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249

[스크랩] 미셸 투르니에, '외면일기'

외면일기 Journal Extime (2002) 미셸 투르니에 (지은이) | 김화영 (옮긴이) | 현대문학 | 2004-01-29 미셀러니 성격의 글들은, 의외로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딱히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주제를 따지자면-- 아마도 그 글을 쓴 사람 그 자체가 아닐까. 투르니에의 글은 투르니에가 그 소재이자 테마인 것이고, 마루야마 겐지의 글은 마루야마가 소재이자 테마다. 그래서 나는 미셀러니에는 여간해서는 손을 대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가비얍고, 어떻게 보면 '사람'을 가장 열심히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그 장르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모르고 보면 미셀러니만큼 별볼일없는 것이 없다. 반면에, 짧은 글들 사이에 묻어나는 촌철의 유머로 해서 글쓴이의 내면의 일단을 ..

딸기네 책방 2004.10.22

체게바라의 사진 한 장

A young Korean woman puts the Major’s dancing skill to test. Pyongyang, December 1960 평양의 체 게바라. 활짝 웃고 있는 남자. (2004.10.22-21:06:22) X 61.98.170.207 wcmt 의 감동이 살아나는듯. 영화 자체는 평범했는데 젊은 날의 체였기에 인상적이었던. (2004.10.22-21:39:40) X 218.150.152.118 wcmt 어마나. 참 정감 가는 사진이네요. 비포 선셋 보니 여주인공 셀린느의 고양이 이름이 체였지요. 그 말을 들은 제시의 반응이 재밌었는데. ^^ (2004.10.22-22:29:35) X 211.201.18.145 wcmt 얼마전에 어떤 잡지인가 뭔가에선 체 게바라와 가장 닮은 연..

나이트호크

호퍼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이거 만들어서 보여줬다. 이것이 바로 원조 '나이트호크'다. 요건 심슨 버전. 심슨만 있나? 땡땡 버전도 있다. 땡땡만 있나? 발렌타인 버전도 있다. 초콜렛으로 만든 나이트호크. 초콜렛 먹고 입 싸악~ 씻고, 뭉게뭉게 버전으로 변신 이번엔 낙서 버전 아직도 나이트호크가 뭔지 감이 안 오는 분들을 위해... 원래 나이트호크는.... 이 녀석이다. 별로 안 무서븐 쪼마난 새 이놈은... 나이크호크가 되기 전의... evening hawk... 이놈은 최첨단 나이트호크 오늘도 우리는 작품감상에 뒤따르는 숙제, 색칠공부를 해야 한다. 나이트호크를 못찾은 관계로, 호퍼의 The Lighthouse at Two Lights로 대신하겠다. 우선 원작을 보고 그다음엔 숙제를... 요건 내..

마르가리타 테레사 .

널리 알려진 벨라스케스의 그림의 주인공. 이라는 유명한 작품의 가운데에 주인공 아닌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는 어린애가 바로 이 공주님인데, 이 공주에 대한 나의 관심은 아주 방금 전, 즉 3분 정도 전에 여니언니의 블로그에서 비롯됐다. 그리하여 3분 동안 알아낸 사실은 다음과 같다. 마르가리타는 스페인의 펠리페 4세 국왕과 오스트리아 출신인 마리아 안나의 딸로 태어났다. 펠리페 4세는 벨라스케스를 궁정화가로 두고 평생 후원해줬던 바로 그 인물이다. 어릴 적에 사촌인 오스트리아의 레오폴트(뒤에 레오폴트1세가 된 인물)와 약혼을 했는데, 미래의 약혼자에게 보낼 그림이 필요해져서 궁정화가들이 이 공주의 초상화를 그렸다. 덕택에 다양한 연령대에 그려진 초상화들이 남아 있고, 이 공주는 제법 얼굴이 알려진, 당대..

Mola Mola

이놈, 역시나 오사카 카이유칸에서 와나양과 같이 만난 바 있는데, 생김새가-- '생선 반토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생선 알지? 유선형.. 아름다운 몸매... 쫌 뚱뚱한 생선, 예를 들면 방어라든가, 그런 걸 머리 속에 그려보시라.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방어를 상상하는 것이다. 방어를 풍선처럼 부풀려서~~ 얼굴을 마주보고, 양 옆에서 볼따구니를 살짝 손바닥으로 눌러주면-- 0 ,, 이런 모양이 되겠지요? (음, 어렵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물고기의 하반신, 아니 후반신을 싹둑 잘라버리는 거다. 바로, 이렇게. 위 그림은, 인터넷에서 맘대로 퍼온 거다. 저작권은 과감히 무시하기로 하고.. 암튼 뒷부분을 자른 뒤에 이~쁜 레이스를 붙여주면 된다. 근데 왜 '몰라몰라'냐고? 저 놈의 학명이 바로 '몰라..

