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아침을 열며] 홈리스들에게 집을 준 핀란드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도심에 있는 콘피난사스 금융센터는 주요 투자자 다비드 브릴렘버그의 이름을 딴 ‘토레 데 다비드(다비드의 탑)’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1990년대 초반 건설이 시작됐을 당시만 해도 계획은 화려했다. 1층부터 16층까지는 호텔, 18층에서 45층까지는 금융회사들이 입주할 계획이었고 옥상에는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만들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1993년 브릴렘버그가 죽고 1994년 금융위기가 닥쳤다. 건물은 골조 공사만 마무리한 채 돈이 모자라 건설이 중단됐고, 정부 소유로 넘어갔다. 한때 석유로 쌓은 부의 상징이 될 뻔했던 마천루는 실패한 자본주의의 증거로 남았다. 2007년쯤 도시 빈민들이 방치된 건물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고, 이 빌딩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빈민촌이 됐다. ‘버티컬(..

세계 최초 ‘안면 이식’ 수술받은 여성, 11년만에 사망...거부반응과 암으로

2005년 12월 당시 38세였던 프랑스 여성 이자벨 디누아르가 장 미셸 뒤베르나르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이 성공했을 때 세계가 놀라움 속에 찬사를 보냈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것과 같은 ‘페이스 오프(Face Off)’ 수술이었기 때문이다. 것. 물론 영화에서처럼 멀쩡한 사람 2명의 얼굴을 맞바꾸는 전면 이식은 아니지만, 의학적으로 위험도가 높은데다 윤리적인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얼굴 이식 수술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였던 디누아르는 당시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가 기르던 개에게 얼굴을 물려 심하게 다쳤다. 코와 입술은 거의 손상됐고 잇몸과 아래턱이 다 드러날 정도였다. 당시 아미앵과 리용 병원 팀으로 구성된 공동의료진은 수술을 위해 프랑스 북부 발렌시엔느의 병원..

브라질 상원, 호세프 탄핵...게릴라 투사에서 ‘탄핵당한 대통령’ 된 호세프는 누구

브라질 상원이 31일(현지시간) 오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8) 탄핵안을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남미의 맹주 역할을 해온 브라질 노동자당(PT) 정권의 추락이 불러올 파장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PT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대도시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고, PT에 등 돌린 우파 진영은 내분에 더해 부패 의혹 부메랑을 맞았다. 리우 올림픽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치른 브라질은 다시 정정 불안에 발목을 잡혔다. 의원 81명의 브라질 상원은 30일 낮부터 14시간에 걸쳐 호세프 탄핵안 토론을 했다. 63명의 의원들이 나서서 입장을 밝힌 까닭에 토론은 31일 오전 2시30분에야 끝났다고 폴랴지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외로운 늑대’ 공격 선동했던 IS 2인자 알아드나니 사망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대변인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가 시리아 알레포에서 사망했다고 IS가 8월 30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IS의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은 이날 “알아드나니가 시리아 알레포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작전을 감독하다가 순교했다”고 밝히고 보복을 다짐했다. IS는 알아드나니가 어떻게 숨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군 공습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 피터 쿡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이 이날 알레포 북동쪽 알바브에서 알아드나니를 겨냥한 공습을 했다고 말했다. 쿡 대변인은 이 공습으로 알아드나니가 사망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제거됐다면 IS에 중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알아드나니는 37~39세로 추정되며, 시리아 서부..

혼돈의 브라질과 '탄핵 쿠데타'

2016.5.27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브라질은 혼돈 그 자체다. 국민들의 삶이야 딱히 큰 변화가 있을까마는,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점입가경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오는 8월 열릴 예정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이미 지난해부터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로 집권 여당이던 노동자당(PT)이 흔들리고 탄핵 소동이 벌어졌다. 그게 결국 올림픽 준비에 얽힌 비리 의혹으로 번진 것이다. 로이터는 “연방검찰이 페트로브라스 부패사건을 수사하다가, 하청 건설업체들이 연루된 올림픽 인프라 조성 사업의 비리를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최대 건설회사 오데브레히가 정부로부터 올림픽 경기장 지하철역 공사와 리우의 마라빌랴 항구 현대화..

[정리뉴스] 마리 앙투아네트는 뭘 먹었을까

프랑스 혁명 때 처형된 루이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실제로 그런 말을 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후대에 지어진 이야기일 것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이 말의 진위야 어쨌든, 굶주린 백성들은 나몰라라 한 채 사치를 누리다가 단두대에 오르게됐던 것만은 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송로버섯·캐비어 오찬’을 놓고 논란이 많다. 소셜미디어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대는 글들까지 올라온다. 빵이 없어 굶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실제로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여적]송로버섯, 너는 누구냐 카렌 휠러라는 미국 작가다 라는 책에서 식단을 들여다본 적 있다. 책에 따르면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침 식사로는 커피나 핫..

“포켓몬 잡을 때 저도 구해주세요” 시리아 아이들의 눈물호소

“내 이름은 카프르 나블, 이들리브에 살고 있어요. 와서 나를 잡아보세요.” 세계 사람들이 게임에 열중하는 사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잊혀진다. 시리아 독재정권에 맞서온 ‘시리아혁명군 미디어사무실’(RFS)이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는 포켓몬 그림을 들고 관심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손에 든 종이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과 이름, 포켓몬 아이콘과 함께 “찾아와 나를 잡아보라”는 글이 쓰여 있다. 비참한 현실보다 게임 아이콘이 더 관심을 끄는 현실 속에서 좌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내전이 시작된 이래 28만~4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등은..

미국서 또 경찰 3명 괴한들에 사살...이번엔 루이지애나 배턴루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들을 사살하는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 만에, 다시 경찰들이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루이지애나 주의 주도 배턴루지에서였다. 댈러스 사건의 원인이 된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오전 9시쯤 배턴루지 도심의 해먼드에어플라자 쇼핑센터 부근에서 경찰관 3명이 총격을 당해 숨졌고,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킵 홀든 배턴루지 시장은 경찰 본부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숨진 사람은 배턴루지 경찰관 2명과 지역 보안관이라고 지역언론인 WBRZ-TV는 전했다. 총격을 가한 남성 1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한 목격자는 이 방송에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남..

[아침을 열며]테러의 유비쿼터스 시대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남부의 그랑바상은 대서양에 면한 고즈넉한 해안 도시다. 말이 좋아 도시이지 프랑스 식민 시절의 건물들과 벽화가 그려진 담장, 바닷가에서 공 차는 아이들 외에는 별반 눈에 띄는 것 없는 작은 마을이다. 그곳에서도 지난 3월 이슬람국가(IS) 연계 조직이 테러를 저질렀다. 터키 이스탄불의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세계의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그곳에서도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는 어떤가. 남프랑스의 니스는, 방글라데시 다카의 고급 빵집은, 튀니지의 지중해 리조트는 또 어떤가. 10여년 전만 해도 이런 곳들에서 테러가 나리라고는 상상 못했을 것이다. 9·11 테러 뒤 마드리드의 통근열차가 폭발하고 런던 지하철역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발리의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자폭테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