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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순간

최고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말 두 가지. -모든 돌이 보석이었다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까르페 디엠. 나는 나의 '디엠'이 언제인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내 앞에 다가오는 순간순간을 나의 디엠으로 삼으려 한다. 어릴 적부터 나는 시간관념이 그다지 철저하지 못했고, 시계를 제대로 보는 방법을 알기까지 삼십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야 했다. 나는 시간에 대해 항상 의문을 품었고 궁금해했었다. 구모모의 시 중에 이런 게 있지. 시간 너는 아느냐 굼벵이 뒤척이는 소리를... 그러나 결국 시간은 언제나 내 편이었고, 앞으로도 내 편일 것이라고 믿는다. 까르페 디엠.

그때 그 소설들

누구랑 시드니 셸던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러고 보니... 이 작자의 책들을 골라가며 찾아읽던 기억이 새롭다. 언제부터 언제까지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서 떠올리게 된 대중소설의 즐거운 기억들. 얼핏 떠올려보기에도 셸던의 책들 중에선 게임의 여왕, 최후심판의 날의 음모, 신들의 풍차, 내일이 오면, 깊은밤 깊은 곳에(음... 이건 영화 제목이고, 원제가 뭐였더라), 천사의 분노, 거울속의 이방인... 등등 엄청 많이 본 것 같은데. 제목들은-- 하도 오래전의 일들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무래도 '게임의 여왕'과 '깊은밤 깊은 곳에'가 가장 재밌었다. '신들의 풍차'와 '내일이 오면'은 제목 밖에 기억 안 나고, '최후심판의 날의 음모'는 태작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고보니 재미난 기억..

반다나 시바,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 BioPiracy 반다나 시바. 배기윤 외 옮김. 당대 반다나 시바의 '물전쟁'을 읽고서 좀더 체계적으로 쓰인 이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지 했었다. 그래서 고른 것이 이 책,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이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생태주의에 대한 나의 왜곡되고 못된 인식에 일침을 놓은, 의미깊은 만남이었다. 책은 선진국, 그리고 선진국의 초국적기업들이 주장하는 '지적재산권'이라는 우스꽝스런 권리를 '합법화된 해적질'이라 논박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유전공학의 문제점을 비롯한 기술우월주의/과학적 환원주의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간다. 책은 단순히 유전공학의 '윤리적 문제점'을 거론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1세기를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환원주의적/제국주의적/선형적 가치관..

딸기네 책방 2004.10.28

수잔 손택, '타인의 고통'

타인의 고통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2003) 수잔 손택 (지은이) | 이재원 (옮긴이) | 이후 | 2004-01-07 잔혹한 장면, 이른바 '엽기'에 대해 나는 내성이 거의 없는 편이다. 끔찍한 이미지를 보는 것은 정말이지 끔찍하다. 그래서 잔혹한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도 보지 않고, 엽기 만화도 보지 않는다. 잔혹한 사진은? 사람의 신체를 훼손하는 모습이라든가 끔찍한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담은 사진들을 찾아가며 볼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수없이,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내 눈에 들어오고야 마는 사진들이 있다. 영화나 만화보다 '현실'의 사진들이 더더욱 끔찍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호러 영화라면, 굳이 돈 내고 보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현실 속의..

딸기네 책방 2004.10.26

페르가몬

페르가몬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地名)을 넘어,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에게 고대 세계에 한 발을 디디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성서의 버가마, 고대 세계의 페르가몬, 오늘날의 페르가마는 터키 서부 해안, 에게해 연안에 위치한 곳이다. 페르가몬은 에페수스, 올림포스 등지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주요 도시 중의 하나였고, 그 유명한 아스클레피온이 있던 곳이었다. 순백색 대리석의 트라야누스 신전과 제우스신전, 레드 바실리카, 알렉산드리아(이집트)에 이어 고대세계 두번째 규모를 자랑했던 페르가몬 도서관, 그리고 의술의 요람 아스클레피온이 있었던 곳. '있었던'이라고 과거형으로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저 유적들 중 제우스신전이 이 곳에 없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제우스신전은 그 모양 그대로 독..

높이뛰기 하면 이 분, 임팔라!

