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쿠웨이트의 멋진 여성장관

딸기21 2005. 6. 2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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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투표권도 최근에야 인정된 쿠웨이트에서 여성각료가 나왔다. 사상 처음 내각에 모습을 드러낸 이 여성각료의 취임선서 날, 의회에서는 보수파와 개혁파가 서로 갈려 비난과 환호를 보내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B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Dr. Masouma Mubarak, the first female Cabinet member appointed in Kuwait, gives the thumbs up after taking the oath of office in the Kuwait Parliament on Monday, June 20, 2005 in Kuwait City. /AP

이날의 주인공은 쿠웨이트 최초의 여성각료로 임명된 마수마 알 무바라크(57) 행정개발-계획부 장관.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과학교사 생활을 해오던 그는 민주화와 개혁을 앞당기려는 셰이크 사바 알 사바 총리에 발탁됐다. 이미 임명 사실이 전해졌을 때부터 쿠웨이트 정계는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들썩였다.

드디어 의회 선서를 하게 된 20일, 무바라크 장관이 단상에 오르자 보수성향이 강한 일부 의원들은 책상을 뒤로 돌리고 등을 보이며 항의했다. 몇몇 의원들은 고함을 치며 비난을 퍼부었으며, 여성이 장관직에 오르는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까지 터져 나왔다. 반면 개혁파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의회장은 맞고함과 박수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어두운 빛깔의 양장 수트에 이슬람 베일을 쓰고 나온 무바라크 장관은 이런 소동에도 아랑곳없이 `초연히' 선서를 했다. 그는 "오늘은 오랜 시간 인권신장을 위해 투쟁해온 쿠웨이트 여성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이라면서 오히려 "여성들을 위해 애써준 의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여성 참정권을 인정치 않았던 몇 안 되는 나라로, 지난달 16일에야 여성 투표권을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알 사바 총리의 적극적인 개혁조치를 통해 여성권익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내부 반발이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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