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막가는 베를루스코니의 언론관

딸기21 2009. 9. 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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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언론자유, 남이 하면 좌파 선동.”

막말과 스캔들로는 따를 자가 없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쿠니 총리(사진)가 자가당착적인 ‘언론관’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탈리아 최대 민영방송사인 메디아셋을 소유한 언론재벌 베를루스코니가 7일 독특한 언론관을 피력하면서 좌파 신문을 재차 공격했다고 BBC방송 등 유럽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의 공격을 받은 것은 최근 그의 성추문과 사생활을 보도한 좌파 신문 ‘라 레푸블리카’. 베를루스코니는 “언론의 사생활 공격으로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언론자유를 지키려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신문이 “베를루스코니가 성불능자라는 소문이 있다”는 등의 기사를 싣자 그는 신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미 잇단 성추문과 스캔들로 로마교황청의 비판을 받는 등 궁지에 몰려있던 터였다.




베를루스코니가 ‘언론자유 수호’를 내걸며 인터뷰를 한 미디어는 자신 소유인 메디아셋 산하 카날5 TV였다. 메디아셋 산하 채널들은 이탈리아 전체 TV시청률의 50%를 점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 밖에도 광고·홍보회사 푸블리탈리아, 영화관 체인 메두사와 영화배급업체 펜타, 보험회사 메디올라눔과 금융회사 메디오방카, 명문 축구클럽 AC밀란 등을 갖고 있다. 모두 대중적 영향력이 큰 기업체들이다.
뿐만 아니라 동생 파올로는 중도우파 신문 일 지오르날레 소유주로서 이 신문을 통해 형의 정책을 옹호, 종종 비판을 받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아내 베로니카 라리오 여사는 유력 우파 신문 일 포글리오의 대주주다.

이탈리아의 언론자유는 베를루스코니 일가가 이처럼 미디어분야를 장악한 탓에 수시로 위협받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집권 뒤 정부가 지분을 가진 관영 언론들을 입맛대로 바꾸려 해 반발을 샀다. 언론인들과 야당들은 19일 로마에서 총리 일가의 언론장악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인터뷰에서 언론자유 수호를 외치던 베를루스코니는 이 집회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언론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은 공산당이나 하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베니스영화제에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미국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7일 라 레푸블리카와의 회견에서 “이탈리아는 언제쯤이나 베를루스코니를 제거할 것이냐”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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