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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달팽이의 양쪽 뿔

달팽이의 양쪽 뿔 대진인이 말했습니다. "임금님께서는 달팽이를 아십니까?""알고 있소.""그 달팽이 왼쪽 뿔에 촉씨(觸氏)라는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는 만씨(蠻氏)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한때 땅을 가지고 서로 다투다가 전쟁을 하였습니다. 쓰러져 누운 시체가 수만이고 도망가는 적군을 쫓다가 보름이 지나서야 돌아올 정도였습니다.""음. 그것은 빈말일지고.""청컨대 이제 신이 임금님께 사실을 말씀드리도록 하여 주십시오. 임금님께서는 우주의 사방과 아래위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끝이 없지(無窮).""마음을 끝없음(無窮)에 노닐게 하고, 사람들이 사는 나라들을 돌아본다면 그것들은 있을가 말까 미미한 존재에 불과한 것 아니겠습니까?""그러하도다." 즉양(則陽)에서. 즉양이라 돼있는데 한자는 칙양이네. ..

세월호 참사에 "좌파단체" 운운, 한기호는 누구

세월호 사건이 던져준 아픔과 분노에서 헤어날 수가 없네요. 수많은 사고가 일어나 '사고 공화국'이라는 말이 신문지면에 등장한 게 한두번인가. 하지만 이번 사건의 충격은 '총체적 절망' 그 자체입니다. 사고 과정, 아이들의 죽음과 선장의 도피, 일베충과 가스통 할배들과 집권 여당이라는 새누리당에서 나오는 소리들까지, 모두가 우리를 절망하게 합니다. 새누리 한기호 최고위원, 세월호 관련 "좌파 단체 색출해야" 논란 이름 부르기도 싫습니다만... 어떤 인물인지 검색해봤습니다. 참 뭣같은 기사들이 줄줄이 뜨네요 새누리 한기호 “민주, 김연아 본받아야” 누리꾼들 “그럼 박 대통령이 소트니코바?”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편파 판정 논란에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김연아 선수를 정치권이 본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의 ..

콩코르디아와 세월호, 차이점과 공통점

“2012년 1월의 코스타 콩코르디아 참사 뒤에도 위험은 고쳐지지 않았다. 또다시 선장은 도망쳤고, 카페리선의 위험성이 다시 드러났다.” 재작년 1월 이탈리아 앞바다에서 호화여객선 코스타 콩코르디아가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침몰했다. 당시 수백명의 탑승자 중 30여명이 목숨을 잃고 다행히도 수백명의 승객들은 구출됐으나 파장은 거셌다. 국제 해사당국은 선박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발표했고 대형 선사들의 안전강화 조치가 잇달아 발표됐다. 흉물스레 방치돼있던 크루즈선이 마침내 인양된 것은 1년도 더 지나서였다. 하지만 그 뒤에도 여전히 대형 선박의 안전성에는 구멍이 뚫려 있음이 세월호 사건으로 드러났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8일 콩코르디아 사고와 세월호 사고를 비교하며 해상 안전의 허점을 다시 지..

'아랍의 봄? 난 몰라' 알제리 부테플리카 대통령 4선 선공

‘아랍의 봄’의 파도가 중동·북아프리카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알제리는 여전히 ‘무풍지대’다.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77·사진)이 지난 17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둬 4선에 성공했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18일 발표된 대선투표 집계결과에 따르면 부테플리카는 81.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알리 벤플리스 등 야권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하지만 야당들의 보이콧과 함께 청년층이 대거 선거에 불참함으로써, 투표율은 51.8%에 그쳤다. 야권은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며 비난하고 있다. 1999년 취임한 부테플리카는 총 19년을 집권하게 됐으며, 현대 알제리 사상 최장수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됐다. 1950년대 민족해방전선(FLN) 소속으로 프랑스에 맞선 독립투쟁에 참여했던 부테플리..

세월호, 이 재난이 우리의 일상이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잠도 쉽게 오지 않는다. 아이가 들어가있는 배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걸 지켜봐야 했던 부모를 생각하면서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어제그제 찔끔거리고 닦았던 눈물, 오늘은 가슴이 터질것같다. 어제 간담회 비슷한 저녁이 있어서 한시간 정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집에서 여러 통 전화가 와있길래 걸어보니 아이가 절규를 하며 운다. 학교에서 단원고 학생들을 추모하며 묵념을 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죽음에 대해 생각했던 아이는 엄마와 통화가 되지 않으니 엄마에게 사고가 났을까봐 울며 걱정했단다. 집에 와 아이를 안아주는데 눈물이 난다. 이 어린 것도 가슴이 철렁했구나. 단원호의 아이들은 엄마엄마 부르며 죽어가고 있구나... 이 집단 트라우마와 거리를 두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 말마따나 사고..

