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이란의 대통령들, 그리고 '여성운동가' 파에제 하셰미

다음달 실시되는 이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온건보수파 지도자인 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전대통령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지금은 보수파로 분류되지만 라프산자니는 개혁파인 무하마드 하타미 현대통령의 집권에 가장 큰 버팀돌이 됐던 `개혁파의 원조'였다. 지금은 서로 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의 인연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라프산자니는 10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다음달 17일 대선에 출마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까지 대선 출마희망자들의 입후보신청을 받고 있다. 정계 주요 인사 중에 이번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라프산자니가 처음이다. 라프산자니는 지난 1989년부터 97년까지 두 차례 대통령직을 역임한 이란 정계의 산 증인이다. 하타미 대통령이 젊은층과 여성들..

알카에다 '3인방' 어디로 갔나

`알카에다 3인방'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미국이 지난 2001년 9.11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두 차례나 전쟁을 치렀지만, 정작 `희대의 테러범'으로 지목한 오사마 빈라덴을 비롯한 알카에다의 핵심 인물들은 붙잡지 못하고 있다. 빈라덴을 비롯해,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 책임자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계속된 대대적인 공격으로 이라크 북서쪽 카임 지역에서 `무장 저항세력'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 `마타도어(으뜸패) 작전'으로 이름 붙여진 이번 공세는 알 자르카위를 체포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었지만, 공격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10일까지 그의 행방을 확인했다는 소식은..

테헤란의 애니메이션 바람

혹자는 “태어난지 200년된 영화가 이란에 가서 젊어졌다”고 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계기로 영화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는 이란. 그런데 최근에는 이란에서 대대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이다. 영국 BBC 방송은 10일 이란 국영방송을 필두로, 테헤란에 일고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 붐을 소개했다. 현재 제작중인 애니메이션들은 이슬람 세계에서도 소수인 이란 쉬아파의 역사나 지난 1979년 호메이니 혁명을 담은 것들이 많다고. 등장인물은 대부분 터번을 쓰고 긴 옷을 입은 무슬림(이슬람신도)들이란다. `순교자 바호나르'는 80년대 초반 폭탄테러로 암살된 전직 총리의 어린시절을 그리고 있다. `아슈리안'은 쉬아파가 주류에서 갈라져 나오게 만든 주인공..

이라크인 100명 '무더기 사살'

美, 이라크인 100여명 사살 시리아국경 인근서 저항세력 이틀간 맹공격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다시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은 9일 이라크 북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저항세력의 근거지로 보이는 지점을 맹공격해 100여명을 사살했다. 미군은 외국에서 들어온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등 게릴라들을 사살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희생자수도 제대로 집계되지 않을 정도의 무차별 폭격을 퍼부은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AP통신과 CNN, BBC 등 외신들은 이라크 주둔 미군 제2전투연대와 제2해병사단 병력 1000여명이 북부 시리아 인접지역인 카임에서 지난 8일부터 이틀간 대대적인 작전을 펼쳐 `저항세력' 100여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전투용 헬기를 동원한 이틀간의 공격으로 `외국에서 잠입한 ..

기자라고 목숨이 안 아까울까

기자가 전쟁지역 취재를 가라는 회사의 지시를 거부하면 회사는 이 기자를 해고해도 될까?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9일 미국 ABC방송의 영국 런던특파원으로 일해온 리처드 기즈버트(44) 기자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취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영국 법원에 400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기즈버트는 지난 1993년 이후 ABC의 런던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옛 유고연방 분쟁을 취재했던 베테랑 기자. 회사는 그에게 2002년 아프간에 가서 취재할 것을 지시했지만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듬해인 2003년 회사는 두 차례에 걸쳐 이라크 취재를 명령했지만 그는 지시를 거듭 거부했다. 지난해 6월 ABC방송 런던지국장 마커스 윌포드는 기즈버트를 불러 `고용계약 파기..

