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67

"시리아에 무력 써야" 화학무기 공격 뒤 기류변화 조짐

1000~17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을 놓고 국제사회의 기류에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프랑스가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가운데, 그동안 군사적 개입에 미온적이었던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 내에서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22일 BFM방송에 출연해 “국제 공동체가 시리아에 무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다른 방법들”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파비우스 장관은 말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에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국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이름으로 군사행동을 감행했던 2년 전 리비아 공습과 같은 방안..

'군사개입', 리비아는 했는데 시리아는 못 하는 이유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건... 충격적입니다. 아이들은 항상 모든 분쟁, 내전의 피해자들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이들 시신 수십구가 줄지어 놓여 있는 이번 사건의 사진들만큼 충격적인 것은 별로 못 본 듯합니다. 아이들을 골라서 죽음의 가스를 마시게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출생률 높고 아이들 많은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새벽 시간대에 화학무기를 쓴 탓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숨졌다지요. 독성물질의 성질을 잘 몰랐던 주민들은 독가스가 퍼지자 지하실로 숨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유독가스가 공기보다 무거워 밑으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서 희생이 더 커졌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습니다. 30분만 맑은 공기 마시면 회복될 수도 있었다는데... 이슬람 풍습상 하루만에 벌써 매장이 시작됐기 때문에, 피해규모를 ..

시리아 화학무기 대량살상, '게임체인저' 되나

지난 4월말 시리아 반정부군이 정부군 측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제기했을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것이 확실하다면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 모두에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극도로 경계해온 대량살상무기(WMD) 사용이라는 ‘금지선(red-line)’을 넘는 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2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에서 화학무기로 인해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리아 사태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시리아 위기의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되는 셈이다. 사상자 수는 엇갈리고 있지만, 현지 구호단체들과 반정부군 측은 650~13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하고 있다.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분명..

이집트 군사 원조, "해도 욕먹고 끊어도 욕먹는" 미국의 딜레마

‘벌’을 주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30년 넘게 이어져온 관계입니다. 일방적인 도움도 아닌, 서로 주고받는 사이였습니다. 민선 정부를 뒤엎고 반대세력 1300여명을 학살한 이집트 군부를 미국이 어떻게 ‘응징’할 수 있을까요. CNN방송의 보도대로 미국은 이집트 원조를 두고 “해도 욕 먹고 안 해도 욕 먹는” 처지('Damned if you do, damned if you don't')가 돼버렸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백악관 참모들과 존 케리 국무장관들을 불러 ‘각료급 긴급회의’를 열고 원조를 중단할지 말지 검토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해 책정된 미국의 이집트 원조 예산은 총 14억8000만달러(약1조6500억원) 규모로, 그 중 13..

‘지옥같은 아소 탄광’ 일제 강제 징용 광부들의 신음

“돼지우리 같은 숙소에서 먹고 자며 하루 16∼17시간을 일해 한 달에 받은 돈은 20엔이 채 안 됐다. 케이블선에 얻어맞아 생긴 상처에서는 피고름내가 진동했다.” 일제 시절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麻生太郞)의 증조부인 아소 다키치가 세운 아소 탄광 등 일본 탄광에 징용됐던 한인 수난사를 소개한 책이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출간된 일본 현대사학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內康人·56)의 은 조선인 광부들의 비참한 삶을 그린 책입니다.다케우치는 일본 정부가 한국에 인도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 명부를 조사해 2011년 조선인 26만여명의 전시 배치상황을 발표했던 역사학자입니다.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들의 단체인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의 회원으로, 1980년대 말부터 고향인 시즈오카 현에서 일제 시기 강..

