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13

[2005, 토고] 토고에 가다

"우에종(반갑습니다), 꼬레!" 모래바람 부는 바닷가 공항, 서아프리카인들 특유의 마음 좋아 보이는 얼굴에 넉넉한 웃음. 12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토고 수도 로메에서 마주친 이 나라의 첫인상이었다.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월드컵 조 추첨식을 보고 좋아라 하며 “내일은 드레스덴을 구경해보자” 하면서 꿈에 부풀어있었다. 날벼락 같은 지시를 받았다. “토고로 가라”. 생소한 이 나라가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팀이 됐다고 해서, 갑자기 토고로 가게 됐다. 라이프치히에서 부랴부랴 토고행 비행기표...를 샀다. 난생 처음 내 카드로 천만원 긁어봤다! (중간 생략) 프랑크푸르트에서 민박하고 담날 파리로 갔다가, 곧바로 토고 수도인 로메로 향했다--- 라고 하면 사실과 좀 다르다. 파리에서 로메 가는 비행기는..

치사한 이집트

이집트 법원이 지난 9월 대통령선거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성에 도전했던 야당 후보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정치 보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까지 석방 압력을 넣고 있어, 미-이집트 간 관계 악화 조짐이 일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카이로 지방법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9월 대선에서 무바라크 대통령과 경쟁했던 야당 알가드당 지도자 아이만 누르(41)에게 창당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누르는 지난해 10월 알가드당을 만들면서 추천인 명부를 위조한 서류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누르는 올초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전격 체포됐으나, 범국민적인 민주화시위가 일어난 뒤 40여일 만에 풀려났었다. 대선에서 누르는 7% 대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지만 극심한 정치적 압력 ..

빈라덴의 조카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조카가 모델로 데뷔했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빈라덴의 조카인 와파 두푸르(26.사진)가 미국 남성잡지 `GQ매거진'의 모델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두푸르는 빈라덴의 이복동생 예슬람의 딸. 아버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지만 두푸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본명은 와파 빈라덴이지만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뒤 `빈라덴'이라는 성(姓)을 버리고 어머니의 결혼 전 성인 `두푸르'로 바꿨다. 두푸르는 GQ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나를 그 사람(빈라덴)과 연결시키려고 하지만 나는 알카에다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면서 "나를 모델로만 봐달라"고 말했다. 두푸르는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적..

사이언스 선정 올해 10대 과학뉴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가 `올해의 10대 과학뉴스'에서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논문을 제외했다. 사이언스는 22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진화론 연구, 우주탐사, 국제핵융합로 체제 출범 등을 올해의 과학뉴스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교수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등에 관한 연구결과는 제외됐다. 사이언스는 올해 최고의 과학뉴스로 진화론 연구의 진전을 꼽았다. 미국에서는 창조론을 변형시킨 이른바 `지적설계론'과 진화론의 교육 여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었지만, 과학계에서는 진화론의 눈부신 연구성과들이 속속 등장했다. 사이언스는 특히 인류의 사촌 격인 침팬지 게놈이 확인된 것 등을 들며 "야생관찰 같은 전통적 진화론 연구방법에 게놈 데이터를 접목시킨 연구들"로 평가했다. 올해는 또한 인류의 ..

2005 키워드

2005년 세계의 키워드 중 하나, '지진' Pakistani earthquake survivors. Thousands of Pakistan's quake survivors are caught in a desperate struggle for survival in the Himalayan cold and need urgent help, an international aid group said.(AFP/File/Arif Ali) 무너져내린 바위에 막혀 길이 사라진 파키스탄 산악지대의 마키아라 계곡, 배낭을 둘러맨 원정대가 히말라야의 험준한 바위산들 사이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산골 마을들을 찾아다닌다. 프랑스인 장 필립 부르주아와 캐나다에서 온 클로드 앙드레 나동은 메고 온 배낭을 끌러 담요를 꺼낸다. 에베..

할리웃, 발리웃, 이젠 '날리웃'

할리웃, 발리웃, 이번엔 `날리웃'. 세계 영화계에서 나이지리아 영화가 `뜨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0일(현지시간) 영화계에 불고 있는 나이지리아 바람을 소개하면서 인도의 `발리웃(Bollywood)'에 이어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을 지칭하는 `날리웃(Nollywood)'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위치한 한 영화 스튜디오. 인기 영화감독으로 부상한 아딤 윌리엄스의 새 정치영화 촬영이 한창이다. 저녁 6시가 다 되어가지만 모두들 점심을 거른 채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이 `컷'을 외치는 소리가 현장을 메운다. 2주간의 촬영, 제작비는 4만달러. 전형적인 `날리웃' 스타일의 저예산 영화다. 아직까지는 제작되는 영화의 양(量)이 질(質)을 압도하는..

과학이 많으면 사기도 많다

"과학이 많으면 사기도 많다(More Science, More Fraud)."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한국의 황우석 서울대교수 스캔들을 계기로 세계 과학계에 횡행하고 있는 실수와 기만을 꼬집는 기사를 실었다. 뉴욕타임스는 `글로벌 트렌드:과학이 많으면 사기도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 과학계를 뒤흔든 한국의 스캔들은 실수나 기만을 막을 수 있는 메커니즘보다 연구들이 앞서나가면서 생겨난 결과"라면서 "세계 과학계에서 앞으로 터져나올 것들의 한 징후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논문 게재에서부터 황교수의 연구실이 폐쇄되기까지의 과정, 2002년 미국 벨 연구소 논문조작 사건 등 근래 일어난 대표적인 과학 스캔들 등을 소개하면서 "1970년대 이후에 세계적으..

'탄저 박사'는 없었다

"병균 박사(Dr. Germ)와 탄저 여사(Mrs. Anthrax)는 없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이라크 여성 생물학자 2명을 체포해 2년 넘게 조사를 벌였으나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결국 석방했다. 미군은 이라크전쟁의 명분이 됐던 핵·생화학 무기 등 WMD 관련 증거를 찾아내는데에 또다시 실패, 전쟁의 정당성 논란이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미군이 19일(현지시간) 지난 2003년 체포했던 이라크의 미생물학자 리하브 타하와 유전공학자 후다 암마쉬를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타하는 영국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후세인 정권 때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 미생물학을 연구했다. 암마쉬는 미국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한 뒤 ..

기름값도 금값도 모두모두 오르네

석유값이 10월 이후 잠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유가의 후폭풍으로 금속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금과 은 값이 치솟은데 이어 구리, 알루미늄, 아연, 납 등 주요 금속 값이 미국과 영국 거래시장에서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는 1년 전보다 30% 이상 오른 톤당 4,370달러에 거래됐다. 구리 가격은 석달새 톤당 130달러가 올랐다. 알루미늄은 톤당 2200달러로 올라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은 하루 동안에만 톤당 69달러가 올랐다. 아연은 직전 거래일보다 톤당 200달러 이상 오른 1765달러에 거래됐고, 납도 1070달러를 기록해 역시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