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34

노르웨이 여행(4)- 오슬로

오슬로는 좀 썰렁했다. 공기가 맑은 것은 좋았지만, 밤 10시까지 어두워지지 않는 것도 좋았지만, 모두들 일찍일찍 문을 닫아 딱히 갈 곳도 없었고... 솔직히 누군가가 내게 '여행지로 어디가 좋겠느냐'고 다짜고짜 묻는다면 노르웨이를 추천하진 않을 것 같다. 왜냐? 비싸니까............. 항공료가................(생활물가는 어떤 건 비싸고, 어떤 건 비싸지 않은 듯.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는 바람에 구경을 많이 하지는 못했으나 어차피 공산품 가격은 거기서 거기. 교통비와 주택 임대료가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니...) 하지만 노르웨이에 가서 살아본다면 어떨까, 하고 묻는다면 ~ 응! 응! 그런 나라에서 한번 살아보고파! 할 것 같다. 삶의 질은 소중하니까... 암튼, 글은 없고 사진만..

낙타는 죄가 없다

멍청한 얘기부터 꺼내자면. 낙타는 착할까, 못됐을까? 그냥 사람들끼리 '쟤 참 착해', '쟤는 사나워', '쟤 못됐어' 할 때처럼 낙타를 사람이다 생각하고 물어봤다. 낙타에게 물어본 것은 당연히 아니고 오래 전 중동을 방문했을 때 거기서 오래 산 한국분께 여쭤본 적이 있다. 답은, "아마도 못되지 않았을까"였다. 둘이 머리 맞대고 나눈 이야기의 '근거'는 이솝우화였다. 우화집에는 낙타와 관련된 이야기가 두 개 나온다(실은 그 시절 그 분과는 하나의 우화만 얘기했지만;;) 어느 추운 밤, 아랍인이 천막 안에 앉아 있는데 낙타가 머리를 들이밀었다. 자기도 추우니 머리만 넣으면 안 되겠느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그랬더니 다음엔 목을, 앞다리를, 넣으면 안 되겠냐고 한다. 허락을 했더니 뒷다리, 그 다음엔 아..

노르웨이 여행(3)- ‘아르누보의 도시’ 올레순

노르웨이 남서부 올레순(Alesund)은 대서양에 면한 항구와 섬들로 이뤄진 인구 4만5000명의 작은 도시다. 노르웨이 사람들이 원래 부르던 이름은 ‘카우팡’, 시장이라는 뜻이었다. 바닷가 시장 마을이 1838년 시로 격상되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 올레순은 ‘아르누보(신예술)의 도시’로 통한다. 1905년 큰 화재가 일어나 목조주택 850여채가 불에 탄 뒤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 스타일로 도시가 재건축됐기 때문이다. 악슬라(어깨)라는 이름의 산 전망대에 올라가면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희고 노랗고 파란 집들이 모자이크돼 만들어내는 풍경은 왜 이 곳이 아르누보의 도시라 불리는 지 알수 있게 해준다. 현지 신문 다그블라뎃이 2007년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았던 곳이기도 하다...

노르웨이 여행(2)- 그림같은 초가집, 첸달 호수와 빙하

예이랑에르를 뒤로한 채 산을 넘어 또 다른 협곡으로 향했다. 노르드피오르다. 1848m 높이의 스콜라 산이 먼 곳에서 온 손님을 반긴다. 해마다 여름이면 해수면 높이부터 이 산에 뛰어올라가는 경기가 열린다고 했다. 피오르가 끝나는 곳에 7000명이 사는 작은 도시 로엔이 있다. 로엔의 명물은 피오르와 거의 맞닿을 듯 가까이 있는 셴달 호수다. 물이 유난히 푸르다. 물속 미네랄 성분이 햇살을 머금고 에메랄드그린으로 빛나고 있었다. 유람선의 선장은 “1890년대부터 증기선 관광이 성행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호숫가 언덕엔 브렝 폭포가 떨어지고, 역시 지붕에 풀밭을 얹은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림 같다’는 것이 바로 이런 풍경이겠구나 싶었다. 호수가 끝나는 곳에는 레스토랑이 있고 송어요리를 팔았..

노르웨이 여행(1)- 신이 그린 풍경화, 예이랑에르 피오르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 아직 날씨는 변덕스러웠고 바람은 쌀쌀했지만 해는 밤 10시가 넘도록 지지 않았다. 평화롭고 느렸다. 어디든 깨끗하고 소박했다. 노르웨이 남서부, 오슬로에서 40분간 비행기를 타고 크리스티안순에 도착했다. 이곳을 출발점으로 피오르(fjord) 순례에 나섰다. 64번 지방도로, 아틀란테하브스베이엔(Atlanterhavsveien·대서양길)이라 불리는 8.3㎞의 길은 스키점프대처럼 치솟은 다리로 섬과 섬을 잇고 있었다. 바다 위를 달리고 시골길을 지나 바닷가 소도시 몰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예이랑에르(Geiranger),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피오르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페리를 타고, 다시 자동차로 달리고, 또 페리를 타고, 눈 덮인 산봉우리 밑 해발..

