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부끄러운 佛’ 드러낸 섬들의 반란

중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프랑스령의 작은 섬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의 소요사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 분노한 시민들이 연일 거리로 몰려나와 본국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두 섬의 소요는 빈부격차와 백인층의 횡포, 프랑스 정부의 외면 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ㆍ과들루프·마르티니크 본국 냉대 저항 소요 ㆍ빈부격차·백인 기득권 횡포 등 식민주의 폐해 ㆍ사르코지 지원책 발표 불구 근본해결 쉽지않아 AP통신 등은 과들루프 최대도시인 푸앙테 아 피트르 등지에서 며칠째 시위대와 경찰 간 총격전과 약탈, 방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물가를 안정시켜 달라는 몇달에 걸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노한 주민들이 거리로..

영-프 잠수함 대서양서 충돌

영국과 프랑스의 핵 잠수함이 대서양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영국 가디언은 이달초 영국 해군의 잠수함 HMS 뱅가드호(아래 사진 왼쪽)와 프랑스의 르 트리옹팡 잠수함(오른쪽)이 대서양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16일 보도했다. 사고 당시 영국 잠수함에는 135명, 프랑스 잠수함에는 101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군은 뱅가드호를 스코틀랜드의 파슬레인으로 인양해 수리하고 있으나, 자세한 사고 시점과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지난 3일이나 4일 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만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핵잠의 피해는 긁힌 정도에 불과하다”며 “핵무기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고 영국의 핵 억지력에도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

"중앙아시아는 내 텃밭" 세몰이하고 나선 러시아

러시아가 옛소련권 국가들을 거느리고 세 몰이에 나섰다.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 내 미군기지를 없애도록 해 미군 아프가니스탄 보급로를 위협한데 이어, 4일 옛소련권 7개국을 묶는 신속대응군을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기선을 제압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을 막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문제에 러시아가 다시 개입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를 비롯해 키르기스, 우즈베키스탄, 벨로루시 등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 7개국 정상이 이날 모스크바에 모여 신속대응군 창설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수부대를 주축으로 1만명 규모가 될 이 신속대응군은 역내 분쟁, 테러, 마약밀매 등 조직범죄에 공동대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독일군, 프랑스 주둔... 2차 대전 이래 처음

독일군이 2차 세계대전 이래 최초로 프랑스에 주둔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3일 독일군이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군사훈련차 프랑스에 주둔하게 됐다고 독일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450~800명 규모의 독일군이 프랑스 북부 스트라스부르에서 조만간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인데, 구체적인 시기·규모·장소는 양국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합동 군사훈련은 유럽의 오랜 앙숙이자 경쟁자였던 두 나라의 달라진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5000여명 규모의 ‘프랑스-독일여단’을 운용하면서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합동 군사작전을 펼쳐왔으나 독일군이 프랑스 영토로 들어온 적은 없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군에 점령당한 악몽을 갖고 ..

러시아 반정부 인사들 잇달아 피살

러시아의 체첸 탄압에 항의해온 반정부 성향의 변호사와 언론인이 한꺼번에 피살됐다. BBC방송은 19일 러시아의 유명 인권변호사 스타니슬라프 마르켈로프가 모스크바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마르켈로프는 체첸 자치공화국에서 러시아군에 살해된 헤다 쿤가예바 유족들을 위한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 쿤가예바는 2000년 러시아군 대령 유리 부다노프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 부다노프는 2003년 유죄판결과 함께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그가 복역하고 있던 디미트로프그라드의 지방법원은 지난해 말 부다노프를 조기 석방했다. 마르켈로프는 부다노프 석방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마르켈로프는 부다노프 석방이 부당하다며 항소하겠다고 ..

가즈프롬 제국에 '이상' 있나

(러시아 가즈프롬[현지 발음으로는 '가스프롬'이 맞다고 하더군요]이 7일 결국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관을 잠갔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만 되면 러시아의 몽니 때문에 고생하는 유럽사람들은 말 그대로 '냉전'을 겪고 있다;;는 표현까지 외신에 나왔다는데... 하지만 가즈프롬도 그닥 형편이 좋지는 않습니다. 위클리경향 새해 첫 호에 썼던 글을 올려봅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이상하다. 1년 전만 해도 에너지값 고공행진 속에 세계 최대 기업 자리를 꿈꾸던 가즈프롬이 크렘린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러시아 당국자들과 가즈프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지나친 확대경영으로 덩치를 키운 가즈프롬이 정부와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는 처지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

'부조리극의 대가' 해럴드 핀터 사망

200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사진)가 지병으로 25일 사망했다. 향년 78세.핀터의 부인으로 유명 역사학자인 안토니아 프레이저는 후두암으로 투병해온 핀터가 이날 숨졌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프레이저는 남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그같은 위대한 작가와 함께 살아왔다는 것은 특권이었다”고 말했다. 1930년 런던에서 유대인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난 핀터는 왕립연극아카데미를 중퇴하고 배우로 활동하다 극작가 겸 연출가로 변신했다. 부조리극의 대명사로 불리는 사뮤엘 베케트의 제자 겸 동료로서 실존적 주제를 다룬 수많은 작품들을 남겨 현대 극작계의 거두로 불린다. 27세였던 57년에 쓴 첫 희곡 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60년 발표한 이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 작가로 발돋움했..

'왕의 귀환'과 사르코지의 미래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7월초 유럽연합(EU) 순회의장직을 물려받으면서 파리 시내 에펠탑에 네온등을 달고 프랑스가 유럽의 중심에 섰음을 기념했다. 그러나 6개월의 임기는 벌써 끝나가고 있고, 내년 1월1일부터는 체코가 의장국이 된다. 체코 정부는 최근 엘리제궁에 “의장직 교체 의식에 참석해달라”고 초청했으나, 사르코지는 “에펠탑의 네온 불을 내 손으로 끄고 싶지는 않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6일 엘리제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이 일화는 ‘유럽의 지도자’ 자리에 대한 사르코지의 집착과 자부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르코지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임기 중 마지막 연설을 하면서 “나는 이 일(EU의장)을 정말 사랑했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러시아 "시위 안돼"

러시아 정부가 대통령 임기연장안을 들고 나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크렘린 복귀설’이 나돈 가운데, 대대적인 반정부세력 색출작전이 벌어졌다.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하려던 반정부 인사들이 무더기로 체포됐고, 반 푸틴 정치조직의 출범식장에는 크렘린 친위세력들이 들이닥쳐 난장판을 만들었다. 푸틴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추측이 많다. 러시아 정부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 대규모 반 푸틴 시위를 벌일 예정이던 반정부세력 100여명을 체포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경찰은 모스크바 시내 광장 주변에서 집회를 열 준비를 하고 있던 시위대를 체포해 트럭으로 압송했다. 상트페테르스부르크 시내 중심가에서도 경찰이 시위를 하려던 시민들을 쫓아내고 주동자들을 체포..

그리스 소요사태 왜 일어났나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테네 경찰이 15세 소년을 사살한데 대한 항의로 시작된 시위는 관광지인 크레타섬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로 번졌고, 유럽 주요도시에서도 항의시위가 잇따랐다. 인권탄압과 빈부격차 등 구조적인 문제들로 인해 그리스에서는 반정부 시위와 유혈진압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시위 사흘째인 8일 아테네 중심 상점가에서는 약탈과 방화가 계속됐다. 학생들과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들, 좌파 시위대는 상점·차량·은행·관공서를 공격했다. 의사당 주변 신타그마 광장은 밤새도록 최루탄과 화염병이 오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대학생들은 경찰의 진압·검거를 피해 아테네 폴리테크닉대학(APU)에 피난처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