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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카심 파힘 아프간 부통령 사망

대선을 한달 앞둔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탈레반을 몰아내는데 큰 공을 세우고 복잡한 지역·부족구도 속에서 권력의 중심추 역할을 했던 군벌지도자마저 갑자기 사망, 정국은 더욱 안갯속을 헤매게 됐다. 아프간 정부는 무함마드 카심 파힘 제1부통령(57)이 9일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방송 등은 아프간 정부가 사흘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파힘은 1990년대 탈레반과 내전을 벌인 ‘북부동맹’의 군벌 출신으로, 소수민족인 타지크계다. 파힘은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과는 20여년에 걸친 애증관계였다. 1990년대 옛소련 괴뢰정권이 축출된 뒤 세워진 임시정부에서 카르자이가 외교차관을 맡았다가 스파이죄로 투옥됐는데, 그때 체포령을 내린 것이 당시 정보국장이던 파힘..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귀속되면

흑해함대.... 이름이 참 멋지다. 바다 이름 자체가 멋진 것이지 함대의 이름이 멋진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러시아의 흑해함대는 ‘전함 포템킨’으로 훗날 더 유명해진 그리고리 포템킨 대공이 1783년 만들었다. 흑해와 지중해를 넘나드는 이 함대는 19세기 러시아제국과 오토만제국의 싸움에서 주력부대 역할을 했다. 20세기에는 서방과 대치하는 옛소련 해군의 기둥이었다. 이 함대의 사령부는 창설 이래로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 있다. 하지만 1991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함께 떨어져나감으로써, 흑해함대는 러시아군의 주력 부대임에도 사령부를 외국에 두고 기지를 빌려 쓰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며칠 새 상황이 달라졌다. 세바스토폴이 다시 러시아 군사기지가 되고, 크림반도가 러시아 땅이 되는 게 현실적인 가..

푸틴, 크림 반도 위기 놓고 '대화 채널'은 열기로

크림반도를 장악하고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부를 압박해온 러시아가 국제기구 ‘조사단’을 설치하고 연락 채널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 일촉즉발의 긴장으로 치닫던 우크라이나 상황이 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독일 정부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할 긴급 채널을 열어두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도 “우크라이나의 사회·정치적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한 쌍방간·다자간 협의체”의 필요성을 언급한 성명을 냈다. AFP통신 등은 푸틴이 메르켈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크라이나 시위와 유혈사태 등을 조사할 국제조사단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푸틴을 상대할 서방권의 유일한 인물은 오바마가 아닌 메르켈.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3일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

우크라이나 사태로 루블화 동요, 러시아 중앙은행 금리 전격 인상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위협하며 패권주의를 숨기지 않는 러시아가 경제불안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일까. 크림반도 점령을 계기로 정국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러시아 루블화 환율이 급락하자 중앙은행이 3일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5.50%에서 7.00%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중앙은행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채 “금융시장에서 최근 변동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 인플레 위험을 막고 금융 안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세르게이 슈베초프 중앙은행 제1부총재는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의 시장 불안 때문에 취해진 조치임을 인정하면서 현재의 시장 흐름은 “심리적인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

우크라이나 시위와 유혈 사태 진행 과정

'유로마이단(유럽+광장) 시위’라 이름 붙은 우크라이나 친서방 반정부 시위는 2013년 11월 21일 시작됐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럽연합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압력에 밀린 것이었다. 그러자 야당인 조국당의 아르세니 야체뉴크가 트위터에 #Euromaidan 이라는 해시태그로 글을 올려 시민들에게 거리로 나와 달라고 요청했고, 이날 밤 키예프의 네잘레즈노스티(독립) 광장에 2000여명이 모여들면서 시위가 시작됐다. 2013년 11월 21일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연합과의 경제협력 보류 결정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 2000여명 집결, ‘유로마이단(유럽) 시위’ 시작 11월 24일 독립광장에 10만~20만명 모여 친 유럽 시위 11월 25일 수감 중인 야당 지도자 율리아 티모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까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크리미아(크림)반도를 지난 1일 ‘무력점령’했습니다. 러시아 흑해함대 병력이 크리미아 자치공화국 정부청사들을 에워쌌고, 공항과 기차역 등 주요 시설을 통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열쇠를 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인 듯하네요. 시리아 사태에서도 그렇듯 이번에도 미국과 서방에겐 선택지가 별로 없는 반면, 크렘린은 여러 지렛대를 갖게 됐습니다. 푸틴이 의회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받았고, 그러고 곧바로 크리미아를 장악했으니 우크라이나 사태는 언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됐습니다. 크렘린이 2008년 조지아를 쳤듯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사실 우크라이나로서는 ..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없었고 글쟁이라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지만 어쨌든 지금 글을 써서 먹고 살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쓰나 하는 고민을 깊이 해보지 않았던 건 늘 글에 자신이 없고 쓰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항상 글이 아니라 '기사' 혹은 '수다'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쓰고 싶은 글'은 있다. 가끔씩이지만 칼럼 비슷한 것을 쓸 때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내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진짜 글'은 이런 것이다. 어떤 것도 인용하지 않은 글, 어떤 이름도 어떤 사건도 어떤 책도 저자도 빌어오지 않은 글, 오로지 나의 생각만으로 세상에 도전하는 글. 헌데 안타깝지만, 아마도 그런 글은 평생 못 쓰지 싶다. 생각이 ..

딸기네 책방 2014.03.02

이집트 카이로 모카탐의 ‘쓰레기 마을’ 사람들이 사는 법

골목 초입부터 여느 마을과는 달랐다. 먼지가 눈앞을 가리고, 쉴새 없이 차들이 골목으로 밀려들었다. 커다란 덤프트럭, 작은 트럭, 봉고차를 개조한 것 같은 짐차, 말이나 당나귀가 끄는 수레, 사람이 밀고 끄는 손수레까지. 이 온갖 탈것들에 실린 짐은 모두 똑같다. 쓰레기다. 시내 전역에서 모아온 쓰레기가 담긴 거대한 자루가 끊임없이 골목으로 실려온다. 이집트 카이로 남동부의 모카탐 언덕 부근에는 아유브 왕조 시대의 요새가 서 있다 ‘시타델(성채)’이라 불리는 이곳은 기자의 피라미드와 함께 카이로 안팎의 대표적인 유적지다. 역사지구인 시타델 안에 들어서면 12세기 성곽에서부터 18~19세기에 단장된 모스크들까지, 아름다운 유적들이 관광객을 맞는다. 지금은 정정불안과 테러 때문에 이집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

쫓겨난 우크라이나 야누코비치, “러시아가 나를 보호해달라”

실각 후 도피 중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 러시아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야누코비치가 이날 러시아 언론들에 ‘호소문’을 발표, 권력을 찬탈한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러시아 정부에 요청했다. 그는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극단주의가 판치고 나와 내 동료들에게 린치를 가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에 개인적 안전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자유선거로 선출된 우크라이나의 합법적인 대통령이라면서 지난 21일 서방 중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야권과 합의한 내용을 야권이 어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에 면한 우크라이나 동남부와 크림반도 등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