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이란 대통령 '악마 만들기'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이란 관계에 또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이란 대통령 당선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지난 1979년 이슬람혁명 뒤 테헤란에서 벌어진 미국인 인질사건에 가담했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 미국 언론들은 4반세기 전의 낡은 사진들을 들추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미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조사에 들어가기로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지만 의혹이 많다"면서 "만일 그(아마디네자드 당선자)에 대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많은 문제들이 파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그의 행적을 둘러싼 문제들을 중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해 미 정부가 조사에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앞서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79년 테헤란에 인..

이란, 결국

이란 대선에서 강경보수파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49) 후보가 당선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대선 결선투표는 투표시간이 5시간이나 연장된 끝에 밤 11시에 종료됐다. 잠정 집계 결과, 지난 17일 1차 투표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결선에 진출한 테헤란 시장 출신 아흐마디네자드 후보가 60%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혔다. 중도파로 대통령을 2차례 역임한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후보는 40%를 밑도는 지지율을 보였다. 당초 두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점쳐졌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큰 표차로 아흐마디네자드 후보가 앞섰다. 라프산자니 캠프 측도 패배를 인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선거결과는 25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 이후에 공식 발표된..

불쌍한 건 언제나 민중들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와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외국이 아닌 예루살렘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이·팔 정상회담이라고 관심을 모았지만 양측은 평화정착의 단계별 조치를 합의하는데 실패했다. 샤론 총리는 이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일부를 무력점령하고 건설했던 유대인 정착촌 철수방안을 내놓은 만큼 이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무력화시킬 차례라고 압바스 수반에게 강조했고,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추가 철수계획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맞섰다. 기대를 모았던 회담은 이견만 확인된 채 끝났고, 가자지구 유대계·아랍계 주민들의 고통만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텐트촌의 팔레스타인 난민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안에는 이스라엘에 무력점령된 ..

후세인은 요즘

이라크 바그다드 근교의 미군 수용시설에 수감 중인 사담 후세인은 여전히 자신이 이라크의 대통령이라는 `신념'을 굳히지 않고 있으며, 유난히 청결을 고집하는 결벽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미군 교도관들이 전했다. 후세인의 수감생활은 여전한 망상과 집착으로 가득 차 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후세인을 감시했던 한 미군 병사의 회고에 따르면 그의 감방에는 화장실이 딸려있고 침대와 의자, 수건, 책과 기도용 양탄자가 비치돼 있다. 후세인은 하루 대부분을 글을 쓰며 보낸다. 매일 화초에 물을 주고, 청결에 집착해 하루에도 몇 번씩 식기를 물로 씻는다고. 감방에 비치된 러닝머신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탁구대를 달라고 요구했다가 당국에 거절당했다. 처음엔 미군이 간식으로 주는 `치토스'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

쿠웨이트의 멋진 여성장관

여성들의 투표권도 최근에야 인정된 쿠웨이트에서 여성각료가 나왔다. 사상 처음 내각에 모습을 드러낸 이 여성각료의 취임선서 날, 의회에서는 보수파와 개혁파가 서로 갈려 비난과 환호를 보내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B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Dr. Masouma Mubarak, the first female Cabinet member appointed in Kuwait, gives the thumbs up after taking the oath of office in the Kuwait Parliament on Monday, June 20, 2005 in Kuwait City. /AP 이날의 주인공은 쿠웨이트 최초의 여성각료로 임명된 마수마 알 무바라크(57) 행정개발-계획부 장관. 미국 유학파 출..

예루살렘의 '초대'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와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팔 정상회담은 여러번 있었지만, 양측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예루살렘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 집으로 오세요" 특히 이번 회담은 예루살렘에 있는 샤론 총리의 관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아직 회담 장소가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샤론 총리가 관저로 압바스 수반을 `초대'한만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예전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 때 같으면,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파트너를 관저로 초대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입을 모은다. 그만큼 이-팔 양측은 이 회담을 두 정상의 `친밀감'과 분쟁..

백향목 혁명, 그 이후 레바논

시리아의 오랜 점령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실시된 레바논 총선에서 반(反) 시리아 야당연합이 승리를 거뒀다. 시리아 세력에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진 라피크 하리리 전총리의 아들 사아드가 이끄는 야당연합은 19일 투표 완료 직후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지역주의와 종파주의가 그대로 노출된데다 반시리아계와 친시리아계가 권력을 나눠가진 형국이어서 `자유 레바논'의 정국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4단계 총선 완료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4번에 걸쳐 치러진 총선의 승자는 사아드 하리리가 이끄는 반시리아계 야당연합이었다. 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에 막대한 재력, 시리아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결합시켜 승리를 이끌어낸 하리리는 19일 전체 128석 중 28석이 걸린 북레바논 지역에서 야당연..

이란 대선

오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에서 대선이 실시된다. 세계의 환호 속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무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파 정권은 `미완의 개혁'이라는 의미만을 남긴 채 후임자에게 과제를 넘기게 됐다. 대선을 앞두고 이란에서는 개혁 공과를 따지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4일 "이란 유권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투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하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8년 전 희망에 들떠 투표소로 달려갔던 이란인들의 `개혁 실망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1997년 하타미 대통령의 당선은 이란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아야툴라 호메이니의 이슬람혁명을 다시 뒤집는 벨벳 혁명을 통해 하타미 대통령은 보수파들이 내세운 후보를 가볍게 제치고 70%가 넘는 지지율로 당..

이라크 사람들은 얼마나 죽었나

이라크에서 15일(이하 현지시간) 바그다드 등 각지에서 폭탄테러가 잇달아 일어나 50명 이상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에도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AP 집계에 따르면 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는 17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미군은 이라크인들 입장에서 보면 `공격자' 즉 `가해자'일 뿐이며, 누구보다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 것은 결국 이라크의 민간인들이다. 국제인권단체들을 비롯한 민간기구들은 지난 2003년3월 미군의 공격 개시 이래 지금까지 이라크 민간인 피해와 관련해 서로 다른 추정치들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의료저널 랜싯은 10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라크의 정치단체 키파는 지난해 8월 이전에 3만7000명 이상이 숨졌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이슬람 머리쓰개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무슬림 여성들의 머리쓰개 착용을 금지하기로 결정, 유럽에서 문화충돌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유럽에서는 이슬람식 머리쓰개를 금지하려는 각국 정부와 무슬림 이주민 간 마찰이 빚어졌었다. 이슬람 머리수건은 대체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남성들의 두건 중에는 `케피야'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팔레스타인의 고(故)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늘 머리에 썼던 흰 천이 바로 이것이다. 케피야는 유목생활의 유산이다. 사막을 다니던 유목민들은 머리에 케피야를 쓴 뒤 낙타를 묶을 때에 쓰는 `이깔'이라는 굵은 띠를 정수리에 얹어 천을 고정시킨다. 천막에 머물 때에는 이깔을 풀어 다시 낙타를 묶고, 케피야를 벗는다. 흰 천에 검정 무늬가 있는 아라파트의 케피야는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상징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