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13

만델라 계기로 '연명치료' 논란 벌어진 남아공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한지 5주가 지났다. 남아공 정부와 가족들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회생 가능성 없는 고령의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옳으냐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특히 만델라 가족들의 이전투구에다, 정부가 만델라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이 일면서 환자의 결정권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만델라의 부인인 그라사 마셸 여사는 12일 SABC방송 인터뷰에서 남편의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며 “걱정이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만델라가 입원해있는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 심장병원을 방문한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마디바(만델라의 존칭)가 치료에 반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마디바를 ..

장자일기/ 혼돈에 일곱 구멍

11. 이름에 매이지 말고꾀의 창고 되지 말고쓸데없는 일 떠맡지 말고앎의 주인 되지 마십시오. 무궁한 도를 체득하고 없음의 경지에 노니십시오. 하늘에서 받은 바를 완전히 하고, 터득한 것을 드러내려 하지 마십시오. 역시 비움뿐입니다. 지인(至人)의 마음씀은 거울과 같아 일부러 보내지도 않고 일부러 맞아들이지도 않습니다. 그대로 응할 뿐 갈무리해 두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물을 이기고 상함을 받지 않습니다. 뭐야 이건... 왜 장자는 자꾸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이렇게 어떻게 살아, 이건 '존재'가 아닌 거잖아. 혼돈에 일곱 구멍 12. 남쪽 바다의 임금을 숙(儵)이라 하고, 북쪽 바다의 임금을 홀(忽)이라 하였고, 그 중앙의 임금을 혼돈(混沌)이라 하였습니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

25. 폴란드, 스웨덴, 코사크, 러시아... 폴란드와 러시아의 기나긴 악연

25. 16-17세기 폴란드의 성쇠 한동안 머물렀던(?) 투르크제국과 이스탄불을 떠나, 다시 폴란드로 가봅니다. 야드비가 공주와 야기에워 공의 결혼을 통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합쳐지면서 '정략결혼을 통한 왕실-국가간 결합'이라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했지요. 1565년 루블린 조약으로 통일이 공식화되면서, 폴란드 귀족들의 관료 체제가 리투아니아 귀족사회에도 뿌리를 내렸습니다. 왕자공주 혹은 왕과 여왕의 결혼이 '나라끼리의 결혼'으로 이어졌다고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몽땅 다 끼리끼리 결혼한 것도 아니고... 리투아니아는 이후 모든 영역에서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는 처지가 됐다고 보는 것이 역사가들의 시각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일방적인 관계라는 게 있나요. 폴란드인들은 리투아니..

"시리아 반정부군 사린가스 제조, 사용"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대사가 9일 “시리아 반정부군이 화학무기인 사린을 제조·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서방과 러시아·시리아 간 화학무기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추르킨 대사는 반정부군이 지난 3월 알레포에서 맹독성 신경가스인 사린을 공격무기로 썼다고 말했다. 알레포에서는 당시 정부군과 반정부군 간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으며, 이후 알레포는 몇달 간 반정부군에 장악됐다. 하지만 화학무기 사용 논란이 일면서 국제 여론은 둘로 갈렸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대량살상무기(WMD)인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며 ‘금지선’을 넘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 측은 “반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썼다”고 맞섰다. 지난 5월 유엔 산하 시리아 조사위원회의 한 위원이 “반정부군이 사린을 사용한..

면도한 빈라덴 못알아본 파키스탄 경찰... '아보타바드 위원회 보고서'

2011년 5월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숨어있던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내 사살했다. 전쟁터도 아닌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대테러전 동맹이던 파키스탄 정부와 보안당국은 전혀 모르는 채 전격적으로 벌어진 작전이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보타바드 위원회’를 만들어 이 작전의 경위를 조사했고, 알자지라 방송이 8일 이 위원회 조사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조사결과 빈라덴이 9년이나 파키스탄에서 숨어지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보안당국의 무능과 게으름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키스탄은 다시한번 체면을 구기게 됐다. 위원회는 빈라덴의 가족들과 측근들, 파키스탄 관리들과 정보기구 책임자들을 조사해 빈라덴의 은신 기간 행적을 재구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빈라덴은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이..