베네치아

“아직 자네가 말하지 않은 도시가 하나 남아 있네.” 마르코 폴로가 고개를 숙였다. “베네치아.” 칸이 말했다. 마르코가 미소를 지었다. “제가 폐하께 말씀드린 게 베네치아가 아니라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황제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난 자네가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걸 본 적이 없네.” “도시들을 묘사할 때마다 저는 베네치아의 무엇인가를 말씀드렸습니다.” 사흘 동안 베네치아의 골목들을 걸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정처없이 걸어다녔다. 그렇게 돌아다녔건만 내게는 사진 한 장 없다. 지도를 손에 쥐고 있었지만 글자들을 읽을 수는 없었다. 적지 않게 여행을 해보았고, 먼 나라 낯선 도시에서도 길 찾는 것은 늘 쉬웠다. 골목의 이름, 건물의 이름, 사원이나 성당의 이름을 적어두고 되새겨보..

위니더푸, 도널드덕, 헬로키티, 고질라... 우리와 함께 나이 들어 가는 전설의 캐릭터들

불혹(不惑). 어느 것에도 미혹되지 않는 나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할 나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불혹이 되어도 머리에 달린 빨간 리본은 그대로고, 앙증맞은 눈과 코 또한 변함이 없다. 일본 산리오사의 하얀 고양이 ‘헬로 키티’ 얘기다. 지난달 1일 키티 탄생 40년을 맞아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축하 이벤트가 벌어졌다. 하지만 캐릭터의 세계에서 키티는 젊은 축에 속한다. 영국에서 태어난 ‘위니더푸’는 올해 아흔 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성마른 아저씨 ‘도널드덕’은 여든 살이 됐다. 세계 사람들과 함께 나이들어가는 전설의 캐릭터들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아본다. 아기곰 ‘위니’는 실제로 있었다 살아 움직이는 곰인형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림책이나 만화영화가 아닌 시집에서였다. 영국 작가 겸 문학편집자 ..

마카다미아 혹은 마카다미아넛이란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딸기... 오늘은, 때가 때이니만큼... 마카다미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카다미아란~ 원래 호주에서 많이 자라던 식물이고, 그 속에 여러 종이 있습니다. 호주 북동부의 뉴사우스웨일스와 중부, 남동부 퀸즈랜드에 많이 자랐다고 합니다. 퀸즈랜드넛, 부시넛(bush nut), 마루키넛(maroochi nut), 보플넛(bauple nut), 혹은 하와이넛이라고도 부른답니다.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지니들은 보플, 진들(gyndl), 진딜리(jindilli), 붐베라(boombera) 등등 여러 이름으로 불렀다고 하네요.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도 2개 종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종류는 많지만, 상업적으로 널리 재배되는 것은 Macadamia int..

가을날의 상상여행-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뽑은 2014년 가을의 여행지들

추석 연휴도 끝났는데 가을하늘은 공활하고, 마음은 어디론가 낯선 곳을 향해 달려가 있네요. 해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별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는 추천 여행지 리스트가 올라옵니다. 이 잡지가 뽑은 ‘올 가을의 여행지들(Best Fall Trips 2014)’ 소개합니다. 1. 미국 뉴멕시코주 타오스, Enchanted Circle Scenic DrivePhotograph by Terry Thompson, Alamy 해발고도가 최고 40000미터에 이르는 Wheeler Peak를 둘러싼 133km의 도로인데, 9월말부터 10월초 사이 경치가 절정에 이른다고. 이 부근에는 리오그란데 강의 협곡이 내려다보이는 Rio Grande Gorge Bridge라는 고공 현수교도 있대요. 2. 이탈리아 마조레 호수 주변 아일..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집은?

지난 5월 미국 뉴욕주의 대표적인 부촌인 이스트햄튼의 고급주택이 무려 1억4700만달러(약 1500억원)에 팔렸다. 미국 역사상 거주용 부동산 거래가로는 최고 가격에 팔린 이 집의 새 주인은 유명 펀드매니저 배리 로젠스타인이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3일 온라인판에 로젠스타인의 거래 이후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던 세계의 초호화 주택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가능성이 있는 집들 중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집은 프랑스 리비에라 해안에 있는 ‘빌라 라 피오렌티나’라는 저택이다. 유명 휴양지 니스 부근의 생-장-캅-페라 반도에 있는 이 저택은 1917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궁전을 본떠 지어졌다 아직 공식적으로 매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