부토 암살 배후는 무샤라프 전대통령? 파키스탄 '막장 정치극'

2007년 말 파키스탄의 총리를 지낸 여성 정치인 베나지르 부토가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가 암살당했다. 당국은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부토 지지자들 사이에선 정적이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의 암살공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사실이었던 것일까. 파키스탄 검찰이 무샤라프를 부토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현지 일간 ‘돈(DAWN)’은 무샤라프가 20일 부토 피살사건과 관련된 3가지 혐의로 라왈핀디에 있는 반테러재판소(ATC)에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반테러재판소의 하비부르 레흐만 판사는 이날 중으로 무샤라프를 불러 심문할 계획이다. 무샤라프를 기소한 차우드리 아즈하르 검사는 AFP통신에 “무샤라프는 살인, 살인 범죄 음모, 살인 조장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샤..

‘평화주의’ 日 공명당마저 “집단적 자위권 허용 논의 가능”

그동안 일본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개헌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왔던 연정 파트너 공명당마저 헌법 해석 변경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가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자민당의 협의 요구가 있으면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NHK가 20일 보도했다. 야마구치 대표는 “지금은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헌법을 해석하고 있지만, 이를 바꿀 필요가 있는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신중하고도 폭넓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NHK 화면 캡처 그는 “여당으로서 확실히 논의할 기회가 올 지 모른다”며 정부와 자민당의 요구가 있을 경우 대화를 할 것임을 시..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무함마드 바디에 체포... '85년 역사상 최대 위기'

이집트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수장 무함마드 바디에(70)가 20일 체포됐다. 시위대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라바광장 바로 부근에서였다. 이집트 소셜미디어들에는 흰 셔츠 차림으로 방탄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호송되는 바디에의 체포 장면들이 올라왔다. 이어 현지 위성방송 ONTV는 바디에가 총을 든 경찰 옆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내보냈다. 이날 경찰에 끌려간 바디에는 1928년 창설 이래 군부정권의 숱한 탄압을 받아온 무슬림형제단 역사의 산 증인이었다. 지난 16일 아들 암마르(38)를 진압경찰의 총탄에 잃은 바디에는 스스로도 체포되는 처지가 됐다. 투쟁으로 점철된 그의 인생은 이슬람 정치운동과 무슬림형제단의 굴곡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디에는 카이로 북부 산업도시인 마..

“킹 목사 연설 초안엔 ‘I Have a Dream’ 없었다”

1963년 8월 28일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워싱턴의 군중들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며 흑백 차별이 없어진 세상을 역설했다. 킹 목사의 이 연설 50주년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민권운동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행사들이 한창이지만, 정작 이 유명한 구절은 당초 연설문에 들어있지 않았다.킹 목사의 이 연설문 초안을 작성한 클래런스 존스(82)가 20일 미국 CBS 계열 KPIX5 방송에 출연해 반세기 전 역사적인 연설의 후일담을 공개했다. 킹 목사의 연설문을 작성한 클래런스 존스. 사진 USA투데이 그에 따르면 7개 문단으로 구성된 짧은 연설문 초안에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구절이 들어 있지 않았다. 초안 뿐 아니라, 킹 목사가 직접 내용을 추..

[노는 엄마, 노는 딸] 마법의 도시, 마라케시의 골목들

10월 22일 월요일, 둘째 날의 마라케시 아침은 어제 챙겨 넣은 빵과 슬그머니 훔쳐온 우유;;로 호텔 옥상에서 냠냠. 점심은 엊저녁부터 단골(우리 맘대로 ㅎㅎ)된 식당에서. 따진(tagine)이라는 음식. 고기와 올리브, 노랗게 사프란 물들인 감자, 토마토나 레몬, 가지와 콩 따위를 넣고 장독 뚜껑 같은 질그릇에 익혀 내온다. 정말 맛있다! 모로코가 스페인보다 열 배는 좋다며 즐거워한 요니. 골목골목 구경하다가 모로코 특산이라는 아르간 로션 하나 사고, 제마 엘 프나에 있는 카페 드 프랑스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려고 했으나... 유럽 관광객들 같은 '느긋한 포스'가 통 나지 않는다. 나는야 마음 급하고 엉덩이 가벼운 한국 여행자. 우편엽서를 붙이려고 우체국에 갔는데 줄이 길어서 포기. 여기도 온통 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