국정원 논란, 미국 언론들의 시각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 사건과 뒤이은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서로 얽힌 두 사건을 꿰어주는 실이 있다. 일각에서 얘기하듯 국정원이 정치적인 앞잡이(political provocater)가 되어, 보수파의 목적을 위해 활동하고 당파적 분열을 키우는 데에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시간) 국정원 댓글 사건과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거론하며 국정원 논란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최근 논쟁에서 정보기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야기한 두 사건이 한국의 분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사이에는 사회·대북정책 이슈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

미국 항공기 사고조사 어떻게 이뤄지나... NTSB, FAA 등 협력

아시아나 여객기 활주로 충돌사고가 일어나자 6일(현지시간)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FAA)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조사팀을 급파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항공기 사고에 대해서는 교통안전위원회가 조사의 모든 책임을 맡지만, 연방항공청과 항공사 등 여러 기관·당사자들이 조사에 관여한다. 이 때문에 조사기간은 몇개월에서 길게는 10년 이상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고현장에서 1차적으로 조사를 벌이는 것은 경찰이다. 경찰이 우선 공항당국과 함께 현장을 통제하며 탑승객과 목격자들을 상대로 상황을 조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사고기 탑승객들 중 경상을 입은 이들은 먼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소방대원, 의료요원도 목격자·생존자들과 함께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이들의 증언이 사고조사에서..

안전신화 깨진 '트리플 세븐' 보잉 777

보잉777은 세계 최대 항공기제작회사인 보잉사가 초대형 점보기인 747과 중형기인 767의 중간 기종으로 디자인해 1995년 첫 취항했다. 엔진이 4개인 보잉747과 에어버스 A380 다음으로 큰 기종이며, 엔진이 2개인 쌍발기 중에서는 가장 크다.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 도중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777-200ER(Extended Range) 기종으로, 기존 777의 항속거리를 증가시킨 모델이다. 아시아나를 비롯한 여러 항공사들은 구형 보잉 747을 대체해 이 비행기를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이 기종을 12대 보유 미주노선 등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18대를 갖고 있다. 이 항공기의 가격은 대당 2억3230만달러(2652억870..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사고... "대참사 모면"

6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 여객기가 활주로에 충돌해 중국인 승객 2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쳤다. 사고기 뒷부분이 부서지고 동체에서 불이 나 완전히 파손되는 대규모 사고였지만 이례적으로 사망자는 적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 현지 언론들은 대참사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최소한의 인명피해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27분(현지시간) 여객기가 착륙하는 도중 활주로 끝부분에 꼬리 부분을 부딪치면서 일어났다. 이어 여객기가 활주로에 부딪치면서 요동을 치며 꼬리 부분이 부서져나갔고, 랜딩기어도 떨어졌다. 기체가 활주로를 벗어나 미끄러지면서 기체에 화재가 일어나고 연기가 치솟았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291명과 ..

"커피 달라" 거절했다가 '처형'된 시리아 소년... 알카에다 반군 잔혹행위 계속

시리아의 유서깊은 도시 알레포 시내에서 한 여성이 2일 지나가는 남성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누군가를 찾고 있다. 이 여성의 아들인 모함메드 카타는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수레를 끌고 다니며 커피를 팔아 살림에 보태는 14살 소년이었다. 카타는 지난달 샤아르 거리게 있는 자기 집 옆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에 반대하며 내전을 벌이고 있는 반정부군에게 ‘처형’됐다. 누군가가 커피를 공짜로 달라고 하길래 “예언자(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와도 그렇게는 안 돼요”라면서 웃으며 거절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지나가다 이 말을 들은 반정부군 병사들이 ‘신성모독’을 저질렀다며 소년을 구타한 뒤 이슬람 성법인 샤리아를 들며 그 자리에서 살해한 것이었다. 이웃사람들의 외침을 듣고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