥은 미타니야와 아지겐에서도 먹어봤지만 여기가 최고. 카레돈까스는 초초강추. 카레도 맛있고, 돈까스의 질은 지금껏 먹어본 중에 제일. 튀김덮밥도 엄청 맛있다. 새우튀김 아주 맘에 들었음. 스키야키 세트는 매우 짰다... 입이 얼얼할 정도로 달고 짰음 해물나베 세트는 훈늉. 추울 때 먹으니 몸이 따끈따끈... 만족스러웠음 우동에 튀김 얹은 것을 시켰더니 정말 거대한 양파 튀김이 얹혀나왔음. 훌륭. 가격은 좀 된다. 식사 세트메뉴 1만4000~1만6000원 선...

연말은 해마다 온다

뭐 했다고 벌써 12월이냐. 일기 따위 안 쓴지 오래. 그래도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뭐라도 남겨볼까 싶어서.생활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올해를 마감하면서 스마트폰 달력에 넣어둔 일정들. 12월의 첫날인 토요일에는 반포 할리스에서 '쇼크독트린' 모임.올해를 따사롭게 해주신 두 분과 독서를 빙자한 수다.모처럼의 '노는 일요일'이었던 2일에는 요니 데리고 아이파크몰에서 쇼핑.쇼핑력 떨어지는 우리 모녀. 타미힐피거에서 롱패딩 하나 샀다.살까말까 몹시 고민했으나(쇼핑이나 여행에서 나는 극심한 결정장애가 온다) 옷 한벌로 엄동설한을 두려움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나마 롱에 가까운 패딩 한 벌이 힐피거데님 것인데 어쩌다 보니 같은 브랜드 것을 또 샀네. 예전의 패딩은 일본 살 때 가와사키 라조나몰에서 매우 합..

어스퀘이크, 마스퀘이크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무사히 안착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미션 웹사이트 들어가보니 이번에 간 인사이트는 움직여 다니는 로버가 아니고 한 자리에 머무는 랜더인데, 로버를 풀어놓는 그동안의 랜더나 오로지 고정돼 있는 것들과 다르게 본체에 연결된 지진계와 탐침을 땅 위로 내려놓는 모양이다. 가운데 흰 색깔 팔이 'arm'이다. 어깨, 팔꿈치, 손목으로 이어진 똑똑한 팔인데 길이가 1.8m라고 함. 손가락은 5개. 짜식... 테스트할 때의 사진을 보면 이 팔로 지진계랑 시추장비를 내려놓는 모양. 동그란 솥뚜껑같은 지진계의 꼭지를 손가락으로 쥐고 들어올려 살포시 내려놓는 듯. NASA에서 '화성의 맥박을 잰다'고 소개를 했는데, 화성의 지진은 earthquake가 아닌 Marsquake라고 친절히도 써..

2018년 10월, 도쿄 가을여행

나무늘보랑 10월 말 도쿄 여행.어차피 도쿄는 여러 번 가본 곳이라 슬슬 놀멘놀멘 돌아다녔다. 단기연수 와 있는 유학생네 짐 풀고, 둘이 전철 타고 키치조지로.이노카시라 공원과 '미타카의 숲' 산책.알고 보니 우리 요니는 엄청 잘 걷는 거였어.요니와 함께 여행다닐 때에는 무지무지 많이 걸어다녔는데나무늘보는 두어시간 걸으면 지친다는 사실을 발견. 둘째 날, 본격적인 '관광'.목적지는 가마쿠라. 언제나 참 좋아하는 곳.가마쿠라 역에 내려서 기노쿠니야 수퍼에 들렀다.수퍼 앞 꽃가게를 일본스럽게, 이쁘게도 꾸며놨다. 나무늘보는 에노덴을 처음 타본다 하여.가마쿠라고교앞 역에 한번 하차해주고.이날 날씨가 큰일 했다. 정말정말 좋았다!더위혐오 유학생은 왜 여름이 끝나지 않느냐며 투덜투덜.낮 기온 20도를 넘겼음. 딱..

