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도심에 있는 콘피난사스 금융센터는 주요 투자자 다비드 브릴렘버그의 이름을 딴 ‘토레 데 다비드(다비드의 탑)’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1990년대 초반 건설이 시작됐을 당시만 해도 계획은 화려했다. 1층부터 16층까지는 호텔, 18층에서 45층까지는 금융회사들이 입주할 계획이었고 옥상에는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만들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1993년 브릴렘버그가 죽고 1994년 금융위기가 닥쳤다. 건물은 골조 공사만 마무리한 채 돈이 모자라 건설이 중단됐고, 정부 소유로 넘어갔다. 한때 석유로 쌓은 부의 상징이 될 뻔했던 마천루는 실패한 자본주의의 증거로 남았다. 2007년쯤 도시 빈민들이 방치된 건물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고, 이 빌딩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빈민촌이 됐다. ‘버티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