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책들을 읽었는데 꼼꼼히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에 온 이래로, 나는 '글'이다 생각되는 것을 거의 적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어쩐지, 이 곳에서의 내 생활은 현실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요새 일본 드라마 'Long Vacation'에 푹 빠져 있다. 도쿄에서 보내는 나의 1년은, 아마도 내 인생에 드물게 찾아오는 'Long Vacation'이라 해도 될 것 같다. 어느새 나의 일상이 되어버린 서른세살까지의 생활에 너무 푹 젖어있어서인지, 나는 도쿄에서의 생활을 아주 즐겁게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이 생활의 '비현실성'을 더더욱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차분히 뭔가를 정리하고, '예전처럼' 생각한다는 게 힘들기만 하다. 라이브러리를 멋대로 방치해둔 자의 변명 아닌 변명인 동시에,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