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타이베이 마지막날, 양밍산 온천과 훠궈

점심 때가 다 되어서 호텔을 나섰다. 엊저녁엔 since 1970 식당에서 만두와 국수를 먹었는데 가만 보니 그 옆에 since 1957 식당이 있네? 거기서 만두와 우육면으로 점심 해결하고 양밍산 온천으로. 이름을 조심해서 불러야 하는 쓰파이역... 여기서 택시 타고 양밍산으로. 베이터우와는 좀 떨어져 있는데 여기도 나름 온천마을이라고. 택시 타면 150위안, 6000원 정도. 버스 타고 오가긴 좀 힘들고. 택시 타니 편하다. 내려올 때도 택시 불러달라 하면 콜비 따로 없이 미터기 요금으로 온천에서 택시 불러줌. 온천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이 아니고 날이 좀 따땃해서 겉옷 하나 벗어서 집어넣는 아빠와, 시크한듯 불량하게 내려다보는 딸. 우리가 간 곳은 황지온천. 1~3관 있는데 나와 요니는 2관, ..

타이베이 네째날, 타이완대와 칭톈제

오늘도 10시 넘어 일어나 아점을 먹으러 나갔다. 라현의 '프라이빗 타이베이' 여행책 완전 내 취향. 내 친구가 쓴 책이어서가 아니라, 세심하면서도 역사 이야기가 은근 많이 담겨 있는 재미난 책이다. 아점을 먹은 곳은 라현이 추천한 장씨부인네 만두집(장타이타이빠오즈). 쭝샤오푸싱 소고백화점 옆 건물에 있는데 1층에 이천냥김밥집(이라고 하면 아무도 모르겠지? 울 회사 옆 쪼마난 김밥집임돠^^;;) 같은 가게에서 빠오즈를 판다. 빠오즈는 뚱뚱한 만두. 돼지고기 빠오즈가 진짜 예술이다! 가게는 작아보이지만 2층에 올라가면 만두 생산공장??과 함께 만두먹는 곳이 있다. 아래층에서 사다가 2층에서 먹는 시스템. 더우장(콩국) 사서 같이 먹었는데 더우장도 맘에 들었다. 버스타고 다안삼림공원 앞에 내려서 타이완국립대..

타이베이 세째날. 디화제, 룽산쓰

호텔 부근에서 아침 간단히 먹고 디화제로. 베이먼역 가기 위해 쭝샤오푸싱 역에서 갈색 원후선을 탔는데, 모노레일처럼 생겼다. 빌딩 사이로 높이 달리는 기분. 디화제의 작은 공방. 요니는 여기서 고양이가 그려진 뱃지를 두 개 샀다. 내 것도 골라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무시하고 자기 거랑 친구거랑 두 개만 사옴. 그리고 서점. 중국어는 모르니 영어로 된 책들 제목을 훑어봤는데 반중국 대만 강조, 그런 분위기. 가게 이름이 1920. 진열된 책들 대부분이 20세기 초반에 맞춰져 있다. 중국과의 결별, 식민지시절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묘한 향수같은 게 느껴진달까. 엽서 몇 장 사고. 그 위의 카페에 갔는데 커피값 비쌈. 앉아서 천천히 차 마시는 곳들은 비싸다더니, 정말 그런 듯. 커피 한 잔에 우리 돈으로 800..

타이베이 둘째날. 베이터우 온천과 용캉제.

늦으막히 일어나 만두 사다 아점 때우고 신베이터우로. 오늘의 주제는 온천. 땀수이선 타고 베이터우로. 거기서 다시 신베이터우까지 한 정거장. 열차가 고공을 느릿~느릿 걸어간다. 느리고 귀여운 열차. 신베이터우는 아타미풍, 그러니까 일본풍 온천마을. 실제로 아타미라는 이름의 온천호텔도 있다. 그곳에서 우리를 맞은 건물. 온천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도서관이어서 급실망. 하지만 엄청 멋지면서도 위압적이지 않은. 온천 초입의 도서관이라니, 이거 쫌 근사한걸? 노천탕 들어갈 때까지 잠시 시간이 남아 도서관 구경. 지금껏 본 하수구 중 가장 공들여만든 것인듯. 오래된 돌장식들 사이를 콘크리트로 메워 만든 난간도, 나무 의자도 모두 깔끔하면서도 소박하고 이쁘다. 손때 묻은 거리 살림을 아끼고 가꾸는 느낌...

타이베이 산책 첫날.

두번째 대만 여행. 2013년에 왔을 때는 여름이라 덥기도 했지만, 지우펀 고궁박물관 중정기념관 등등 유명하다는 곳 찍고 거기에 화롄 부근의 리조트에까지 다녀오느라 정신 없었다. 게다가 숙소는 명동급 번화가인 시먼딩. 용산사가 가까운 건 좋았지만 번잡하기 그지 없었음. 이번엔 타이베이 여행책 쓴 라현의 추천으로 쭝샤오푸싱의 레지던트스러운 호텔을 예약. 위 사진이 호텔 입구. 겉으로 봐선 호텔이라는 걸 알 수 없는 허름한 외관.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있을 건 다 있다. 만족. 바로 앞에 소고백화점 등 쇼핑할 곳 즐비한 번화가인데 뒤로 돌아서면 평범한 주택가라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얼핏 보면 칙칙한데 타박타박 걷다 보면 어찌나 깨끗하고 단정한지. 어제 타이베이 도착해 짐 풀고 동네 돌아다니고. 오늘..