[경남 함양] 한옥마을의 가을 풍경

1박 2일 짧은 여행에서 담은 여운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스마트폰 갤러리에 남아 있는 화사하고 소박하면서도 맑고 깨끗하고 청명한 ^^;; 풍경들 몇 장. 사실 이 날을 빛내준 것은 8할이 하늘. 동네 자체도 너무 이뻤고. 돌담 밑에 빨갛게 말라가는(?) 고추들. 그리고, 문 사진들이 몇 장 있다. 어디를 가든 참 좋아하는 것, 문. 위의 것들은 일두고택의 문, 아래는 지나가다 본 마을의 어느 집 문.

[경남 함양]솔송주와 정씨고가, 종갓집 외손녀의 고퀄 북카페

일두고택을 나오면 이런 돌담길. 정면에 보이는 담을 따라 걸으면 대문 안으로 이쁜 마당이 보이는 집이 있다. 너무 예뻐서 그냥 막 들어갔다. 문 열려 있으니 들어가도 되겠거니 하면서. 들어가는 순간 바로 옆 건물 마루 밑으로 뱀 한 마리가 쏜살같이 스르르~사진을 찍으려는 내 동작에 비해 너무 빨라서 못 찍었다. 간판에서 보이듯, 전통주인 '솔송주'를 파는 곳이다.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모두모두 다녀갔다고. 사진도 있다. 뽀리는 술을 샀다. 다음날 가서 또 샀다. 뽀리네 집들이 할 때 마시기로 했다. 마을 구경을 하면서 그 다음에 들른 집은 정씨고가. 1박 2일 한옥마을 한 번 다녀와서 뭘 이렇게 자꾸 올리냐고?왜냐면... 난 한옥마을 처음이니까. 히히. 다른 포스팅도 더 남아 있음. 실은 이 동..

[경남 함양] 개평 한옥마을에서 보낸 하루

추석 연휴 첫날, 모처럼의 나들이. 오래도록 어울리며 지내왔지만 여행은 처음 가는 멤버들. 애리언니와 뽀리와 나. 현미도 왔으면 '완전체'였겠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집으로... 날씨는 정말 좋았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토요일 오전 8시 20분 버스를 타고 함양으로. 대학 동기인 지인의 외가에서 을 찍었다는 얘기를 듣고, 사진을 한번 보고, 그 드라마 한번도 본 적 없는 처지에 충동적으로(!) 버스표 끊고 '고택스테이' 예약한 뒤 두근두근 기다렸던 여행이었다. 함양 버스터미널 내려서 옛날식 짜장면으로 점심 때우고, 택시 타고 개평한옥마을로. 택시요금 1만원. 마침 기사 아저씨 집도 개평마을이라고. 내리면서 아저씨 명함 받아놓고, 담날 터미널 나갈 때 또 이용함. 진짜진짜 너무나 좋았던 곳. 돌담길 따라 들어..

여름의 기억.

그렇게도 더웠던 여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는 2018년의 여름.어느새 그 여름의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지면서, 가을. 더운 여름날의 사진 한 장. 7월 4일 아침 출근길 풍경.기온은 높았지만 너무 맑고 화창해서 오히려 기묘했던 하늘. 또 한 컷, '고흐의 그림 같다'며 좋아했던 여름 하늘. 여름 내내 열일 했던 북태평양고기압. 여름이 무르익기 전, 서울역 앞으로 걸어가면서.확인해보니 6월 30일. 눈에 띄진 않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쁜 꽃. 가을 초입, 여전히 맑았던 하늘.어느 저녁 회사 앞을 지나가는데 구름이 높게 깔렸다.하늘이 두쪽이라도 난 듯 파랗고 흰 빛이 갈라져 있던. 9월 1일의 오후, 학원 수업을 마친 딸과 함께 동작대교를 걸어서 건넜다. 강 남쪽 편 둔치의 풀밭이 이뻤다. 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