이집트가 심상찮다

이집트 경찰이 올가을 대선을 앞두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자 대대적인 야당・재야세력 체포에 들어갔다. 경찰은 최대 재야 정치조직인 무슬림형제단 조직원들을 포함, 며칠새 2000여명을 구금했다. 지난 주말 시위에서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시위대 1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시위가 격화되자 주이집트 한국대사관(대사 최승호)은 2차례에 걸쳐 교민들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하라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집트 여행가실 분들, 당분간은 미루시는 편이 좋을듯) 이집트 경찰은 오는 10일(이하 현지시간)로 예정된 무슬림형제단의 전국 집회를 앞두고 이 단체 조직원들에 대한 체포-구금작전에 돌입했다고 B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이 단체의 압둘 무니엠 마흐무드 대변인은 "핵심 간부인 에삼 알..

이라크 재건자금 '증발'

이라크 전후재건자금 1억달러(약 1000억원)가 장부에서 `증발'하는 등, 재건자금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나 미국이 특별감사관을 파견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는 이라크 원유 판매대금과 사담 후세인 압류재산 등 전후재건 자금 1억달러 가량이 회계장부에서 사라져 미국 이라크재건특별감사관(SIGIR)이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임시행정처는 과도정부 출범 이전 전후재건을 위해 미군 주도아래 이라크 주둔 연합군이 세운 기구로, 전후 초창기 미국의 원조금과 이라크 석유판매대금 등 전후재건 자금 집행을 도맡아 했었다. 미 정부는 현재 이라크재건특별감사관(SIGIR)을 바그다드로 파견해 감사를 벌이고 있으며, 워싱턴에..

럼즈펠드와 후세인

“대량 살상무기는 찾았나?”(사담 후세인) “아직 못 찾았다. 그러나 곧 찾을 것이다.”(도널드 럼즈펠드) 지난달 이라크 바그다드를 예고 없이 방문했던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모처에 감금돼 있는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 ‘조건부 석방’을 제의했으나 후세인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아랍 신문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신문 알 쿠드스 알 아라비아는 럼즈펠드 장관이 후세인을 만나 “저항세력에 휴전을 설득하는 연설을 해주면 석방을 해주겠다”고 제안했으나 후세인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무장세력의 거센 저항으로 이라크 상황이 진정되지 않자 결국 수감 중인 후세인에게 그같은 제안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것. 이집트 주간지 알 우스부아도 럼즈펠드 장관이 미군 수용시설..

이라크 석유생산, 후세인 때에도 못 미쳐

이라크의 석유 생산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정정불안과 종파갈등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산유시설 복구가 늦어진데다 거대 에너지자본들이 투자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매장량을 갖고 있는 이라크는 누가 뭐래도 `석유대국'이지만, 미국의 예상과 달리 산유량은 사담 후세인 정권시절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산유시설 복구가 안 된다 지난달 이라크의 1일 석유생산량은 200만 배럴에 그쳤다고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2일 보도했다. 전쟁 직후 미국 정부와 석유전문가들은 "전후 2년이 지나면 하루 400만배럴의 석유가 생산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과거 후세인 시절 유엔의 제제 속에서도 250만배럴을 생산했는데 지금은 그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정국..

낙타몰이 노예소년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최근 "낙타몰이꾼을 로봇으로 점차 바꿔나가겠다"는 발표를 했다. 로봇이 낙타를 몬다? 얼핏 들으면 석유부국 UAE가 첨단과학에 눈을 뜬 듯한 느낌을 주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반대다. 카지노나 술집이 불법인 이슬람국가인 탓에, 이들 나라의 왕족이나 갑부들은 낙타경주장에 오일달러를 쏟아붓곤 한다. 경마나 경륜처럼 낙타들을 경주를 시켜 내기를 하는데, 이때 낙타를 타는 기수가 바로 낙타몰이꾼이다. 낙타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몰이꾼으로는 덩치가 작은 어린아이를 쓴다. 이 아이들은 대개 인도나 파키스탄 등지에서 팔려온 노예소년들. 남아시아에서 아라비아의 석유부국들로 팔려가거나 납치돼 끌려가는 남자어린아이들 중 상당수는 낙타몰이꾼으로 `소모'된다. 아랍 전역에 어린이 낙타몰이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