르완다 학살, 유엔 안보리 ‘20년만의 사과’

“르완다에서 제노사이드(종족말살)가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행동에 나서길 거부했다. 100만명 이상이 학살당하는 데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16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 촛불이 켜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각국 대표들은 이날 저녁 열린 르완다 제노사이드 20주년 추모식에서 촛불을 켜들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표들은 이날 특별 공개 회의에서 르완다의 교훈을 돌아보며 입을 모아 국제사회의 무책임과 무기력을 자책하고 반성했다. 이 자리에서 가장 큰 시선을 모은 것은 유엔 주재 뉴질랜드 대사를 지낸 콜린 키팅의 이례적인 ‘사죄’였다. 르완다 제노사이드가 벌어지던 1994년 4월 안보리 의장을 맡았던 키팅 전 대사가 “대학살을 막지 못한 것”을 사과하는 성명을 내..

세계 주요 선박 사고

한참 전 유치원 어린이들이 참사를 당했던 '씨랜드 화재사건' 때, 저는 아직 아이가 없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여자 후배가 "눈물나서 못보겠다"고 하더군요.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 정도로 감정이입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고 1년 뒤, 씨랜드 피해자 가족들이 서울 시내에서 아이들을 기리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미술 담당기자로 딸 하나를 둔 여자 선배와, 아들 둘 키우는 남자 선배가 전시회 얘기를 하면서 "가슴이 쿵쾅거리고 무서워서 볼수가 없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그 때도 저는 그 감정이 그대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도 엄마가 되었고, 이젠 그 말들이 무슨 뜻인지 압니다. 몇해전 '조두순 사건' 때 야근을 하다가 상세한 사건 기록이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걸 봤습니다. 그게 팩트..

프란치스코 교황 전용차 얻어탄 행운의 어린이들

두 어린이가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포프모빌(Pope-mobile)’이라 불리는 교황 전용 무개차를 타는 행운을 누렸다. 교황은 16일 포프모빌을 타고 바티칸을 지나다가 페루자에서 단체 여행을 온 초등학교 5학년 그룹을 만났다. 학생들은 교황을 보고 반가워하며 학교 티셔츠를 선물했다. 교황은 이에 대한 답례로 “나와 함께 광장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지난 13일 ‘포프모빌’을 타고 바티칸 광장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군중들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AP 학생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 태워달라고 외쳤고, 교황은 11살 동급생인 리비오 바스티아넬리와 다비데 마리아 비앙키라는 학생들을 골라 차에 태우고 광장을 돌았다. 바스티아넬리는 “정말 즐거웠다, 이런 일은 다시..

장자일기/ 누구 발을 밟았느냐

누구 발을 밟았느냐 장터에서 남의 발을 밟으면 실수를 정중히 사과하지만, 형의 발을 밟으면 따뜻한 손길을 주기만 하고, 어버이의 발을 밟으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예의 극치는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는 것. 의의 극치는 나와 사물을 구별하지 않는 것. 사람됨의 극치는 편애하지 않는 것. 믿음의 극치는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경상초(庚桑楚)에서 좋다 다스리는 일은 말을 기르듯이 어린 동자는 사양을 했습니다. 그러나 황제(黃帝)가 또 물으니까 대답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말을 기르는 일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저 말을 해치는 것을 없애는 것. 그것뿐입니다." 서무귀(徐无鬼)에서 无 요것도 '없을 무'네? 재주를 자랑하면 오왕이 강을 타고 내려가다가 ..

뉴욕 경찰, 논란 많은 ‘무슬림 사찰팀’ 해체

미국 뉴욕에 사는 무슬림들은 지난 10년여 동안 시 경찰국의 치밀한 감시를 받았다. 경찰은 무슬림들 이웃들 사이에 스파이를 심어 감시를 했고, 도·감청을 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뭘 먹었는지, 어떤 얘기를 했는지, 기도는 했는지, 쇼핑은 뭘 했는지가 모두 기록으로 남겨졌다. 무슬림들의 인권과 자유를 무시한 경찰의 이런 감시가 이제야 사라지게 됐다. 뉴욕 경찰은 15일 무슬림 동향 감시활동을 중단하며, 이를 전담해온 팀을 해체했다고 발표했다. 뉴욕 아랍계미국인협회의 린다 사수르는 “인구통계 유닛은 우리 공동체를 상대로 심리전을 벌여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해체를 환영했다. "9·11 이후의 정보수집 관행을 탈피하는 중요한 걸음" 지난해 시장 선거 캠페인 때부터 무슬림 사찰을 없애겠다고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