이 분도, 동물의 왕국 단골 출연진의 하나이지만 의외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분이시다. 이름하여 임팔라. 이 분이 뛰는 장면은, 꼭 동영상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내가 동영상이 어딨겠어요. 아프리카 세렝게티(언제부터인가 자연 다큐의 유행어가 되어버린)를 거닐고 있는 임팔라님들이시다. 임팔라 검색하면 주로 이 사진 나오는데, 이건 1969년 시보레(셰브롤레) 임팔라... 이거 아니예요~ 임팔라는 바로 이 분~~ 사진들 더 보시려면 http://animals.nationalgeographic.com/animals/mammals/impala/ 당근 포유류이며, 소목 소과의 동물이다. 신체 사이즈를 알아봅시다-- 어깨높이 85∼100㎝, 몸무게 60∼75㎏ 수컷에게는 뿔이 있는데 길이가 50∼75㎝로 꽤 길다.몸이..

베네딕트 앤더슨, '상상의 공동체'

상상의 공동체 베네딕트 앤더슨 (지은이) | 윤형숙 (옮긴이) | 나남출판 | 2003-10-05 어젯밤 잠들기전 앤더슨의 책을 곱씹어보면서, 감히 ‘민족’이라는 큰 주제를 머리속에 떠올렸다. 뇌가 빙글빙글 돌았다. 대체 이것은 무엇이관대 한쪽에서는 허구적인 감정일 뿐이라 하고 한쪽에선 거기에 목숨을 거는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버릇을 들인지 꽤 오래됐다. 다만 제목과 저자 이름에 한줄짜리 소감을 붙이는 것일지라도, 독후감을 정리하기로 한 것이 91년이니 독후감이라면 물릴만큼 써봤다(난 쉽게 잘 물리지 않는 편이다 -_-). 그런데도 아직까지 책을 읽고 나서 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정리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앤더슨의 이 책이 바로 책이었다. 앤더슨의 주장들, 그리고 ‘한민족’이라는 이름이 불러일..

딸기네 책방 2004.10.25

꼼꼼이가 읽은 책

안아줘 제즈 앨버로우/웅진닷컴 꼼꼼이 또다른 별명은 '안아줘쟁이'다. 허구헌날 엄마아빠한테 '안아줘, 안아줘'... 하지만 안아주는 것은 주로 아빠의 일이고, 힘없는 엄마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로 안아주지 않기 위해 방어작전에 나선다. 나같은 엄마한테 이 책은 치명타였다! 안아줘... 안았네!... 안았어! 대사라고는 저것밖에 없는 동화. 하지만 나름대로 스토리가 있고 보면, 내 딸 또래 아이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정보성 동화'(색깔이름 동물이름 등등 나오는 책들)하고는 분명히 다르다. 어쩌다가 외토리가 되어버린 아기 원숭이, 다른 동물들 엄마랑 아기랑 안고있는 것 보고 서럽게 '안아줘'를 외치다가 엄마를 만나 드디어 안기게 됐다는 줄거리. 단순하다고? 단순한 것 치고는, 마지막에 나름대로 '복선..

한류는 계속됩니다

한류(韓流) 열풍이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겨울연가'로 불이 붙은 일본의 한류 열풍이 식을줄을 모릅니다. '욘사마(배용준)' 열기는 '겨울연가'가 끝난 뒤 오히려 더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TV에서는 배용준이 출연한 광고를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심지어는 일본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욘사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까지 나옵니다. 토크쇼마다 패널들이 욘사마 이야기를 하고, 쇼 진행자들이 한복을 입고 나오기도 합니다. 연예인들 얘기만 듣고 있자면, 과연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지난주, 자주 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서울에 있는 친구들과 한국 탤런트들 얘기를 했었습니다. 원빈과 권상우를 각각 모델로 내세운 화장품 체인들이 생겨났다는 얘기를 듣게 됐는데, 저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

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

본성과 양육 Nature Via Nurture: Genes, Experience, and What Makes Us Human (2003) 매트 리들리 (지은이) | 김한영 (옮긴이) | 이인식 | 김영사 | 2004-09-13 재미와 유익함, 모든 면에서 매트 리들리의 저술은 과학서적으로서는 단연 A급이다. 리들리의 책에 별 다섯개를 줄 수 밖에 없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재미있다. 생물학 유전공학 의학 심리학 사회학 등 연관분야까지 모두 포함해, 다종다양한 연구 사례들을 들어 가며 주제를 펼치기 때문에, '일반인을 위한 과학개론서'로 손색이 없다. 특히 최근의 연구들까지 항상 업데잇 되어 있다는 점은 리들리식 과학 저널리즘이 보여주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다. 둘째, 개론서의 역할은 '소개'..