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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 무력 써야" 화학무기 공격 뒤 기류변화 조짐

딸기21 2013. 8. 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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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17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을 놓고 국제사회의 기류에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프랑스가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가운데, 그동안 군사적 개입에 미온적이었던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 내에서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22일 BFM방송에 출연해 “국제 공동체가 시리아에 무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다른 방법들”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파비우스 장관은 말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에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국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이름으로 군사행동을 감행했던 2년 전 리비아 공습과 같은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 아르빈의 임시 시신안치소에 21일 어린아이들의 시신 수십구가 놓여 있다. 

시리아 내 구호기구들의 연합단체인 지역조정위원회가 이 사진을 공개했다. 아르빈 | AP연합뉴스



미국 쪽에서도 흐름이 바뀌는 분위기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 문제와 선을 그으며 반정부세력에 군수품을 지원하는 정도의 소극적 개입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금지선’이라 규정한 화학무기 사용의 사례가 계속 보고되는데다 지난 21일 다마스쿠스 부근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 참사가 워낙 충격적이었던 터라 더이상 방치해두기 힘든 상황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국방부와 국무부, 정보기관 수장들이 22일 백악관에서 3시간반에 걸쳐 긴급회의를 하면서 신중하게 ‘옵션’들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의 관리들을 인용, 크루즈미사일 폭격에서부터 지속적인 공습까지 폭넓은 범위에서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미 정부 내에서는 군사행동에 대한 견해가 심각하게 갈려 있다.백악관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썼음을 입증할 스모킹건(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악관은 군사행동을 하려면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대사도 군사행동에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사행동 쪽에 이전보다 무게가 실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지중해상에 배치된 2척의 미군 항모에서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쏴 시리아를 공습하는 방안과, 중동 역내의 미군기지에서 폭격기를 띄워 공습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폭격기를 동원하려면 시리아 영공에 진입하기까지의 방어시스템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는 국방부 관리들의 말도 덧붙였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22일 하루 동안 7개 국가와 국제기구에 전화로 접촉하며 숨가쁜 논의를 했다. 먼저 시리아 반정부세력 지도자 아흐마드 알자르바에게 전화해 애도를 표했고, 무력 사용을 언급한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통화를 했다. 이어 터키·카타르·요르단 외무장관,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외교안보 고위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 논의를 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아사드 편에 서 있다. 러시아는 22일 “화학무기 공방은 반정부군이 서방의 군사개입을 유도하려 저지른 일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화학무기 사용에 반대하며, 동시에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시리아 주변국들 중에서는 이스라엘과 터키가 나서서 강경대응을 주장하고 있으나, 시리아와 접경한 요르단은 공습시 난민들이 밀어닥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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