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막가는 베를루스코니의 언론관

“내가 하면 언론자유, 남이 하면 좌파 선동.” 막말과 스캔들로는 따를 자가 없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쿠니 총리(사진)가 자가당착적인 ‘언론관’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탈리아 최대 민영방송사인 메디아셋을 소유한 언론재벌 베를루스코니가 7일 독특한 언론관을 피력하면서 좌파 신문을 재차 공격했다고 BBC방송 등 유럽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의 공격을 받은 것은 최근 그의 성추문과 사생활을 보도한 좌파 신문 ‘라 레푸블리카’. 베를루스코니는 “언론의 사생활 공격으로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언론자유를 지키려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신문이 “베를루스코니가 성불능자라는 소문이 있다”는 등의 기사를 싣자 그는 신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미 잇단 성추문과 스캔들로 로마교황청의 비판을 ..

로버키 테러범 석방 뒤에는 석유 밀거래?

스코틀랜드 법원의 로커비 테러범 석방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측이 리비아의 에너지자원을 얻기 위해 밀실협상을 하고 테러범을 풀어줬을 수 있다는 ‘밀거래설’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 등이 22일 보도했다. 전날 스코틀랜드 법원은 1988년 미국 팬암기 공중폭파(로커비 사건) 주범인 압둘 바셋 알리 알-메그라히를 석방해 리비아로 돌려보냈다. 이에 미국은 물론, 영국 정부도 공개적으로 스코틀랜드를 비난했으나 전문가들은 영국이 ‘이중 플레이’를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런던 싱크탱크 클래텀하우스의 몰리 타르후니는 미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에서 “(테러범 석방으로) 영국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런던 글로벌..

바스크 분리단체 또 테러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단체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가 창설 50주년을 전후해 연일 테러공격을 감행하면서 스페인이 테러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당국은 휴가철을 맞아 추가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 경계태세를 최고 단계로 올렸다. Investigators gesture beside the wreckage of a car in Palmanova, Mallorca, July 30, 2009. At least two people were killed by a car bomb at a Civil Guard barracks on Mallorca, officials said on Thursday. REUTERS/Dani Cardona Interior Minister Alfredo Perez Rubalcaba, sur..

러시아 인권운동가 또 피살

러시아에서 체첸 인권 실태를 비판해온 여성 인권운동가가 또 피살됐습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온 체첸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체첸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은 러시아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잔혹한 현실을 다시한번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체첸 인권단체 ‘메모리얼’에서 활동해온 나탈랴 에스테미로바(50)가 15일 체첸에서 납치·살해됐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에스테미로바는 이날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차량을 탄 무장괴한들에 납치됐으며, 몇시간 뒤 인접한 잉구셰티야 공화국의 나즈란에서 머리와 가슴에 상처를 입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에스테미로바는 러시아-체첸 혼혈로, 대학을 졸업하고 그로즈니에서 역사교사로 일하다가 2000년 인권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2006년 체첸문제..

러시아, "미군에 항공로를 열어주마"

러시아가 미군에 영공을 내주기로 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보급로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던 미군에게 항공로를 열어주기로 한 것이다. 최근 몇년간 냉기가 돌았던 두 나라 사이에 훈풍이 불 조짐이다. 뉴욕타임스 등은 4일 양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 간 영공통과협정 협상이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8일 모스크바 방문 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협정에 서명하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보급로 제공은 아프간 대공세에 나선 오바마 정부를 위한 크렘린의 선물인 셈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세르게이 프리호드코는 “육로와 항공로 모두를 열어주겠지만 미군의 보급은 대부분 항공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에 따르면 미군은 하루 10~12회까지..

스페인 재판소, 인권 위한 ‘무한도전’

스페인 법원이 미국, 중국, 이스라엘의 ‘반인도 범죄’를 재판하겠다고 나서면서 국제적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환영했지만 당사국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고, 스페인 내에서는 재판의 상징적 의미와 현실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시작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국가재판소가 미국 전직 관리들을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학대 혐의로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재판소의 엘로이 벨라스코 판사는 지난 3월 앨버토 곤잘레스 전 법무장관 등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 6명을 관타나모 불법 구금·고문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미 정부를 상대로 이들에 대한 미국 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지난 21일에는 이 재판소의 ..

이탈리아에 지진

Workers dig through the rubble of a destroyed house as villagers look on after an earthquake in the Italian village of Onna April 6, 2009. 이탈리아 중부에서 6일 강진이 발생, 최소 92명이 숨졌다. AFP통신 등은 이탈리아 언론들을 인용, 이날 오전 3시30분(현지시간) 중부 아브루초 주의 라킬라 부근에서 리히터 규모 6.3의 지진이 일어나 어린이들을 포함해 92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대학 기숙사 건물과 교회 지붕의 돔 등 시내 건물들이 거의 모두 부서져 수많은 이들이 매몰돼 있기 때문에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라킬라는 아펜니 산맥에 둘러싸인 인구 7..

프랑스, 핵실험 피해자보상- 늦고도 야박하네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제도와 북아프리카 알제리 등의 옛 식민지에서 수십년간 비밀 핵무기 실험을 했던 프랑스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피해자들과 인권단체들은 프랑스 정부가 내놓은 보상계획이 너무 야박하고 형식적이라며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에르베 모랭 프랑스 국방장관이 24일 핵 실험 피해자 보상방안 초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모랭 장관은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과의 회견에서 “이제는 안보시스템의 바탕이 되어준 (핵 실험)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핵실험 관련 기록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는 1960년부터 96년까지 210여차례에 걸쳐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과 폴리네시아에서 핵폭발 실험을 했다. 이 실험..

프랑스의 복귀... 창립 60년 '나토' 어디로 가나

프랑스가 40여년에 걸친 드골주의의 유산을 버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통합군에 공식 복귀한다고 선언했다. 냉전 종식 이후 정체성 위기에 빠진 나토가 프랑스의 복귀로 변화의 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당장 아프가니스탄 파병부대를 모집해야 하는 미국은 프랑스의 복귀를 환영했다. 그러나 유럽국가들과 미국은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창립 60주년을 앞둔 나토의 확대 정책과 ‘국제 치안유지군’으로서의 기능을 놓고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복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1일 “현 상황(나토군 탈퇴)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고 밝혔다. 1949년 나토 창립멤버로 참여한 프랑스는 66년 샤를 드골 대통령 때 미국의 주도에 반발하며 나토를 탈퇴했다...

메드베데프 '홀로서기' 성공할까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실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불화설이 나오고 있다. 2일로 대선 승리 1년을 맞은 메드베데프가 최근 푸틴으로부터의 정치적 독립을 시도하면서 둘 사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에 러시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제 위기가 정치적 균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은 3일 메드베데프가 경제정책을 놓고 여러차례 푸틴을 비판하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는 “정부가 금융위기에 늑장대처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매우 느리게 오고 있다”며 행정부를 이끄는 푸틴을 에둘러 공격했다. 메드베데프는 국영기업 운영문제를 놓고도 푸틴과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베데프는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