2016년의 딸기

새해가 됐으니...지난해의 나를 돌아본다. 1. 작년에 본 것들랑야방보보경심환락송후궁견환전미월전위장자여의 담윤현미인심계경세황비그밖의 것들위황후전은 지금 보고 있고.그리고 한국 것으로는시그널응답하라 1988런닝맨과 무도는 늘 그렇듯 다 챙겨봤고...도깨비와 푸른 바다의 전설 다 보고 있고... 장하다... 스스로 쓰담쓰담... 2. 작년의 게임들1010은 3만점 넘었고(참고로 요니네 반 친구들은 1만점도 못 낸다고 함. 짜식들... ㅎㅎ)스와이프 벽돌깨기는 고만고만... 초반이 넘 재미없어...Atomas는 9만점대를 기록으로, 안 올라감 엉엉엊그제 무한 슬라이스 깔았는데 200 간신히 넘기고 정체됐음 3. 작년에 들은 것들글렌 굴드의 바흐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기념???으로... 피터폴&메리를 한번..

2016년의 크리스마스

오늘은 크리스마스. 랄랄라. 요니는 신났다. 고교 입학을 앞두고 1월에 엄마아빠 휴가 맞춰 여행가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요니 칭구 어머니와 어찌어찌 이야기가 되어, 두 아이를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보름 넘게 페루에 보내기로 했다. 하루종일 좋아 죽으려고 한다. 나는? 부러워 죽겠다. 대체 저 아이가 중학시절 내내 잘 한 게 머가 있다고...마추픽추에 나스카에 우유니 소금사막까지 간다는 것인가! 모두 부모와 친구 잘 만난 덕이다. 통큰 엄마는 수억원짜리 뱅기표 카드로 긁어줌. 절친의 집에 머물기로 했던 캐나다인 여성 관광객이, 절친의 집에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어제 저녁 우리집으로 왔다. 몇년만의 잉글리시 토킹인가. 아무튼 엉겁결에 홈스테이. 캐나다인 그녀는 자기 친구와 만나 파리크라상에 브런치를 먹..

오늘의 세계...싫은 뉴스들만 가득한 하루

날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게 직업인데. 요즘 참 꽝이다. 오늘 아침에 본 뉴스들만 해도 박태환 선수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김종 차관을 만났을 때, “너무 높은 분이라서 무서웠다”고 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체육부장 선배는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고 한다. 일본 언론들은 “박근혜를 ‘용의자’로 단정...탄핵 논의 가속화”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고. 어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는 “서울의 시위를 보며 베이징은 웃는다”는 기사가 실렸다. 베이징이 웃을 수도 있고 찡그릴 수도 있지만... 참... 오늘 아침에 미국 언론들 보니, 트럼프 사위 쿠슈너라는 작자는 돈 내고 하버드 갔다고. 30억원 ‘기부금 입학’ 논란이 벌어졌다는데. 얘도 순시리? 그뿐인가. ***같..

세계의 멋진 공중정원들

하늘의 정원들. 생각만 해도 너무 낭만적이야(라우라 버전, 연식 인증 ㅋㅋ). CNN에 세계의 공중정원들을 소개한 화보가 실렸다. 멋지다. 밀라노의 버티칼가든. Stefano Boeri라는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116m, 76m 높이의 건물 2개 동으로 돼 있다. 2014년 완공됐는데 건물에 총 8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스위스의 로잔에도 내년에 비슷한 건물이 들어선다고 한다. 아래는 가상도. Cedar Tower라는 이름으로 지어지는 이 건물은 120m 높이에 이를 것이라는데, 백향목(cedar)을 100그루 심는다고 한다. 예전에 최창모 교수님께 "레바논은 뭐가 좋아요" 여쭤보니, "역시 백향목"이라 하셨다. 2004년 레바논 민주화 혁명을 '백향목 혁명'이라 불렀고, 이 나라 국기에도 백향목이 ..

지역별 글에 대한 그 지역 '전문가'들의 반응

여러 지역에 대한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 읽는 이들, 특히 나름 그 지역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의 반응이 ‘지역별로’ 다르다. 아주 가볍게, 주관적으로 정리해보면~~ 1. 내가 가장 많이 다녀본 곳은 아프리카인데 그 동네는 사실 말 덧붙이고 알은체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다. 거기 다녀온 분들이나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은 그 동네 이야기가 나오면 엄청 반가워한다. 그리고 조심조심 추억을 꺼내며 이야기한다. 반대로, 뭣도 모르는 분들과 이 지역 얘기할 때 가장 화가 나기도 한다. 단적으로, 정부 돈 받아 이 지역 관련 뭐뭐 만들어놓고 세금 까먹으면서 인종차별적이고 무식한 소리 할 때... 2. 중동은 전문가들이 워낙 많다. 아마도 국내 지역 전문가들을 줄 세워놓거나 관련 서적을 줄지어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