달빛 아래 잠들다

...라고 하니 대단히 문학적인, 내지는 만화적인 뭔가가 떠오르지? 어릴 적에, 그러니까 소녀 적에, 달을 너무너무 좋아했던 때가 있었다. 얼마나 좋아했냐면,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잠을 안 자고 달을 보고 있었으면 싶었고, 만져보고 싶었고, 달에 가서 살고 싶었다. 그냥 10대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후지디 후진 홍제동 개천가 볼품없는 난간에 올라서서 혹은 기대어서 산 위에 걸린 달을 쳐다보곤 했었다. 경치는 끝내주게 안좋았지만 달만큼은 보기 좋았으니깐. 역시나, 어린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2층에서 본 거리’라는 노래가 있었지. 딱 제목만큼의, 그 부분만 간신히 기억해낼 수 있는, 스쳐지나갔던 노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2층이다. 골목길을 내려다보기엔 2층이 딱 적당한 것 같다. 서..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The Fall of Constantinople 1453 (1965) 스티븐 런치만 경 (지은이) | 이순호 (옮긴이) | 갈라파고스 | 2004-09-02 별 다섯개를 줄까, 네개를 줄까 망설였다. 고민 끝에 별 네 개. 이런 종류의 '교양서적'을 읽는 것에 별로 익숙치 않아서일까, 재미는 있었지만 이 책의 '질'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아서다. 일단 재미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해야하려나. 1453년 콘스탄티노플의 '최후'를 가져왔던 전투와, 그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다. 제목에 걸맞게, 콘스탄티노플 공성전을 꽤 정성들여 묘사했다. 도시의 지도와 성벽의 구조, 병력 배치 따위를 상세하게 설명해놓아 머리속에 그림을 그려가며 당시 상황을..

딸기네 책방 2004.10.20

확률.

만일 이 우주(인지 저 우주인지)가 무한하다면 밤하늘은 까맣지 않고 별들로 가득 메워져 하얗게 보일 것이라고. 무한한 세월 저편에서 보내온 무한한 과거의 빛들과, 비교적 최근에 내뿜어진 과거의 빛들이 한데 엉켜서 밤하늘은 하얗게 보일 것이라고 하는데, 무한은 너무나 강력하고 신비스러운 것이어서, 불가능에 가까워보이는 확률까지도 절대치로 만들어버리고야 만다. 금요일 오후, 내가 하라주쿠에서 당신을 만날 확률은(여기서 굳이 '하라주쿠'를 들먹인 것은 다만 도쿄에서 내가 좋아하는 거리가 그곳이기 때문일 뿐, 당신이 '100%의 여자아이'가 아니어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금요일 오후 내가 하라주쿠에서 당신을 만날 확률이 백만분의 1이라면, 아마 당신은 나를 만나기 힘들겠거니 하고 포기해버릴지도 모르겠군요. 하..

장하준 '개혁의 덫'

사실 이 책은, '서평' 거리가 될 만한 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신문이나 방송 기사에 대해서 '미디어 비평'이라는 장르가 정착한지 오래이긴 하지만 이 책을 '책'으로 놓고 보면, 신문에 실렸던 칼럼들을 묶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맘먹고 서평을 쓴다는 것이 우습게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내용중에는 관심거리 내지는 논란거리가 될만한 것들이 많았고, 나 개인한테 던져주는 생각거리들도 많았다. 개혁. 개혁이라는 말이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분명 어떤 분야에서든 '개혁'은 의미가 있고 필요한 작업이다. 모순투성이 우리 사회를 고치고 바꾸겠다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개혁이라는 말 자체에 반기들고 나설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개혁이라는 말은 또한 언제..

딸기네 책방 2004.10.20

무려 '군주론'을 읽다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은이) | 강정인 (옮긴이) | 까치글방 10년 가까이 해왔던 일을 접고 조금 긴 방학을 맞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일을 하는 동안에 이런저런 핑계로 접하지 못했던 이른바 '고전'을 좀 읽고 싶었다. 생각같아선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를 잡아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 기나긴 내용들을 소화하기 힘들것 같고 해서 택한 것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대하소설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누가 뭐래도 고전이다 싶어 손에 들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짧았고, 생각보다 빨리 읽었고,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이 책의 정치사상사적 의의를 설명하는 것은 내 능력 밖이고,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 또한 내 역할은 아닌 것같으니 그저 '문외한의 독후감' 정도로만 해두자. 정치사상을 다룬 책들 치고 마키..

딸기네 책방 200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