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독일월드컵을 보면서, 처음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아르헨티나가 떨어져서? 특별히 그것 때문에 몹시 마음이 아픈 건 아니다. 어차피 바티의 팀이 아닌지도 한참 됐는걸. 내게 바티 만큼의 스타는 없다. 아니 나에게 뿐 아니라 축구팬 누구에게도, 2006년 현재 '가브리엘 오마르 바티스투타'와 같이 흡입력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 사자 같은 스타는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좋은 것이 있었다면-- 지단님과 피구였다. 지금은 돈지랄하다 망조가 든 레알이라지만 한때 지구방위대에서는 지단님이 중원을 지휘하고 피구가 길을 열고 호나우두가 짐승처럼 서성이고 라울이 받쳐주고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점핑을 하는, 그런 아주 잠깐의 멋진 시절이 있었다. 그들이 합쳐서 내놓은 성과는 우습게도 별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