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7

유전자 조작의 시대, 생명의 미래는

최근 캐나다에서 ‘S-201’이라는 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유전자 차별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안은 유전자 검사를 근거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며, 시민들이 기업의 유전자 검사 요구를 거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토론토스타 등에 따르면 법안은 지난달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법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업이 취업 희망자에게 ‘유전자 테스트’를 요구한다면? 보험회사가 유전자 테스트를 거쳐 질환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의 가입을 미리 걸러낸다면? 미래의 일이 아니다. 캐나다에서 S-201 법안을 발의한 제임스 코완 의원은 헌팅턴병 유전자를 보유한 한 24세 남성의 사례를 들어 상원 찬성 표결을 이끌어냈다. 유전질환인 헌팅턴병은 증..

분자기계 만든 과학자들, 올해 노벨 화학상

‘인공 근육을 움직이는 분자기계.’ 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를 만들어낸 유럽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의 장-피에르 소바주(72), 영국 출신으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인 프레이저 스토더트(74),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의 베르나르트 페링하(65)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왕립과학원은 “분자 기계의 합성과 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분자 단위에서 움직임을 제어해내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소형화 기술의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는 유용한 물질구조를 조립할 수 있는 분자의 집합체랍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고등동물의 세포 속 단백질 같은..

노벨 물리학상, 사울레스 등 영국 학자 3명

독일에서 미국으로 간 과학자 한스 베테는 코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핵의 합성 과정을 연구했고, 천체물리학과 양자전기역학, 고체역학 등 물리학의 여러 분야를 망라하며 학문적 업적을 쌓았고 196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핵물리학 연구였다. 베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한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의 이론분과장을 맡았다. 베테의 연구는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팻맨’의 개발로 이어졌지만, 그의 뒤를 이은 코넬대의 제자 데이비드 사울레스(82)의 연구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길을 열었다. 위상학이라는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 물질의 초전도성, 초유체성 같은 것들을 탐구한 사울레스의 업적은 ‘꿈의 컴퓨터’로..

올해 첫 노벨상, 일본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

기초과학 분야에서 일본의 저력이 또 다시 확인됐다. 올해 첫 노벨상 수상자 선정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일본의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사진)였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왕립학술원은 3일 오전(현지시간) 오스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를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분자세포생물학자인 오스미는 세포가 내부의 불필요한 단백질 등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메커니즘인 ‘오토파지(자가포식)’를 연구해왔다. 그는 이날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된 뒤 요코하마에 있는 도쿄공업대학의 연구실에서 NHK 등 일본 언론과 만나 “영광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며 “나처럼 기초생물학은 연구해온 사람이 이런 평가를 받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이들에게, 과학을 해서 모두가 성공하..

악어의 단식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악어를 가리키는 영어 단어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아주 단순한 내용이었다. 딱 듣기에 '엘리게이터'(당시에 그런 공포영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가 무섭게 들리나, '크로커다일'이 무섭게 들리나? 나는 "엘리게이터는 무섭고, 크로커다일은 귀엽게 들린다"고 했다. 한 친구는 격음이 많이 들어간 크로커다일이 더 강하게 들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미주 대륙에 사는 건 대략 엘리게이터,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지에 사는 것은 크로커다일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형태상의 차이도 없지는 않다. 크로커다일은 윗니와 아랫니 일부가 겉으로 드러나 보인다. 엘리게이터는 윗니만 보인다. 크로커다일의 머리는 날렵하고 좀 길쭉한 반면에 엘리게이터의 머리는 넙적하다. 악어의 대명사는 뭐니뭐니해도 나일 악어다...

엄마, 아빠, 그리고...‘세 사람 DNA’ 물려받은 세계 최초의 아기 탄생

‘세 사람의 DNA’를 물려받은 아기가 탄생했다. 요르단인 부모가, 미국 의료진에게, 멕시코에서 시술을 받아 5개월 전 낳은 사내 아기 ‘하산’이 세계 최초의 ‘세 부모 아기’가 됐다고 과학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식이 유전질환을 물려받을까 걱정하는 부모들에게는 ‘혁명적인’ 소식인 반면, 일각에서는 유전자를 ‘조작’해 ‘맞춤아기’를 탄생시키는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 우려한다. 하산의 엄마는 ‘리(Leigh) 증후군’이라는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엄마는 건강했지만 이 유전자가 아이에게서 발현되면서 부부는 두 자녀를 잇달아 잃었다. 이 유전질환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이상 때문에 일어나며, 신생아 4만명 중 한 명꼴로 발견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

‘브란젤리나’ 결국 결별...졸리, 이혼소송  

세기의 커플로 불리던 ‘브란젤리나’의 결혼생활이 결국 파경을 맞게 됐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20일(현지시간) 배우 앤절리나 졸리(41)가 남편 브래드 피트(52)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졸리 측 변호사인 로버트 오퍼는 졸리가 “결혼의 해소”를 위해 소송을 냈다면서 “가족의 건강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오퍼는 “졸리는 이 일과 관련해서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을 것이며, 가족의 사생활을 보호받기를 바라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졸리와 피트는 2005년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 함께 출연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그후 동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식 결혼을 한 것은 2014년이었다. 피트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이혼한 뒤 두번째 결혼을 한 것이었고, 졸리에게는 빌리 밥..

[아침을 열며] 홈리스들에게 집을 준 핀란드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도심에 있는 콘피난사스 금융센터는 주요 투자자 다비드 브릴렘버그의 이름을 딴 ‘토레 데 다비드(다비드의 탑)’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1990년대 초반 건설이 시작됐을 당시만 해도 계획은 화려했다. 1층부터 16층까지는 호텔, 18층에서 45층까지는 금융회사들이 입주할 계획이었고 옥상에는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만들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1993년 브릴렘버그가 죽고 1994년 금융위기가 닥쳤다. 건물은 골조 공사만 마무리한 채 돈이 모자라 건설이 중단됐고, 정부 소유로 넘어갔다. 한때 석유로 쌓은 부의 상징이 될 뻔했던 마천루는 실패한 자본주의의 증거로 남았다. 2007년쯤 도시 빈민들이 방치된 건물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고, 이 빌딩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빈민촌이 됐다. ‘버티컬(..

세계 최초 ‘안면 이식’ 수술받은 여성, 11년만에 사망...거부반응과 암으로

2005년 12월 당시 38세였던 프랑스 여성 이자벨 디누아르가 장 미셸 뒤베르나르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이 성공했을 때 세계가 놀라움 속에 찬사를 보냈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것과 같은 ‘페이스 오프(Face Off)’ 수술이었기 때문이다. 것. 물론 영화에서처럼 멀쩡한 사람 2명의 얼굴을 맞바꾸는 전면 이식은 아니지만, 의학적으로 위험도가 높은데다 윤리적인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얼굴 이식 수술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였던 디누아르는 당시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가 기르던 개에게 얼굴을 물려 심하게 다쳤다. 코와 입술은 거의 손상됐고 잇몸과 아래턱이 다 드러날 정도였다. 당시 아미앵과 리용 병원 팀으로 구성된 공동의료진은 수술을 위해 프랑스 북부 발렌시엔느의 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